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휴먼메디저널) 박희수 기자 = 뇌 혈관이 막혀 뇌조직이 괴사하는 ‘허혈성 뇌졸중‘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윌스기념병원 이동현 소장, 이동근 부병원장, 장재원 원장 등 척수센터 의료진은 ‘국내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혈청 반응 양성의 류마티스 관절염의 연관성’ 연구논문을 통해 허혈성 뇌졸중과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의 연관성을 국내에서 처음 연구, 이 같은 결과를 밝혀냈다. 2천765명의 류마티스 관절염환자와 1만3천825명(연령과 성별이 일치하는)의 대조군을 두어 12년간 허혈성 뇌졸중 발생비율을 조사한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그룹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 고혈압군, 비당뇨군, 비고지혈증군의 혈청 양성 류마티스 질환에서 허혈성 뇌졸증의 위험율은 더 높은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고혈압이 있는 여성은 다른 뇌졸중의 위험인자가 없다 하더라도, 류마티스 질환이 잠재적인 위험인자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선별검사에 대한 노력이 더욱 필요함을 확인했다. 제1저자인 이동현 소장은 “특히 고혈압이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그 중 여성의 경우 허혈성뇌졸중의 발생률이 높은 만큼 운동이나 금연, 식습관 등의 생
당뇨병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는 것에서 온다. 베타 세포가 손상되는 기전은 당뇨병의 유형에 따라 다르다. 더 흔한 2형 당뇨병은 신체 조직의 인슐린 내성이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환경에서 베타 세포는 끝없이 인슐린을 만들다가 탈진해 죽는다. 전체 환자의 약 10%를 점유하는 1형 당뇨병은 면역 과민 반응으로 베타세포가 파괴된다.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인 셈이다. 대부분 30세 이전, 특히 어린이에게 많이 발병하는 1형 당뇨병은 치료법이 없다. 생명을 유지하려면 계속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1형 당뇨병을 앓는 어린이는 흔히 수면 도중 혈당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증에 시달린다. 이런 저혈당증이 무서운 건 밤새도록 주위 사람이 알아채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자던 아이는 그대로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하는데 이런 걸 통칭 '침대 사망 증후군(dead-in-bed syndrome)'이라고 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이런 수면 저혈당증을 예방하는 하이드로젤(hydrogel) 치료법이 미국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됐다. 글루카곤이 든 하이드로젤(물을 용매로 하는 젤)을 먹고 잠자리에 들면 저혈당이 왔을 때 글루카곤을 공
T세포 입장에서 암과의 싸움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싸움이 너무 길어지면 힘이 다 빠진 T세포가 공격을 멈추는데 이를 'T세포 탈진(T cell exhaustion)'이라고 한다. 암만 그런 게 아니고 간염이나 에이즈 같은 만성 질환에서도 같은 항원에 장기간 노출된 T세포가 탈진하곤 한다. 일단 탈진 상태에 빠진 T세포는 표적 항원이 제거돼도 대부분 원상태로 회복하지 못한다. 이런 T세포 탈진은 항암 면역치료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결정적 장애물이기도 하다. 미국 라호야 면역연구소(LJI) 과학자들이 T세포 탈진 프로그램을 수정해 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면역치료법을 개발했다. T세포 탈진을 촉발하는 세포 경로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두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를 조절해 탈진을 막는다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조작된 T세포는 종양에 대한 공격을 늦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억 T세포로 장기간 살아남기도 했다. LJI 암 면역치료 센터의 패트릭 호건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9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T세포 탈진은 CAR-T라는 최첨단 항암 면역치료에서
노인성 치매의 주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변형에서 시작된다. 이런 아밀로이드 베타가 응집한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의 침적, 타우 단백질이 뒤엉긴 타우 탱글(tau tangle)의 형성은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큰 특징이다. 뇌의 신경 조직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탱글이 높은 수위로 늘어나면 과도한 염증과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서 신경세포(뉴런)가 죽기 시작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는 바로 뉴런의 사멸과 함께 진행된다. 미국 하버드의대와 이 대학의 최대 수련병원인 매사추세츠 제너럴 호스피털(MGH) 연구진이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탱글의 치매 유발을 억제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뇌에서 흔히 발견되는 성상교세포(astrocytes)의 일부 하위 그룹이 인터류킨-3를 분비해 소교세포(microglia)가 염증을 일으키는 걸 막는다는 게 핵심이다. 연구팀은 소교세포가 염증을 일으킬 경우 뉴런의 사멸이 최소 10배로 늘어난다는 것도 확인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탱글이 많이 생겨도 소교세포가 관여하는 염증의 진행을 막으면 치매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MGH의 루돌프
지난 2월 한 국내 연구진은 YAP1 단백질과 유방암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옹콜롤지(frontiers in oncolog)' 발표했다. 유방암 환자 482명을 대상으로 이 단백질의 생성 정보를 가진 유전자가 어느 정도 발현하는지 분석한 결과, 암 조직의 발현도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전이 위험이 2.27배, 사망 위험이 3.86배 높은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 YAP(Yes-associated protein) 단백질이 모든 암세포에 존재하고, 이 단백질의 온·오프(활성 또는 비활성)에 따라 암 종양의 면역치료 저항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캐나다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암의 '공통분모' 격인 이 단백질은 또 히포 신호전달 경로(Hippo signaling pathway)의 핵심 조절 인자로서 악성 종양의 형성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이 연구는 캐나다 토론토 소재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루넨펠트-타넨바움 연구소(LTRI)와 미국 버펄로의 로즈웰 파크 통합 암센터(Roswell Park Comprehensive Cancer Center) 과학자들이 공동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최근 암 전문 저널 '캔서 셀(Cancer Cell)'
