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은 기존 백신의 바이러스 매개체(vector) 대신 mRNA(전령 RNA)를 이용해 만든다. 이 백신을 맞으면 mRNA의 유전 정보에 따라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몸 안에 생성된다. 그러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외부 물질(항원)로 간주한 면역세포가 이를 식별하는 중화항체를 만들어 신종 코로나의 세포 감염을 차단한다. 하지만 RNA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터진 뒤 처음 개발된 것이다. 물론 RNA 백신이 인간에게 투여된 것도 처음이다. 이런 코로나19 RNA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하면 기존 방식의 다른 백신보다 훨씬 광범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차 접종 후의 중화항체 수치가 1차 접종 때보다 커지는 건 물론이고 1차 때 없었던 T세포 반응과 선천 면역 반응도 강하게 나타난다는 게 요지다. 이 연구는 미국 스탠퍼드 의대의 발리 풀렌드란(Bali Pulendran) 병리학 면역학 교수팀이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Nature)'에 최근 실렸다. 28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인체의 다른 기관과 달리 뇌는 따로 에너지를 비축해 둘 만한 공간이 없다. 어떤 부위에서 갑자기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 뇌는 혈관을 통해 신속히 혈액을 공급해야 한다. 뇌혈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일 가느다란 모세혈관까지 모두 연결하면 뇌혈관의 총연장은 수백 마일에 달할 거로 추정된다. 특정 부위의 활동이 증가했을 때 어떻게 뇌가 해당 혈관에 '확장 신호'를 보내는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혈구 세포 하나가 겨우 통과할 만큼 가는 모세혈관을 뇌가 어떻게 제어하는지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게 없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뇌의 모세혈관 제어 메커니즘이 마침내 소상히 밝혀졌다. 모세혈관의 확장과 수축에 핵심 기능을 하는 건 칼슘과 산화질소였다. 모세혈관 내벽 세포에 유입하는 칼슘이 늘어나면 산화질소가 생성돼 혈관을 확장했고, 혈류량도 늘어났다. 칼슘은 이 기제에서 교통 신호등과 비슷한 역할을 했다. 미국 메릴랜드 의대와 버몬트대 과학자들이 공동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1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논문으로 실렸다. 뇌의 혈관 제어 메커니즘을 세부 내용
(수원=휴먼메디저널) 박희수 기자 = 뇌 혈관이 막혀 뇌조직이 괴사하는 ‘허혈성 뇌졸중‘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윌스기념병원 이동현 소장, 이동근 부병원장, 장재원 원장 등 척수센터 의료진은 ‘국내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혈청 반응 양성의 류마티스 관절염의 연관성’ 연구논문을 통해 허혈성 뇌졸중과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의 연관성을 국내에서 처음 연구, 이 같은 결과를 밝혀냈다. 2천765명의 류마티스 관절염환자와 1만3천825명(연령과 성별이 일치하는)의 대조군을 두어 12년간 허혈성 뇌졸중 발생비율을 조사한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그룹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 고혈압군, 비당뇨군, 비고지혈증군의 혈청 양성 류마티스 질환에서 허혈성 뇌졸증의 위험율은 더 높은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고혈압이 있는 여성은 다른 뇌졸중의 위험인자가 없다 하더라도, 류마티스 질환이 잠재적인 위험인자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선별검사에 대한 노력이 더욱 필요함을 확인했다. 제1저자인 이동현 소장은 “특히 고혈압이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그 중 여성의 경우 허혈성뇌졸중의 발생률이 높은 만큼 운동이나 금연, 식습관 등의 생
당뇨병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는 것에서 온다. 베타 세포가 손상되는 기전은 당뇨병의 유형에 따라 다르다. 더 흔한 2형 당뇨병은 신체 조직의 인슐린 내성이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환경에서 베타 세포는 끝없이 인슐린을 만들다가 탈진해 죽는다. 전체 환자의 약 10%를 점유하는 1형 당뇨병은 면역 과민 반응으로 베타세포가 파괴된다.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인 셈이다. 대부분 30세 이전, 특히 어린이에게 많이 발병하는 1형 당뇨병은 치료법이 없다. 생명을 유지하려면 계속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1형 당뇨병을 앓는 어린이는 흔히 수면 도중 혈당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증에 시달린다. 이런 저혈당증이 무서운 건 밤새도록 주위 사람이 알아채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자던 아이는 그대로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하는데 이런 걸 통칭 '침대 사망 증후군(dead-in-bed syndrome)'이라고 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이런 수면 저혈당증을 예방하는 하이드로젤(hydrogel) 치료법이 미국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됐다. 글루카곤이 든 하이드로젤(물을 용매로 하는 젤)을 먹고 잠자리에 들면 저혈당이 왔을 때 글루카곤을 공
T세포 입장에서 암과의 싸움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싸움이 너무 길어지면 힘이 다 빠진 T세포가 공격을 멈추는데 이를 'T세포 탈진(T cell exhaustion)'이라고 한다. 암만 그런 게 아니고 간염이나 에이즈 같은 만성 질환에서도 같은 항원에 장기간 노출된 T세포가 탈진하곤 한다. 일단 탈진 상태에 빠진 T세포는 표적 항원이 제거돼도 대부분 원상태로 회복하지 못한다. 이런 T세포 탈진은 항암 면역치료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결정적 장애물이기도 하다. 미국 라호야 면역연구소(LJI) 과학자들이 T세포 탈진 프로그램을 수정해 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면역치료법을 개발했다. T세포 탈진을 촉발하는 세포 경로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두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를 조절해 탈진을 막는다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조작된 T세포는 종양에 대한 공격을 늦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억 T세포로 장기간 살아남기도 했다. LJI 암 면역치료 센터의 패트릭 호건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9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T세포 탈진은 CAR-T라는 최첨단 항암 면역치료에서
