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 많은 '젊은 유방암'의 비밀…"밥상부터 점검하자"

40∼69세 여성 7만명 10년 추적…"가공육 즐기는 여성, 유방암 위험 57%↑"
적정 소고기 섭취는 유방암 위험 낮춰…"호르몬·염증·대사에 긍정 영향 추정"

 국내 여성 암 발생 1위는 단연 유방암이다.

 해마다 3만여명이 새롭게 진단받고 있으며, 특히 서구와 달리 젊은층에서 발병이 많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21년 신규 유방암 환자는 40대 8천589명, 50대 8천447명, 60대 5천978명, 70대 2천611명, 30대 2천96명 순으로 집계됐다.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40∼50대 여성으로, '젊은 유방암'이 결코 예외적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서구형 식습관, 음주·흡연, 운동 부족과 비만, 유전적 요인 등을 꼽는다. 이중 식습관 요인은 각종 연구를 통해 그 위험성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이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임상영양학'(Clinical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40∼69세 여성 7만1천264명을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에 새롭게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은 713명(1%)이었다.

 연구 결과 소시지·햄·베이컨 등의 가공육을 주 1회 이상 섭취한 여성은 가공육을 전혀 섭취하지 않은 여성에 견줘 유방암 발생 위험이 57% 높았다.

 이런 연관성은 50세 미만의 젊은 여성에서 더 두드러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연구팀은 가공육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질산염, 아질산염 등의 첨가물이 체내에서 발암성 물질인 '니트로소화합물'(NOCs)로 바뀌는 과정에서 유방조직에 유전자(DNA) 손상과 돌연변이를 일으켜 발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고온에서 조리할 때 생성되는 독성물질인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CAs),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도 유방 조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흥미롭게도 이번 연구에서는 소고기 섭취가 오히려 유방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경향도 관찰됐다.

 소고기를 월 2회 이상 먹은 여성은 소고기를 전혀 먹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위험이 18% 낮았다.

 이는 서구 연구에서 적색육이 유방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연구팀은 한국 여성의 소고기 섭취량이 서구보다 적은 점에 주목하면서, 소고기에 들어있는 필수 아미노산 등의 영양소가 호르몬·염증·대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음주나 운동 부족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나아가 소고기 섭취가 영양·의료 접근성을 반영하는 사회경제적 지표일 수 있다는 해석도 더했다.

 강대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공육이 무조건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단정적 결론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서구처럼 유방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가공육 소비를 줄이고 채소·과일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원식 교수는 여기에 더해 ▲ 적정 체중 유지 ▲ 규칙적 운동 ▲ 절주 ▲ 정기 검진 등을 통해 생활 속에서 유방암 예방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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