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건안보 시스템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56개 평가 지표 중 93%에서 '만점'을 받았다. 질병관리청은 WHO가 회원국의 공중보건위기 대비·대응 역량을 평가하는 제2차 합동 외부 평가에서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WHO 합동 외부평가단은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충북 오송 질병청을 방문해 항생제 내성, 예방접종, 공중보건 위기관리, 감염 예방관리, 위기 소통과 지역사회 참여 등 19개 영역에서 56개 지표를 평가했다. 이들은 이 기간 질병청 긴급상황실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천안시 서북구보건소, 농림축산검역본부, 김해공항 검역소, 분당서울대병원, 중앙 방역물자 비축센터 등을 현장도 실사했다. 평가 결과 19개 평가영역의 56개 지표 중 52개 지표가 5점 만점을 받았다. 평가 점수 만점인 5점은 지속 가능한 역량을 확보했음을 인정하는 최고 등급이다. 나머지 4개 지표는 4점을 받아 2017년 1차 합동 외부 평가 대비 모든 영역의 지표에서 역량이 향상되거나 유지됐다. 향후 보강이 필요한 역량으로는 이번에 새롭게 평가 지표로 추가된 보건 위기 상황에서의 성별 건강 영향 분석 등이 꼽혔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이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임기 첫해부터 건강보험에 대한 법적 책임을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국민이 내야 할 건강보험료는 오르지만, 정작 국가가 보태야 할 지원금 비율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건강보험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던 정부의 약속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다. ◇ 되레 줄어든 정부 지원율…3년 만에 오르는 건보료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 예산안에 편성된 건강보험 정부 지원금은 12조7천171억 원이다. 액수만 보면 올해(12조6천93억 원)보다 1천78억 원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비율에 있다. 정부는 법에 따라 '해당 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내년도 지원금은 예상 수입액의 14.2%에 불과하다. 이는 올해 지원 비율인 14.4%보다도 0.2%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국민의 부담은 즉각 현실화했다. 정부는 2년 연속 동결했던 건강보험료율을 3년 만에 1.48%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은 소득의 7.19%로 오른다. 정부가 자신의 몫은 줄이면서 그 부담을 고스란
세계보건기구(WHO) 합동외부평가(JEE) 공동 평가단장을 맡은 지나 사만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 긴급대응국장은 한국이 최근 수년간 보건 안보 분야에서 "명확하고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고 3일 평가했다. 사만 공동 단장은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평가단은 한국이 국제보건규정(IHR) 핵심 역량 전반에서 보여준 강한 역량에 주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WHO 합동외부평가단은 지난주 2017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을 찾아 공중보건 위기 대비·대응 역량을 검증한 뒤 56개 평가 지표 가운데 52개에 대해 5점 만점을 줬다. 나머지 4개 지표에 대해선 한 단계 아래인 4점을 부여했다. 사만 공동 단장은 "지난 수년간 한국은 많은 법적 제도 개혁을 시행하고 여러 부문에서 조기 탐지·대응 역량을 강화했으며 최신 진단·분석 기술을 도입하고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한 잘 훈련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최첨단 교육 시설을 설립하고 표준화된 절차 시행을 위해 민간과 협력하는 등 생물안전·보안 시스템을 강화한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사만 공동 단장은 한국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도 높이 평가했다. 특히 강력한 중앙·지방 정부 리더십,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요 보건의약단체장과 만나 "국민·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연 보건의약단체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7월에 취임한 정 장관이 6개 주요 보건의약단체장과 만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이성규 대한병원협회장,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 황금석 대한약사회 부회장,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각 협회는 보건의료 현장의 애로를 설명하면서 주기적으로 만나 현장의 의견을 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정 장관은 각계의 의견을 듣고 애로를 해결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지난해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정부와 의료계 간 소통 부족으로 국민과 환자분들께서 불안과 불편을 겪으셔서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간의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국민·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 강화를 기반으로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의료진이 긍지를 갖고 근무할 의료환
하반기 모집으로 전공의들이 상당수 복귀하면서 의료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자 정부가 현재 최고 수준까지 오른 보건의료 재난위기 경보를 이르면 이달 중순 안에 하향 조정할 전망이다. 3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현재 보건의료 재난위기 단계 하향 조정과 비상진료체계 해제를 검토 중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월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발표 직후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이 이어지자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최상위인 '심각' 단계로 끌어올렸고, 중앙사고수습본부에 이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설치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아니라 보건의료 위기 때문에 재난경보가 '심각'으로 올라간 것은 처음이었다. 이후 1년 반 넘게 의정 갈등이 계속됐으나 최근 전공의들이 상당수 수련 현장으로 돌아오면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복지부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전날 발표에 따르면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총 7천984명(모집 인원의 59.1%)이 복귀했다. 하반기 선발 인원과 기존에 수련 중인 인원을 포함한 전체 전공의는 총 1만305명으로, 예년(지난해 3월 기준 임용 대상자 1만3천531명) 대비 76.2% 수