노인성 치매의 주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변형에서 시작된다. 이런 아밀로이드 베타가 응집한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의 침적, 타우 단백질이 뒤엉긴 타우 탱글(tau tangle)의 형성은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큰 특징이다. 뇌의 신경 조직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탱글이 높은 수위로 늘어나면 과도한 염증과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서 신경세포(뉴런)가 죽기 시작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는 바로 뉴런의 사멸과 함께 진행된다. 미국 하버드의대와 이 대학의 최대 수련병원인 매사추세츠 제너럴 호스피털(MGH) 연구진이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탱글의 치매 유발을 억제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뇌에서 흔히 발견되는 성상교세포(astrocytes)의 일부 하위 그룹이 인터류킨-3를 분비해 소교세포(microglia)가 염증을 일으키는 걸 막는다는 게 핵심이다. 연구팀은 소교세포가 염증을 일으킬 경우 뉴런의 사멸이 최소 10배로 늘어난다는 것도 확인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탱글이 많이 생겨도 소교세포가 관여하는 염증의 진행을 막으면 치매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MGH의 루돌프
지난 2월 한 국내 연구진은 YAP1 단백질과 유방암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옹콜롤지(frontiers in oncolog)' 발표했다. 유방암 환자 482명을 대상으로 이 단백질의 생성 정보를 가진 유전자가 어느 정도 발현하는지 분석한 결과, 암 조직의 발현도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전이 위험이 2.27배, 사망 위험이 3.86배 높은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 YAP(Yes-associated protein) 단백질이 모든 암세포에 존재하고, 이 단백질의 온·오프(활성 또는 비활성)에 따라 암 종양의 면역치료 저항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캐나다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암의 '공통분모' 격인 이 단백질은 또 히포 신호전달 경로(Hippo signaling pathway)의 핵심 조절 인자로서 악성 종양의 형성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이 연구는 캐나다 토론토 소재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루넨펠트-타넨바움 연구소(LTRI)와 미국 버펄로의 로즈웰 파크 통합 암센터(Roswell Park Comprehensive Cancer Center) 과학자들이 공동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최근 암 전문 저널 '캔서 셀(Cancer Cell)'
처음 생긴 부위에 그대로 머무는 암은 외과적 수술로 절제해 제거할 수 있다. 암 치료에 성공했다는 환자는 알고 보면 이런 사례가 많다. 그런데 돌연변이가 생겨 다른 부위로 전이한 암은 차원이 다른 위협적인 존재로 변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암 사망은 이런 전이암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암 치료법을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가 암의 전이를 차단하는 데 매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이암은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 무리, 이른바 '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CTCs)가 혈액을 타고 다른 기관이나 조직으로 옮겨가는 걸 말한다. 미국 존스 홉킨스 의대 과학자들이 전이암 차단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는 내놨다. 세포의 칼슘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TRPM7이라는 단백질이, 원발 암에서 이탈한 암세포 무리의 혈류 진입을 차단하는 게 골자다. 암세포 무리가 혈액의 흐름에 합류하지 못하면 다른 부위로 옮겨가는 게 봉쇄돼 전이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이 대학의 콘스탄티노스 콘스탄토포울로스(Konstantinos Konstantopoulos) 생명분자공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 결과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
파킨슨병(약칭 PD)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꼽힌다. 중뇌 흑질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뉴런)가 서서히 소실돼 느린 운동, 근육 떨림과 강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으로 이어지는 병이다.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는 700만 명에서, 많게는 1천만 명에 이를 거로 추정된다. 고령자에게 주로 생기는 신경 퇴행 질환으론 치매 다음으로 흔한 게 파킨슨병이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파킨슨병의 유력한 발병 원인을 덴마크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환자의 90% 내지 95%를 점유하는 '산발적 파킨슨병(sporadic PD)'이, 뉴런에 생긴 미토콘드리아 폐기물의 처리를 제어하는 신호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게 요지다. 이 경로가 막히면 미토콘드리아 손상 폐기물이 과도히 쌓여 뉴런이 사멸하고 파킨슨병으로 이어졌다. 코펜하겐대 '생명공학 연구 혁신 센터'의 스호러 이사자더-나비카스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8일(현지 시각) 저널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논문으로 실렸다. 이 저널은 네이처 출판 그룹이 발행하는 '동료 검토' 과학 학술지로 생물학적 정신의학 분야의 연구 논문을 주로 다룬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