처음 생긴 부위에 그대로 머무는 암은 외과적 수술로 절제해 제거할 수 있다. 암 치료에 성공했다는 환자는 알고 보면 이런 사례가 많다. 그런데 돌연변이가 생겨 다른 부위로 전이한 암은 차원이 다른 위협적인 존재로 변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암 사망은 이런 전이암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암 치료법을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가 암의 전이를 차단하는 데 매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이암은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 무리, 이른바 '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CTCs)가 혈액을 타고 다른 기관이나 조직으로 옮겨가는 걸 말한다. 미국 존스 홉킨스 의대 과학자들이 전이암 차단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는 내놨다. 세포의 칼슘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TRPM7이라는 단백질이, 원발 암에서 이탈한 암세포 무리의 혈류 진입을 차단하는 게 골자다. 암세포 무리가 혈액의 흐름에 합류하지 못하면 다른 부위로 옮겨가는 게 봉쇄돼 전이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이 대학의 콘스탄티노스 콘스탄토포울로스(Konstantinos Konstantopoulos) 생명분자공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 결과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
파킨슨병(약칭 PD)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꼽힌다. 중뇌 흑질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뉴런)가 서서히 소실돼 느린 운동, 근육 떨림과 강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으로 이어지는 병이다.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는 700만 명에서, 많게는 1천만 명에 이를 거로 추정된다. 고령자에게 주로 생기는 신경 퇴행 질환으론 치매 다음으로 흔한 게 파킨슨병이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파킨슨병의 유력한 발병 원인을 덴마크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환자의 90% 내지 95%를 점유하는 '산발적 파킨슨병(sporadic PD)'이, 뉴런에 생긴 미토콘드리아 폐기물의 처리를 제어하는 신호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게 요지다. 이 경로가 막히면 미토콘드리아 손상 폐기물이 과도히 쌓여 뉴런이 사멸하고 파킨슨병으로 이어졌다. 코펜하겐대 '생명공학 연구 혁신 센터'의 스호러 이사자더-나비카스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8일(현지 시각) 저널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논문으로 실렸다. 이 저널은 네이처 출판 그룹이 발행하는 '동료 검토' 과학 학술지로 생물학적 정신의학 분야의 연구 논문을 주로 다룬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이
바이러스의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Highly networked epitopes)'는 유전적으로 주택의 지주나 들보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에피토프(항원 결정기)는 면역계의 항체, B세포, T세포 등이 식별하는 항원의 특정 부위를 말한다.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는 다른 여러 부위와 연결돼 바이러스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인다. 이런 에피토프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바이러스는 감염과 복제, 나아가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다. 그래서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는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mutationally constrained)' 영역으로 꼽힌다. 바이러스의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는 또 서로 같거나 거의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변이 바이러스 아종뿐 아니라 같은 계열의 가까운 바이러스 간에도 그렇다. 이런 관점에서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는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백신의 이상적인 표적이다. 최근의 코로나 변이 전파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항체가 제 기능을 하려면 가능한 한 표적에 변이가 생기지 말아야 한다. 표적에 변이가 생긴다는 건 화살을 쏠 때 표적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세포면역의 중심인 T세포의 잠정적 표적이 될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신종 코로나에 걸린 줄도 모른 채 가볍게 넘어가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저항력이 어른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저항력이 이렇게 사람마다 크게 다른 이유를 미국 스탠퍼드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신종 코로나의 사촌 격인 감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이전에 형성된 면역 기억이 이런 차이를 만든다는 게 요지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건 면역 기억을 가진 킬러 T세포(killer T cells), 즉 기억 T세포(memory T cells)였다. 이 발견은 장차 중증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진행할 위험이 큰 환자를 미리 가려내는 진단법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스탠퍼드 의대의 마크 데이비스 미생물학·면역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코로나19 면역력을 얘기할 때 초점은 대개 항체에 맞춰진다. 항체는 바이러스와 결합해 세포 감염을 차단하는 중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중화 항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