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려 치료받고 회복한 환자도 매우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를 만 30일 이상 앓다가 회복한 환자가 6개월 이내(확진 시점 기준)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긴 질환이나 증상으로 사망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60% 높았다. 확진 6개월 후의 '초과 사망(excess deaths)' 비율은, 전체 코로나19 회복 환자가 1천 명당 8명으로 추정됐고, 입원할 정도로 중증이었던 환자는 1천 명당 29명에 달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건강이 나빠질 위험은 중증도가 높을수록 커졌다. 다시 말해 심하게 앓은 사람이 가볍게 앓은 사람보다 건강 악화의 위험이 컸다. 미국 보훈부(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 산하 재향군인 관리국(VHA)의 DB(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코로나19 환자 8만7천여 명과 대조군 500만 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이번 연구는 최대 규모의 포괄적 '장기 코로나19' 연구로 평가된다. '장기 코로나19(long COVID-19)'란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결과를 아우르는 용어다. 미국 워싱턴 의대 과학자들은 22일(현지 시각) 저
학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SARS-CoV-2'라고 한다. 왕관 모양의 표면 돌기를 공유한 코로나 계열의 '새로운 사스 바이러스'라는 의미다. 사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는 알려진 것만 수백 종에 달한다. 다행히 그중에서 인간에게 감염해 질병을 일으키는 건 7종뿐이다. 현재 대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 외에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SARS-CoV-1),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MERS-CoV), 계절성 인간 코로나(HCoVs) 4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계절성 인간 코로나는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감기 바이러스로 발견된 지 50년이 넘었다. 신종 코로나의 원조 격인 사스 코로나는 2002~2003년에 유행했다. 이 사스 코로나는 인간에 감염해 치명적인 폐렴을 일으킨 첫 번째 코로나바이러스로 기록됐다. 신종 코로나와 사스 코로나의 RNA 유전체엔 SUD(SARS-unique domain)라는 독특한 영역이 있다. 감기 코로나엔 없는 이 SUD 도메인이, 이들 두 사스 코로나가 심각한 감염 질환을 일으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SUD 도메인의 유전자 정보로 생성되는 단백질(이하 SUD 단백질)이 인체 세포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풀리지 않는 의문점 중 하나는 감염자들 사이에 큰 중증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걸린 줄도 모르는 무증상 감염자인데 어떤 사람은 심한 호흡기 염증이나 혈전, 심부전 등으로 목숨까지 잃는다. 그 원인으로 혈액의 복잡한 면역 반응을 지목한 연구 결과가 몇 건 발표되긴 했다. 하지만 중증 코로나19 환자와 무증상 감염자의 면역 반응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Wellcome Trust Sanger Institute)가 주도한 영국의 공동 연구팀이 마침내 그런 중증도 차이가 왜 생기는지 밝혀냈다. 신종 코로나의 감염 길목에 항체가 생기게 하는 B세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런 B세포가 많으면 무증상에 그치고, 부족하거나 아예 없으면 중환자가 됐다. 연구 결과는 20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논문으로 실렸다. 웰컴 싱어 연구소는 유전체 서열 생산 및 분석, 생물정보학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전문으로 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생명과학 연구 기관이다. 이번 연구엔 뉴캐슬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케임브리지대, 유럽 분
뇌의 식욕 조절 메커니즘에 유전적 결함이 생긴 사람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항상 배가 고프다. 당연히 이런 사람은 심한 비만이 되기 쉽다. '멜라노코르틴 수용체 4'(melanocortin receptor 4·약칭 'MC 4 수용체')는 뇌의 공복감을 조절하는 마스터 스위치 같은 존재다. 비만 치료의 열쇠가 될 수 있는 이 MC 4 수용체가 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 세트멜라노타이드(setmelanotide)라는 '신드롬 비만(syndromic obesity)' 치료제가 MC 4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기전도 상세히 규명했다. 이 연구엔 '퀸 메리 유니버시티 오브 런던'과 '헤브루 유니버시티 오브 예루살렘'의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16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MC 4 수용체는 인체의 항상성(恒常性) 중추인 시상하부의 특정 신경세포 집단(cluster of neurons) 안에서 발견된다. 이 뉴런 무리는 다양한 에너지 관련 대사 신호를 처리하면서 에너지 균형을 맞춘다. 평소 활성 상태의 MC 4는 '포만' 신호를 내보낸다. 뇌의 입장에선 포만감
