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대기업을 이끈 총수들의 지난해 수백억원대 보수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이들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시작과 함께 고액 연봉을 받는 직장인들이 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 상한액이 인상되면서 이들의 사회적 분담금도 늘어났다.
20일 주요 기업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주인공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한화, 한화비전 등 총 5개 계열사로부터 248억4천1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77억4천300만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74억6천100만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직장인이 회사에서 받는 월급에 부과되는 보수월액 보험료 상한액이 상향 조정됐다.
초고소득 직장인 본인이 실제 급여에서 납부하는 상한액은 작년 월 450만4천170원에서 올해 459만1천740원으로 올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재벌 총수들의 건강보험료 계산 방식이다. 건강보험료는 소득이 발생하는 회사마다 각각 따로 내야 하는 원칙을 따른다.
즉, 여러 기업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보수를 받는 총수들은 각 회사에서 받는 월급에 대해 별도로 보험료를 낸다. 만약 한 회사가 지급하는 연봉이 약 13억2천만원을 넘는다면 해당 총수는 그 회사에서만 매달 상한액인 459만1천740원을 납부하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 5개 계열사로부터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김승연 회장의 경우를 예로 들면 더욱 명확해진다.
김 회장이 보수를 받은 5개 기업 모두에서 등기이사로서 상한액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매달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는 459만1천740원에 5를 곱한 약 2천295만원에 달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건강보험료로만 2억7천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셈이다.
여기에 월급 외에 이자나 배당 소득이 높을 경우 별도로 부과되는 소득월액 보험료 상한액 역시 올해 459만1천740원으로 올랐기에 이를 합치면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 고지서 숫자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국민연금은 구조가 사뭇 다르다. 국민연금 역시 상한선이 존재하지만, 건강보험처럼 여러 회사에서 각각 내지 않는다.
국민연금 보험료 역시 오는 7월부터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면서 고소득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열린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서 2026년 7월부터 적용될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을 기존 637만원에서 659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3년간 전체 가입자의 평균 소득 변동률(3.4%)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연금개혁으로 인상된 보험료율 9.5%를 적용하면, 월 소득 659만원 이상인 고소득 가입자의 총보험료는 기존 57만3천300원에서 62만6천50원으로 5만2천750원 인상된다.
직장가입자인 재계 총수들의 경우 회사와 보험료를 절반씩 나누어 내므로, 본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국민연금 보험료 상한액은 매달 31만3천25원이 된다.
건강보험료가 여러 회사에서 중복으로 부과되는 것과 달리, 국민연금은 여러 곳에서 보수를 받더라도 모든 소득을 합산해 딱 한 번만 상한액을 납부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연봉이 수백억 원인 총수라 할지라도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는 금액은 월 31만원대에 머물게 된다. 다만 이번 조정과 함께 소득대체율이 기존 41.5%에서 43%로 상향되면서, 더 많은 보험료를 내는 만큼 나중에 돌려받는 연금액의 실질 가치도 함께 높아진다.
이런 사회보험료 상한액 조정은 가입자의 실제 소득 변화를 제도에 반영해 연금과 보험의 실질 가치를 유지하고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절차다.
건강보험은 고소득자의 부담 능력에 걸맞은 부과 체계를 통해 재정 안정성을 꾀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은 소득 상승분을 반영하며 노후 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수백억 원의 보수를 받는 총수들이 납부하는 사회보험료는 우리 사회의 복지 재원을 마련하고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