끊이지 않는 미성년자 납치·유괴…1심 판결문 보니

최근 3년간 판결문 분석했더니…'성적 목적'이 과반 이상
과거 '몸값 요구'에서 유형 변화…통계 한계로 실태 파악 쉽지 않아

 최근 전국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20대 남성 3명이 초등학생을 유괴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지난 9일   경기도 광명에서는 고등학생이 초등학생을 납치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강제로 데려가려는 미성년자 약취·유인 범죄는 최근 3년간 매년 200건을 웃돌았다.

 2023년 대검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아동 유괴 피해자 중 62%가 여성이고, 가해자 73%가 남성이라는 점에서 성범죄가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경찰이나 검찰의 범죄통계나 분석 자료만으로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에 최근 3년간 전국 법원에서 선고된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해 이들 범죄의 목적을 살펴봤다.

 ◇ 1심 판결문 분석했더니…절반 이상이 '성범죄 목적'

 사법정보공개포털 판결문 열람 시스템에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미성년자유인', '미성년자약취'를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모두 182건이 나왔다.

 이 가운데 범행 동기가 판결문에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미수 사건 99건 및 2심·대법원 판결을 제외하고 남은 1심 판결 50건을 확인한 결과, 절반 이상인 27건이 성범죄 목적의 사건이었다.

 성범죄 목적으로 분류된 사건 중 17건은 피해자를 유인하거나 (폭행·협박 등을 사용해) 약취한 뒤 성범죄로 이어져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와 함께 처벌받은 사례였다.

 나머지 10건은 실제 성범죄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가해자의 성범죄 전력이나 범행 당시 정황을 토대로 법원에서 동기를 불순한 의도로 의심한 사건이었다.

 법원에서는 범행 동기를 명시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가 성범죄 목적 범죄를 의심한 사례도 있었다.

 가해자의 범행 동기가 특정되지 않은 사건 11건 중 5건은 길거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출청소년에게 '거주지를 제공하겠다'며 가해자의 거주지나 숙박업소로 데려간 경우였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를 두고 "아동·청소년을 유인까지 해서 숙박업소에 데려갔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성적 목적이 범행 동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범행 동기가 파악된 나머지 사건 중에서는 가정불화와 폭행 목적이 각각 7건이었다.

 폭행 사건은 채무 등을 이유로 미성년자를 억지로 다른 장소로 끌고 간 뒤 폭행하는 사건 등이 포함됐다.

 가정불화 사건은 양육자 간 갈등이 미성년자 약취·유인으로 이어진 경우 등으로, 피해자가 모두 13세 미만이었다.

 아동 유괴는 대부분 다른 범죄 혐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50건 중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만 적용된 사건은 8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실종아동 신고 위반, 성폭행 등 복합 혐의가 적용됐다

  ◇ "몸값 요구에서 성적 목적 범죄로 전환"

 전문가들은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이 과거에는 금전 목적이 대부분이었다면 최소 10년 전부터는 상당수가 성범죄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2009∼2013년 대검찰청 범죄통계에 집계된 13살 미만의 아동 유괴 사건의 범행 동기는 우발적 동기가 가장 많았고, 가정불화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발적 동기'라고 답한 가해자들도 형량을 낮추기 위해 전략적으로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010년대 대법원 판례를 자체 분석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절반 이상이 성범죄가 범행 목적이었다"며 "우발적 동기도 면밀하게 따져보면 성범죄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강원대 사회과학연구원이 발표한 '소아기호증 성범죄자의 심리 유형 분석에 관한 연구'는 아동 유괴 사건이 "일반적으로 몸값을 요구하는 유형에서 점차 동기 없는 범죄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논문은 '동기 없는 범죄'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적 욕구로 인하여 아동을 납치, 유괴하여 추행하고 자신의 범죄사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살해까지도 하는 동기가 불분명한 유형"으로 설명했다.

