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4회를 맞은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가 1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1천500곳, 참가자 9천명 이상이 방문한 올해 JPMHC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한국 기업도 핵심 무대에 올라 경쟁력을 알렸다.
유수의 글로벌 빅파마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의 본격적인 융합을 예고했고 전 세계를 휩쓴 비만치료제 열풍이 더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 "AI 없인 뒤처진다"…바이오 판 뒤흔든 인공지능
이번 JPMHC에서 최대 화두는 단연 AI였다.
행사 첫날 AI 칩 시장의 절대강자 엔비디아는 일라이 릴리와 향후 5년간 최대 10억달러를 공동 투자해 AI 신약 개발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양사 과학자와 AI 개발자, 엔지니어 등이 상주하며 신약 개발을 위한 엔비디아의 생성형 AI 플랫폼 '바이오 네모'를 활용한다.
연구소는 엔비디아가 이달 초 공개한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을 기반으로 가동된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도 올해 신약 개발 등에 AI 도입을 확대한다고 예고했다. AI 기업과의 협력 강화도 언급했다.
한국 바이오도 게임체인저로 AI를 지목했다.
초격차 경쟁력을 강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업 발표에서 AI를 활용해 지능형 제조 환경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생산 거점 확보, 생산능력 확장 등과 함께 AI를 위탁개발생산(CDMO) 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모습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기자간담회에서 AI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가속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올해 JPMHC를 기점으로 AI는 바이오산업 보조자를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더 빠르고 안전하게 살 뺀다…비만약 경쟁 본격화
작년 한 해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든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은 올해도 치열할 전망이다.
비만약 시장을 장악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JPMHC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이크 도우스트다르 노보 노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점유율 하락을 언급하며 "알약 제형, 고용량 제품 등을 활용해 경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먹는 제형 위고비를 출시하고 고용량 제형을 내놓는 등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데이비드 릭스 일라이 일리 CEO도 "더 나은 제품 프로필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기업 규모와 전문성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라이 릴리는 먹는 비만약 오포글리프론과 3중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비만약 강자는 먹는 비만치료제 가격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로슈, 암젠 등 빅파마도 비만치료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셀트리온은 메인 트랙 기업 발표에서 대표 신약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비만치료제 CT-G32를 지목했다.
서진석 경영사업부 대표는 이 약을 4중 작용제 방식으로 개발한다며 개인 간 치료 효과 편차와 근 손실 부작용 개선을 차별화 포인트로 꼽았다.
올해 APAC 트랙 발표 기업으로 선정된 디앤디파마텍[347850]도 비만·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DD01을 소개하며 경쟁력을 알렸다.

◇ 복제약 다음은 신약…'한국형 빅파마' 노린다.
바이오시밀러를 주력으로 삼던 국내 바이오 기업은 이번 JPMHC에서 신약 개발 본격화를 선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피스넥스랩을 자회사로 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내년부터 본 임상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을 매년 1개 이상 추가하겠다고 했다.
이 회사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신약 분야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도 적극 추진한다.
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로 확보한 현금 흐름과 항체 기술력으로 신약 개발을 확대한다.
이번 발표에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태아 FC 수용체(FcRn) 억제제, 비만 치료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 16개에 대한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국 신약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의 신뢰는 이미 높다.
존슨앤드존슨(J&J)의 호아킨 두아토 CEO는 올해 JPMHC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 제품으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꼽았다.
◇ 올해도 빅딜 터질까…바이오 플랫폼 건재 과시
작년 바이오 기술 수출 20조원을 넘기는 데 크게 기여한 국내 플랫폼 기업은 올해도 JPMHC를 기점으로 낭보를 띄우겠다고 자신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 릴리에 8조원 규모 그랩바디-B 플랫폼을 이전한 에이비엘바이오는 추가 파트너십 체결을 전망했다.
그랩바디-B는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피하주사 제형 전환 기술 ALT-B4를 보유한 알테오젠도 이르면 다음 주 추가 기술이전이 체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 MSD, 다이이치산쿄 등에 ALT-B4를 조 단위로 수출했다.
플랫폼 기술은 여러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어 계약 확장성이 큰 만큼 앞으로도 기술수출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