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가습기살균제 사건, 15년 만에 '사회적 참사' 규정

1994년 첫 출시, 2011년 문제 드러나…피해자 6천명 육박
작년 법원서 '국가 책임' 첫 인정…배상 주체에 국가 추가

  '사상 최악의 환경 참사',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세계 최초 살생물제(Biocide) 사건'으로 불리는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불거진 지 15년 만에 '사회적 참사'로 공식 규정된다.

 24일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하며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을 개정해 '사건'이 아닌 '참사'로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여러분과 유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애도와 위로를 함께 전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 사과는 작년 법원에서 참사 관련 국가 책임이 인정된 이후 첫 대통령의 사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2011년 폐손상 원인 추정 …2024년 법원서 첫 국가 책임 인정

 가습기살균제가 처음 출시된 때는 1994년이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첫 가습기살균제 출시 이후 2 016년까지 50종의 제품이 판매됐다.

 판매량이 확인되는 제품은 32개이며, 총판매량은 996만개로 추정됐다.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2011년 불거졌다.

 추후 조사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어린이와 임산부를 중심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나왔으나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질환'으로 남겨졌다.

 이후 2011년 4월 환경보건센터로 지정된 서울아산병원에 '젊은 나이 출산 직후 여성'을 중심으로 원인 미상 중증 폐 질환 환자들이 다수 입원, 병원 측이 '흡입성 물질에 의한 폐 손상'을 의심하고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에 역학조사를 의뢰하면서 폐 질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임이 드러나게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 "가습기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 손상의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2017년 2월 특별법인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이 제정되고, 이 법에 따라 피해를 인정받는 사람만 지난달 30일 기준 5천942명에 달한다.

 여느 참사보다 피해자가 많았지만, 수습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 안전사회 소위원회는 2022년 보고서에서 "2010년대 한국 사회는 가습기살균제와 세월호 참사에 직면해 전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는 듯 너무 우왕좌왕했다"면서 "피해자 중심주의는 실종됐고, 조직화된 무책임의 강철 고리는 깨지지 않았으며, 일선 작업자들이 책임을 추궁당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그간 대체로 기업 돈으로 피해자들이 '구제급여'를 받도록 지원하는 소극적 역할에 머물렀다.

 앞서 안전사회 소위도 "해당 산업을 관장하고 위험을 통제할 의무가 있었던 국가 조직들은 원인 규명에 소극적이었고 유족과 피해자를 냉대했다"면서 "사회적 재난에 걸맞은 국가 차원 사고 조사 실시를 요구했던 유족과 피해자는 외면당한 채 터무니 없이 오랜 기간 거리로 나가 싸워야 했다"고 비판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국가 책임이 인정된 것은 작년이다.

 서울고법 민사9부는 작년 2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1심은 과거 가습기살균제 원료 물질(PHMG와 PGH) 유해성 심사 등이 당시 법령에 따라 이뤄졌으므로 이를 담당한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봤으나 2심은 이를 달리 봤다.

 2심 재판부는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를 불충분하게 하고도 그 결과를 성급히 반영해 일반적으로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고시한 다음, 이를 10년 가까이 방치한 것은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사회적 타당성이 없거나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해 위법"이라고 했다.

 이 판결은 작년 6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 '국가'도 책임 주체로…구제급여 액수는 제외

 법원에서 국가 책임이 인정된 이후 정부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종국적 해결'을 추진해왔다.

 정부가 '책임지고 배상해야 할 주체'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인데 이날 발표된 종합대책에도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주체를 '기업'에서 '기업과 국가'로 확대했다.

 또한 '행정적 피해구제 체계'를 '책임에 따른 배상 체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 담겼다.

 정부가 배상 주체로 나서는 데는 옥시레킷벤키저나 애경 등 주요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있거나 경영난에 빠진 상황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종합대책을 보면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 '지배회사'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분담금 납부 대상에 제한적으로 추가하고 기업 합병·분할·양도·양수 시 분담금 납부 의무를 이어받게 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 사업장 국외 이전 시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된다.

 모두 책임져야 하는 기업이 없어지는 문제에 대비한 조처다.

 현재 8대 2인 가습기살균제 제품 제조·판매업체와 원료물질 공급업체 간 분담금 부담 비율을 원료물질 업체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재검토한다는 방침도 종합대책에 담겼다.

 옥시와 애경 등 가습기살균제 제품 제조업체들이 SK케미칼과 같은 원료물질 업체들의 부담 비율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분담금 납부에 반발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종합대책에는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 장기 소멸 시효는 폐지하고, 단기 소멸 시효는 중단 사유를 추가해 보다 용이하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겼다.

 다만,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은 국가배상을 받을 사람이 같은 사유로 구제급여를 받은 경우 그 액수를 빼고 배상액을 정하도록 규정돼 이미 구제급여를 받은 피해자라면 추가 손해배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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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지방 높으면 어지럼증·균형감각 담당 전정기능 저하"
혈중 지방 수치가 높으면 어지럼증과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 기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은 이비인후과 이전미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천270명의 전정 기능 변화와 영향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17일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서 대사 질환과 청력 상태가 전정 기능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서 특히 전정 기능 이상이 더 많이 나타났다. 고혈압과 당뇨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한 4000Hz 고주파 영역의 청력이 떨어질수록 전정 기능 이상과 연관성이 높았다. 연구팀은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면 혈액 점도가 증가하고 미세혈관 혈류가 저하될 수 있는데, 이런 변화가 내이(귀)의 미세혈관 순환을 방해해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 기관 기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청각과 균형 기능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정기관과 달팽이관은 같은 내이에 위치해 있어 노화나 대사질환으로 인한 미세혈관 변화가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정 기능 저하의 중요한 검사 지표인 교정성 단속안구운동 발생은 나이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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