거의 모든 박테리아는 내압이 커지면 자동으로 열리는 단백질 채널(protein channels)을 갖고 있다. 내부 압력이 한계치까지 올라갔는데도 이 비상 밸브가 작동하지 않으면 박테리아는 세포막 파열로 죽을 수밖에 없다. 이 채널을 수문처럼 조작하면 박테리아의 영양분도 빼낼 수 있으리라고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문제는 이 채널이 어떻게 열리고 닫히는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침내 미국 록펠러대 연구진이 박테리아의 단백질 채널이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냈다. 토마스 월츠 생화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저널 '네이처(Natur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MscS 단백질에 주목했다. 외부 자극이 없을 때 이 단백질은 평온하게 '닫힌 상태(closed state)'를 유지한다. 박테리아 내에서 수액이 늘어나면 세포가 부풀면서 막에 압력이 가해진다. 그렇게 해서 세포막이 얇아지면 막의 단백질이 돌출할 거라는 가설이 한때 제기됐다. 이런 조건에서 박테리아는 단백질 채널을 열어 세포 내용물을 밖으로 쏟아내고, 세포막이 원래 두께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자에게 형성된 항체가 어느 정도 재감염을 막을 수 있는지는 대유행 억제의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이는 감염으로 생긴 중화항체의 방어 면역이 얼마나 오래 강하게 지속하느냐에 달렸다. 신종 코로나의 감염 후 항체 형성과 면역 유지 기간 등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감염자에게 형성된 중화항체가 4~5개월만 지나면 확연히 감퇴해 대부분 재감염을 막지 못한다는 게 요지다. 지난해 상반기 1차 코로나 대유행 당시 독일 본(Bonn) 지역 주민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독일 신경퇴행질환 센터'(DZNE) 과학자들은 최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15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4~6월 성인 5천300여 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SARS-CoV-2) 항체 검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주민 건강 상태를 조사하는 DZNE의 '라인란트 연구'(Rhineland Study)에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확인된 항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노화(biological aging)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외모가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더 늙어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 뇌세포도 퇴행하는데 여기에 깊숙이 관여하는 게 신경줄기세포((NSCs)다. 신경줄기세포는 여러 가지 신경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 세포를 말한다. 배아 발생 과정에서 신경줄기세포는 신경 전구세포를 만들고, 신경 전구세포는 신경세포나 교세포가 된다. 신경줄기세포는 특히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노화에 취약하다. 기본적인 인지 기능의 퇴화는 물론이고 치매, 알츠하이머병, 간질, 뇌 손상 등의 신경질환도 신경줄기세포의 노화와 관련이 있다. 이런 신경줄기세포의 노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신경줄기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는 유전자 네트워크와 그 안에서 일종의 허브(hub) 역할을 하는 핵심 유전자(Abl 1) 유전자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또 백혈병 치료제로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글리벡(일반명 이매티닙)이 Abl 1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 USC 의대의 마이클 보나구이디 교수 연구팀이
뉴클레오캡시드(Nucleocapsid)는 바이러스의 유전체(genome)를 감싸서 보호하는 핵산단백질을 말한다. 항체 결합 사이트를 비롯한 유사한 구조의 핵산단백질이 많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에 보존돼 있다는 걸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Penn State)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여기엔 신종 코로나는 물론이고 최근 잇따라 출현한 신종 코로나 변이도 포함된다. 연구팀은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항체가 이 단백질과 어떻게 결합하는지도 확인했다. 이 발견은 특히 대유행 위험 요인으로 급부상한 신종 코로나 변이와 관련해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의 핵산단백질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대체할 이상적인 치료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최근 영국 왕립화학협회가 발간하는 저널 '나노스케일'(Nanoscale)에 논문으로 실렸다. 12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의 전체 핵산단백질 구조를 이번에 처음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뎁 켈리 분자 생물물리학 석좌 교수는 "사스 바이러스(SARS-CoV-1)부터 변이한 신종 코로나까지 (비슷한 구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와 감기 바이러스(common-cold virus)는 모두, 왕관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기를 가진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감염할 때 꼭 필요하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 세포와 결합해 '막(膜) 융합'을 일으켜야 바이러스 입자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침투로가 열린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축적된 감기 바이러스는 혈장 항체의 중화 작용을 회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발견은 인간의 면역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화 유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금처럼 변이를 거듭하면 기존 백신의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 센터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8일(현지 시각) 저널 'PLOS 패소전스'(PLOS Pathogens)에 논문으로 실렸다. 사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는 알려진 것만 수백 종에 달한다. 다행히 인간에게 감염해 질병을 일으키는 건 현재 대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와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SARS-CoV),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