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쌓여 한순간에"…고지혈증, 젊을 때부터 막아야

심뇌혈관질환 출발점…당뇨병 환자, 고지혈증 유병률 일반인의 곱절
'LDL 콜레스테롤' 평생 혈관에 축적…젊은층 조절률 61%나 떨어져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2020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심장질환은 전체 사망의 10.6%를 차지해 암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사망률(인구 10만명당)도 2010년 46.9명에서 2019년 60.4명, 2020년 63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뇌혈관질환과 고혈압성 질환까지 포함한 순환기계 질환 사망률은 121.1명에 달한다.

 이 거대한 질병군의 출발점에 있는 것이 바로 '고지혈증'이다.

 고지혈증은 혈액 속 지방 성분, 즉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상태를 말한다.

 혈액 속에 과도하게 쌓인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침착돼 '플라크'를 형성하는데, 이 플라크가 점점 커지면 혈관이 좁아지고, 결국 혈전이 생기면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사건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국지질동맥학회에 따르면 총콜레스테롤 240㎎/dL 이상, LDL 160㎎/dL 이상, 중성지방 200㎎/dL 이상이면 높은 상태로 본다. HDL은 40㎎/dL 미만이면 위험 신호다.

 ◇ "이 정도일 줄 몰랐다"…유병률 3배 급증해 '국민 질환'

 문제는 고지혈증이 이미 '국민 질환' 수준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5년 남녀 각각 6%대에서 2020년에는 남성 20.2%, 여성 18.8%로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당뇨병은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로 인한 혈관 내벽 손상이 심화하는데, 이렇게 약해진 혈관에는 LDL 콜레스테롤이 더 쉽게 침착돼 동맥경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고지혈증 유병률은 69.2%로, 일반인(36.8%)의 두 배에 달한다. 기준을 더 엄격히 적용하면 80%를 훌쩍 넘는다.

 부천세종병원 장덕현 심장내과 과장은 "고지혈증은 심혈관질환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라며 "위험성을 인지하고 젊을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약 먹으면 잘 조절되지만…젊은층은 '사각지대'

 희망적인 점도 있다. 고지혈증은 치료가 비교적 잘 되는 질환이다.

 같은 조사에서 인지율(62.9%), 치료율(55.1%), 조절률(치료자 기준 85%)이 꾸준히 증가했다.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상당수 환자에서 목표 수치까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는 의미다.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9만7천여명을 17년(2007∼2023년) 동안 분석해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e)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지질저하제를 복용한 환자의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하고, 조절률은 73%에서 88%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관리가 필요한 젊은층이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2 0∼44세 젊은 성인의 경우 지질 조절에 성공할 가능성이 기준 집단에 견줘 61%나 낮은 것으로 분 석됐다.

 이는 젊은 연령층에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고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 "콜레스테롤은 평생 쌓인다"…관리의 시작은 지금

 고지혈증 관리의 핵심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다.

 특히 이미 심혈관질환이 있는 초고위험군은 LDL을 55㎎/dL 미만, 고위험군은 70㎎/dL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 역시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장덕현 과장은 "LDL 콜레스테롤은 나이에 상관없이 혈관에 계속 축적된다"며 "젊을 때부터 낮은 수준을 유지해야 평생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리 방법은 비교적 명확하다.

 우선 식습관 개선이 기본이다. 포화지방과 당분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통곡물, 생선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도 필수다. 필요할 경우에는 스타틴 계열 약물 등으로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다만 중성지방은 식사에 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매우 높은 경우가 아니라면 생활 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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