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 호황은 옛말…모텔이 사라지는 이유는

여관·모텔 사업자 코로나19 이전보다 15% 이상 감소
모텔 법적 기준은 없어…"1인 가구 늘면서 수요 줄어"
구도심 모텔은 오피스텔 등으로 재개발…공유·생활 숙박업소 증가

 최근 온라인에서 인구 감소로 모텔이 줄어들었다거나 젊은 층의 이용이 줄면서 이른바 '러브호텔'로 대변되는 모텔 산업이 쇠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일부 유흥·상업지구를 제외하고는 옛날만큼 모텔 간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정말 모텔이 줄어든 것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 국내 숙박업계의 현황을 살펴봤다.

 모텔은 사실 법적으로는 실체가 없는 숙박시설이다. 숙박시설과 관련한 여러 법에서 모텔이란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모텔의 정의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해진 구분은 없고 지방자치단체가 숙박업소의 영업행태를 듣고 (업태를) 입력한다"면서 "오래전부터 영업해 온 모텔은 여관업에 속해 있고 요즘 신규로 (영업) 신고하는 모텔은 일반 호텔업이나 숙박업 기타로 입력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우 대한숙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법에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여인숙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장기 투숙하는 경우가 많고, 여관·모텔은 그보다 규모가 크고, 호텔은 객실이 30실 이상으로 객실 수와 부대시설 여부 등을 따져서 구분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모텔 숫자만을 보여주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숙박업 관련 통계에서 간접적으로 감소세를 확인할 수 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의 여관·모텔 사업자 수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2월 기준 2만939명에서 2025년 11월 기준 1만7천621명으로 3천318명(15.8%) 줄었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여관·모텔 사업자는 1천964명에서 1천390명으로 574명(29.2% 감소) 감소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또 국가데이터처의 전국 사업체 조사 결과 여관업 사업체 수는 2004년 2만9천여개에서 2010년 2만5천여개, 2019년 2만3천여개, 2024년 2만641개로 감소했다.

 이 조사에서 여관업은 분류상 호텔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없거나 제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박시설로 여관·모텔·여인숙을 포함한다.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서는 2025년 말 기준 전국 숙박시설이 3만676개다.

 이 통계는 공중위생관리법상 지자체에 신고된 숙박시설 현황을 보여준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2020∼2025년 개업한 숙박시설 5천229개 가운데 여관업은 406개(7.8%)에 불과하고 생활형 숙박업은 3천381개(64.7%)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폐업한 숙박시설은 5천92개로, 이 가운데 여관업은 3천24개(59.4%), 여인숙업은 740개(14.5%)로 여관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통계 또한 전통적인 형태의 모텔·여관·여인숙이 줄고 생활형 숙박업 등 신종 숙박시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작성한 국민여행조사보고서의 숙박시설 유형별 이용 총량 자료에서도 모텔·여관 비중이 2020년 6.2%에서 2024년 4.2%로 감소했다.

 ◇ 모텔 간판 왜 사라질까…수요 감소·수익성 저하 등 복합적 요인

 숙박업계는 모텔이 사라지는 이유로 수요 감소와 수익성 저하, 내국인 여행의 고급화, 에어비앤 비와 생활형 숙박시설의 등장, 도심의 불법 숙박시설 증가 등을 꼽았다.

 모텔 수요가 줄어든 데는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 시행과 도심 속 글로벌 숙박시설의 호황, 경기 둔화 등 사회·경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숙박업계는 분석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화상회의가 정착돼 출장이 줄고, 체험형 여행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침대+TV+PC' 정도만 갖춰서는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모텔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구도심의 노후 모텔은 재개발을 통해 오피스텔, 상가, 셰어하우스 등 소형 주거시설로 용도를 전환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분위기라고 숙박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신규 모텔을 짓고 싶어도 부지를 찾기 쉽고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모텔 컨설팅 업체인 '놀스테이'의 이길원 대표는 "요새 원룸 등에 사는 1인 가구가 늘면서 모텔 수요가 확 줄었다"며 "'러브호텔'은 특정 지역에서만 잘되고 부대시설·체험형 시설을 갖추지 않은 모텔은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진우 대한숙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모텔 감소 사유로 여행 트렌드 변화와 불법 숙박업소 증가 등을 꼽았다.

