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 1주년을 앞둔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심장 건강까지 지켜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고비처럼 비만 치료 신약이 단순히 체중만 줄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무서운 질환까지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약물은 원래 당뇨병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예상치 못한 효과가 잇따라 보고되며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위고비, 리얼월드 데이터서 마운자로에 우위 확인 최근 주목받은 연구는 지난 8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2025)에서 공개된 'STEER 연구'다. 경쟁이 치열한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체중 외 심혈관계 효과를 일대일로 비교한 첫 데이터였다. 연구에서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 진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위고비 사용 환자는 마운자로 사용 환자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질환에 따른 사망 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위고비 사용 환자들은 주요 심혈관 질환 위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앓은 후 후각이 무뎌진 사람은 물론 후각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도 실제로는 후각이 손상됐을 수 있고 증상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NYU) 랭곤헬스·그로스먼 의대 리오라 호르비츠 교수팀은 미의사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성인 남녀 3천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후각저하(hyposmia) 간 연관성 연구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4일 밝혔다. 호로비츠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후각 변화가 있다고 밝힌 참가자의 80%는 2년 후 후각 검사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고, 이들 중 23%는 심각한 후각 손상 또는 상실 상태였다"며 "이는 코로나19를 앓은 사람들이 후각 약화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후각저하는 체중 감소, 삶의 질 저하, 우울증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후각이 둔해진 사람들은 상한 음식, 가스 누출, 연기 같은 위험을 감지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후각저하는 코로나19 증상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기존 후각저하 진단은 대부분 환자의 자가보고에
우리 동네 보건소가 문을 닫거나, 아픈 몸을 이끌고 찾아간 보건지소에 의사가 없다면 그야말로 막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상상하기 힘든 이 상황은 대한민국 농어촌 곳곳에서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지역 의료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던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제도가 뿌리부터 흔들리면서, 의료 취약지의 건강 안전망에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5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최근 발간한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 위기는 갑자기 닥쳐온 것이 아님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미 2년여 전인 2023년 5월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가 의대생과 전공의 1천3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오늘의 현실을 정확히 예고했다. 당시 젊은 의사 4명 중 3명(74.7%)이 37개월에 달하는 공보의 복무 대신 18개월짜리 현역 입대를 선택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이 결과는 '긴 복무 기간'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젊은 의사들이 얼마나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드러냈지만 안타깝게도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 두 배 긴 복무 기간…외면받는 '슈바이처'의 길 젊은 의사들이 공보의를 기피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설문 응답자의 98.2%, 사실상 거의 모두가
본격적인 가을철에 접어드는 10월은 영유아 건강 관리에 특히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단순 감기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의해야 할 감염병으로 꼽히는 게 바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이하 RSV)다. 이름은 낯설지만,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에게 RSV는 매년 같은 시기 반복되는 '겨울철 악몽'과도 같다. RSV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바이러스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유행하는데, 만 2세 이하 영유아의 95% 이상이 최소 한 번 이상 감염을 경험한다. 특히 만 1세 미만 영아에서는 입원 치료의 주요 원인이 된다. 감염 경로는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에서 나온 비말과 환자 접촉이다. 평균 잠복기가 5일 정도로 길어 산후조리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집단 감염이 자주 발생한다 방역 당국은 현재 RSV를 코로나19,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RSV가 무서운 건 단순한 콧물·기침에서 끝나지 않고 세기관지염과 폐렴 같은 중증 하기도 감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심한