 ◇ 공식 통계에는 안잡히는 범행 동기…"한계 보완 필요"

 정책 마련의 토대가 되는 공식 통계에는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과 성범죄와의 연관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대표적인 예로 범죄자 유형 통계가 있다. 성범죄 목적의 약취·유인 사건은 재범자가 많은 편이지만, 초범이 많은 가정불화 가해자가 함께 통계에 묶이면서 범행 동기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대검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10년에는 13세 미만 아동 유괴 사건에서 재범자 비율은 63.2%였지만 점차 감소해 2023년에는 41.9%로 집계됐다.

 단순히 수치만 보면 초범자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가정불화 사건이 같이 묶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오윤성 교수는 "같은 미성년자 유인 사건이라 해도 내막을 살펴보면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른 사건들이 동일한 통계로 집계되고 있다"면서 "가해자들이 범행 동기를 끝까지 숨기는 등 실태 파악이 쉽지 않지만 수사기관이 아동 대상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범행 동기를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역·필수·공공의료 협의체 출범…지역필수의료법 시행준비
보건복지부는 17개 시도, 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참여해 지역필수의료현안을 논의하는 공식 협의기구인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를 출범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지역필수의료법이 시행되는 내년 3월까지 지역필수의료 사업 기획, 하위법령 제정 등 준비해야 할 과제가 집중돼 있어 협의체를 통해 중앙과 지방 간 조율 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7일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열린 제1차 협의체 회의에는 17개 시도 보건국장과 권역책임의료기관 공공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복지부 주관으로 월 1회 운영하고, 권역 단위 세부 조율을 위한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권역별 협의체도 이달 중 구성해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내년 3월 11일 지역필수의료법 시행과 함께 중앙 필수의료정책심의위원회, 5대 초광역권 협의회, 17개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각 시도가 자체 현황에 기반해 사업을 구상하고, 복지부가 제시하는 공통 기본 방향에 따라 지역별 특성에 맞게 투자 비중을 조정하기로 했다. 참석한 지자체 보건국장들은 응급·분만·소아 등 분야별 의료 공백 실태와 지역 특성에 맞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식약처, 덜 짜고, 덜 달게 먹는 '삼삼한 주간' 운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2회 '삼삼한 데이'를 맞아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나트륨과 당류를 줄여서 먹는 건강한 식생활 문화가 일상에 정착될 수 있도록 '삼삼한 주간'을 운영한다. '삼삼한 데이'는 '음식 맛이 약간 싱거운 듯하면서도 담백하게 맛있다'는 의미의 '삼삼한(3·3·1)'에서 착안해 매년 3월 31일을 건강한 식생활 실천의 날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이날을 통해 나트륨·당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확산시켜 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K-푸드와 올바른 식생활 실천 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이다. 올해는 일상 속 삼삼하게 먹는 문화를 보다 널리 확산하기 위해 '삼삼한 주간'으로 확대 운영하고 해당 기간 업계·학계·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식약처는 24일 식약처장과 함께하는 '오유경 안심톡톡, 삼삼한 일주일, 평생을 가볍게!' 라이브 방송으로 나트륨·당류 줄이기 비결 등을 공유함으로써 '삼삼한 주간'의 시작을 알린다. 26일에는 나트륨, 당류 등 영양성분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는 우수 급식시설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28일에는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춘계 학술대회와 연계하며 29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대국민 참여 행

메디칼산업

더보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투지바이오와 장기지속 비만치료제 개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피스넥스랩이 지투지바이오와 미세구체(microsphere) 기반 약물 전달 기술을 활용한 장기 지속형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당 파이프라인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license-in)해 제품화를 추진하고, 에피스넥스랩은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 비만치료제를 포함한 후보물질 2종에 대한 독점적 개발권을 갖고 계약금 및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에피스넥스랩은 장기 약효 지속형 약물전달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지투지바이오는 이후 신약 후보물질을 포함한 3종을 추가로 개발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 보유 조건에도 합의했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 및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투지바이오가 발행하는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김경아 사장은 "이번 계약은 환자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