 김 사무총장은 "사회 분위기 변화에 따라 가족 단위로 이용하는 펜션 같은 숙소가 늘었고 배낭 여행객 또한 모텔 대신 '00스테이'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텔이 사라지는 이유 중에는 도심 역세권 등에서 불법 숙박업소의 증가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총장은 "모텔을 운영하면 세금뿐만 아니라 각종 보험에 가입하고 방역, 소방시설 구비 등 챙겨야 할 것이 많은데 불법 숙박업소는 이러한 통제를 전혀 받지 않아 문제"라고 설명했다.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도시지역에서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업소를 운영하려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신고해 외국인만 손님으로 받고, 호스트의 거주지 일부만 임대할 수 있다.

 아파트·오피스텔·주택 등을 내국인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이런 불법 숙소에 대한 제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중앙회의 주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내국인에게도 공유숙박을 허용하는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제도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사무총장은 "공유 숙소 중계 플랫폼에는 미신고 숙박업소가 여전히 노출돼 있고, 지자체 인력 부족으로 불법 숙소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미약하다"고 말했다.

 남아있는 모텔들은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이길원 대표는 "최근에는 업주들이 모텔이란 이름 대신 '중소형 호텔'이나 '00스테이', '00맨션' 등으로 간판을 바꿔 단다"며 "리브랜딩과 함께 루프톱·파티룸·만화카페·지역 연계 관광프로그램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도입하는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과거에는 모텔 업주들에게 2만∼3만원의 대실료를 받고 방마다 하루에 여러 손님을 받는 '회전율 영업'을 하라고 했는데 지금은 콘셉트 변화와 콘텐츠 생성으로 7만∼10만원의 숙박료를 받으라고 코치한다"고 설명했다.

 ◇ 숙박업 종류 이렇게 많았나…관련 법·부처 복잡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모텔에 대한 법적 정의는 없는 상황이다.

 몇 시간만 방을 빌려주는 '대실 영업' 유무에 따라 호텔과 모텔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법적 구분이 아니다. 또 모텔과 여관, 여인숙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숙박업과 관련된 법과 관할 부처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공중위생관리법(보건복지부 관할)은 숙박업을 일반 숙박업과 생활 숙박업으로만 구분한다.

생활 숙박업은 취사 시설과 환기를 위한 시설이나 창문을 설치하게 돼 있다.

 또 생활 숙박시설은 건축법(국토교통부)상 주택이 아닌 숙박시설로 분류돼 숙박업 신고를 하거나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

 관광진흥법(문화체육관광부)은 숙박업을 호텔업과 휴양콘도미니엄업, 관광객이용시설, 관광편의시설업으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호텔업은 다시 관광호텔업·수상관광호텔업·한국전통호텔업·가족호텔업·호스텔업·소형호텔업·의료관광호텔업으로 나뉜다.

 관광호텔업 등록기준은 욕실이나 샤워 시설이 있는 객실을 30실 이상 갖추고 외국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관광호텔 등급은 과거 무궁화 등급(특1∼3등급)으로 나뉘었으나 2015년부터 외국처럼 별등급(1∼5성)으로 바뀌었다.

 50실 이상 호텔과 콘도 등은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일회용품을 무상 제공할 수 없다.

 이밖에 산림휴양법(산림청)에 따른 자연휴양림시설(숙박시설·야영장·오토캠핑장), 청소년활동진흥법(성평등가족부)에 따른 청소년수련시설(청소년 수련관·수련원·야영장·유스호스텔)이 있다

 농어촌정비법(농림축산식품부·해수부)에 따른 농어촌민박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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