정부의 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시범사업이 응급 환자가 적시에 필요한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일 2025년 제3차 심뇌혈관 질환관리위원회를 열고 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시범사업 1차 연도 성과평가 결과와 사후지원금 지급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작년 2월 시작된 시범사업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중심으로 의료기관과 119 구급대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신속하게 응급 환자의 최종 치료 병원을 결정하는 기관 간 사업과 전문의 간 소통을 통해 전원이 필요한 응급환자의 이송 병원을 확보하는 인적 네트워크 사업으로 나뉜다. 현재 기관 간 사업에는 10개 네트워크 62개 기관이, 인적 사업에는 56개 네트워크 전문의 1천374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관 간 사업 운영 성과를 보면, 출혈성 뇌졸중의 경우 구급대 현장 도착부터 최종 치료 시작까지 평균 10시간 36분이 소요됐고 목표한 적정 시간(24시간) 내에 100% 최종 치료가 시작됐다. 허혈성 뇌졸중은 현장 도착 후 평균 2시간 48분 이내에, 급성심근경색증은 평균 2시간 6분 이내에 최종 치료가 시작됐다. 복지부는 "2022년 골든타임 내 병원 도착 비율(허혈성
지난해 2월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1일 수련 재개로 상당수 현장으로 복귀하면서 환자들은 환영의 뜻과 함께 기대감을 나타냈다. 1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의료대란' 당시와 다를 바 없이 북적였지만, 전공의처럼 보이는 의사 가운을 입은 청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어 차이가 있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환자의 개인정보 예방을 위해 병원 내 촬영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병원 곳곳에 비치된 채 의정 갈등 사태의 흔적으로 남은 가운데, 흰 가운의 젊은 의사들이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도 안정세를 찾은 분위기였다. 의료진은 각자 진료나 수술을 위해 바삐 걸음을 옮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다만 이들은 전공의 복귀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환자들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은 전공의 복귀를 환영하며 기대감과 안도감을 드러냈다. 서울대병원에서 아들의 신장 이식 수술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한 어머니는 "이식을 받기 위해 7월 초부터 입원해서 기다리고 있다"며 "수술받을 사람이 많아서 대기 중인데 전공의가 복귀하면 더 빨라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그동안 배우지 못했던 공부를 쉴 새 없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도 되지만 잘 해내고 싶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1일 다시 캠퍼스로 돌아왔다. 이날 오전 부산대 의과대학이 있는 양산캠퍼스는 오랜만에 학생들의 대화 소리로 활기를 띠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적막하기만 했던 강의실과 복도가 비로소 학생들로 채워진 것이다. 개강을 맞은 의대생들은 여느 대학생처럼 지치고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오전 8시 30분에 진행된 1교시 수업을 마친 김모씨는 "방학이 끝나고 아침 일찍부터 대면 수업을 들으려니 피곤해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복귀가 결정된 뒤 온라인으로 미리 수업을 들은 게 적응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로 가득 채워졌어야 할 일부 강의실은 절반가량 비어있었다. 남학생들이 현역으로 군에 입대하면서 자리를 비운 탓이다. 이날 수업이 진행된 본과 2학년은 입대한 학생이 가장 많은 학년으로, 정원 125명 가운데 70여명만이 수업에 참여했다. 임선주 부산대 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교수는 "24∼25살인 학생들이 현역으로 입대를 많이 하다 보니 강의실이 다소 허전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첫 수업인 만큼 시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병원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던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손상 환자가 5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23개 조사 참여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 환자는 지난해 8만6천633명으로 전년 대비 57.4% 줄었다. 다만 응급실 내원 손상 환자 중 입원한 환자의 비율은 23.7%로 7.6%포인트 올랐고 사망률도 2.6%로 1.4%포인트 높아졌다. 질병청은 "의료계 상황으로 인해 응급실 이용이 제한되면서 경증 환자 방문이 줄어든 대신 중증 환자들이 주로 응급실을 이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하지만 받아주는 병원을 찾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큰 사회 문제가 됐던 점을 고려하면 '경증 환자 감소'로만 응급실 환자 급감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상 원인의 성격을 살펴보면 전체 환자 9명 중 1명(11.1%)이 자해·자살이나 폭력·타살 등 의도적인 행위로 다치거나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적 손상 비율이 10%를 넘은 것은 2006년 조사 이래 처음이다. 특히 자해·자살 환자가 전체 손상 환자의 8.0%를 차지했는데 이는 10년 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