나이와 성별, 그리고 정기 건강검진에서 흔히 측정되는 세 가지 간 효소 수치(AST, ALT, GGT)를 이용해 10년 안에 간경변과 관련 합병증에 걸릴 위험을 88% 정확도로 예측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한네스 하그스트룀 교수팀은 1일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서 스톡홀름 거주자 48만여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검진 지표와 간질환 위험 간 관계를 추적해 간경변 위험을 예측하는 도구(CORE:Cirrhosis Outcome Risk Estimato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CORE는 간단한 혈액 분석으로 향후 10년간 중증 간질환 발생 위험을 88%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며 이 방법은 이미 1차 진료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어 간경변이나 간암을 더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1985~1996년 건강검진을 받은 스톡홀름 거주자 48만651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나이, 성별, 간 효소 수치(AST, ALT, GGT), 혈소판, 알부민, 혈당 등과 간경변, 간암, 간부전 등 주요 간 질환(MALO) 간 관계를 최대 30년간 추적했다. 그 결과 전체의 1.5%(7천168명)가 추적 기간에
우리 사회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웃도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가운데 노인 상당수가 쭈그리고 앉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의 일상생활 속 신체 활동에서도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생활 기능 척도는 60대에서 70대, 80대로 올라갈수록 급격하게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또 노인 10명 중 2명은 골다공증을, 10명 중 1명은 근감소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노인 건강 관련 추가 조사 결과를 보면 표본 조사한 65세 이상 인구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18.0%, 근감소증 유병률은 9.4%였다. 근감소증은 손의 악력과 사지 근육량이 일정 기준 이하인 경우를 가리킨다. 근감소증 유병률은 남성(9.5%)과 여성(9.3%) 간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골다공증 유병률은 여성(31.6%)이 남성(3.8%)보다 훨씬 높았다. 노인생활기능척도(LF-10) 점수에서도 남녀 차이가 두드러졌다. 이는 팔걸이 없는 의자에서 일어나기, 까치발로 딛고 서기, 몸을 구부리거나 쭈그리고 앉거나 무릎 꿇기, 400m 걷기, 쉬지 않고 건물 한 층 걸어 올라가기, 작은 물건 집고 사용하기, 5㎏ 물건
3대 성인병으로 꼽히는 고혈압·당뇨·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비율이 지난해 남녀 모두에서 1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도 높아졌는데, 특히 40대 남성은 60% 이상이 비만이었다. 질병관리청은 1일 이런 내용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92개 지역 4천800가구, 1세 이상 가구원 약 1만명을 검진·면접·자기 기입 등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 가운데 19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질병을 가진 사람의 비율)은 지난해 남성 26.3%, 여성 17.7%로 1년 전보다 각각 2.9%포인트, 1.2%포인트 올랐다. 당뇨병 유병률은 남성 13.3%, 여성 7.8%로 각각 1.3%포인트, 0.9%포인트 올랐고, 고지혈증 유병률은 남녀 모두 23.4%로 각각 3.5%포인트, 2.0%포인트 높아졌다. 남성의 경우 비만 유병률도 48.8%로 3.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여성의 비만 유병률은 26.2%로 1.6%포인트 내렸다. 30∼50대 남성은 약 절반이 비만이었는데 특히 40대(50.2%→61.7%)에서 전년 대비 비만 유병률 증가(11.5%포인트)가 두드러졌다. 3
국내 여성 암 발생 1위는 단연 유방암이다. 해마다 3만여명이 새롭게 진단받고 있으며, 특히 서구와 달리 젊은층에서 발병이 많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21년 신규 유방암 환자는 40대 8천589명, 50대 8천447명, 60대 5천978명, 70대 2천611명, 30대 2천96명 순으로 집계됐다.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40∼50대 여성으로, '젊은 유방암'이 결코 예외적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서구형 식습관, 음주·흡연, 운동 부족과 비만, 유전적 요인 등을 꼽는다. 이중 식습관 요인은 각종 연구를 통해 그 위험성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대 예방의학교실(강대희, 이효빈)·유방외과(한원식)·식품영양학과(이정은) 공동 연구팀이 2004∼2013년 도시 기반 코호트연구(HEXA study)를 통해 서구형 식습관 중에서도 소시지·햄·베이컨 등의 가공육 소비가 유방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이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임상영양학'(Clinical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40∼69세 여성 7만1천264명을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추적
아버지가 15세 이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경우 그들의 자녀는 그렇지 않은 아버지를 둔 자녀에 비해 노화 속도가 1년가량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베르겐대 후안 파블로 로페스-세르반테스 박사팀은 지난 2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ERS) 학술대회에서 890여명을 대상으로 한 아버지의 청소년기 흡연과 자녀 노화 간 연관성 분석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15세 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아버지를 둔 사람들에게서 실제 나이보다 빠른 생물학적 노화 징후를 발견했다며 흡연자 자신뿐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청소년 흡연 예방 노력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로페스-세르반테스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 사춘기 흡연이 본인뿐 아니라 미래 자녀에게도 해로울 수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며 이 연구에서 부모의 사춘기 흡연이 자녀의 생물학적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북유럽·스페인·오스트레일리아 호흡기 건강(RHINESSA) 연구에 참여한 7~50세 892명(평균 나이 28세)을 대상으로 본인과 부모의 흡연 여부, 흡연 시작 연령 등을 조사하고, 혈액 표본을 이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