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은 숙면을 방해해 만성피로와 두통은 물론 심혈관계질환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수면무호흡증이 청력 손실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인제대 일산백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이비인후과 이전미 교수 연구팀은 2014∼2023년 수면무호흡증 환자 90명과 정상 대조군을 매칭해 청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신호에 게재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것이다. 단순 코골이와는 다르지만, 수면무호흡증 환자 대부분이 심한 코골이를 동반하고 코골이 환자 상당수가 수면무호흡증과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 대조군에 비해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청력이 나빴으며, 특히 2㎑(킬로헤르츠) 이상의 고주파 영역에서 청력 손실이 두드러졌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또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에서도 무호흡 지속 시간이 긴 그룹에서 청력 손실이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이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저산소증과 산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혈중 산소 수치가 감소하는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귀로 가는 미세혈관에
여성의 폐경은 주기적이던 생리가 완전히 멈추는 현상으로,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 과정에 속한다. 폐경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시작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40세 이전의 젊은 나이에 일찍 폐경하는 여성들도 있다. 여성의 난소가 빨리 기능을 멈추는 것이다. 이처럼 조기에 폐경하게 되면 여러 가지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인히빈 등의 생산량이 정상 폐경 여성보다 더 일찍 감소하면서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나타난다.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질환 등 전신 질환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불임으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도 조기 폐경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조기 폐경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준365의원 고병준 원장 공동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 당시 당뇨병(2형)이 없었던 30세 이상의 폐경 후 여성 112만5천378명을 2018년까지 평균 8.4년 추적 관찰한 결과 조기 폐경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 결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이라는 병원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지만 임신 중 태아에게로 직접 옮겨가는 경우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동성 간 성관계를 하는 인구집단이 매독균 감염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매독의 정확한 기원은 불분명하다. 다만 15세기 말부터 유럽에 존재했거나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탐험 이후 유럽으로 전파돼 전 세계로 확산했을 수 있다는 가설이 공존한다. 이 당시만 해도 매독은 불치병으로 여겨졌으나 20세기 중반 페니실린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치료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페니실린 치료제가 도입된 1960년대 이후 매독 환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독 환자는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표본감시 대상이었던 매독은 지난해부터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돼 전수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매독 환자는 2천786명으로 매독 신고 체계가 가동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4년의 1천15명보다 2.7배 늘어난 수치다.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는 3.3%(93명)를 차지했다. 물론 표본감시가 전수감
서구화된 식습관과 만성적인 운동 부족으로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비만이 우려된다는 보도를 최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어린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끈 흑당, 마라탕, 탕후루,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 고열량·고당분 식품은 비만 문제를 심화하는 원인으로 지목돼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소아청소년기 비만은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고 뼈와 관절에 부담을 줘 신체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자칫 또래에게 놀림감이 돼 사회성이 발달할 시기에 정서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과연 이런 우려처럼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점점 뚱뚱해지고 있을까? ◇ 10년간 비만 소아·청소년 2배↑…동아시아 1위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 청소년의 비만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2012년 9.7%였던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2021년 19.3%로 약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아의 비만율은 10.4%에서 25.9%로 약 2.5배 증가해 여아(8.8%→12.3%)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교육부의 '2023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초중고교생 중 비만군 비율은 2017년 23.9%에서 2022년
'사랑받고 자란 이미지'를 풍기는 건 요즘 젊은 여성들이 추구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20~30대 여성들에 대한 심도 깊은 인터뷰와 조사를 토대로 작성된 세태 보고서 '스물하나, 서른아홉'(미래의창)에 따르면 20대 여성들은 "티 없이 밝고 활기차서 사랑받고 자란 느낌이 드는 모습을 가장 선호"했다. 책을 쓴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든 것이 완벽한 이른바 '육각형 인간'의 핵심 요소인 "'좋은 가정'에서 자라난 이미지가 외적으로 풍기는 걸 바라는 것"이라고 이런 경향을 분석했다. 하지만 의도대로 되기 어려운 게 인생이다. 누구나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고 크진 못한다. 바다(가명)에게 엄마의 사랑은 늘 부족했다. 바다가 어린 시절, 엄마는 아빠의 폭력에 시달렸다. 삶에 지친 엄마는 그를 찾는 바다의 욕구를 외면했다. 바다는 엄마에게 버림받지 않으려면 아빠를 미워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아 엄마에게 버림받지 않으려면, 엄마한테 사랑받으려면 아빠를 더 격하게 미워해야겠다.' 그렇게 돼 버린 거예요." 성인이 돼서도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느 날 엄마가 한약 다이어트를 제안했다. 바다는 다이어트에 성공해 엄마를 기
어린 시절부터 신체활동(physical activity)을 늘리고 컴퓨터·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을 줄이면 청소년기 스트레스와 우울 증상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이위베스퀼레 대학 에로 하팔라 박사팀은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핀란드 어린이들의 신체활동과 생활습관, 정신건강 등을 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청소년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스크린 타임을 줄이고 신체활동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신 건강 문제, 특히 우울증과 불안은 전 세계적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장애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청소년기와 초기 성인기에 자주 발생해 최대 25~30%의 청소년·청년에게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핀란드에서 정신 건강 문제는 청소년과 청년 질병 수당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신 건강 위협 요인을 파악하고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에 대해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2007년 10월~2009년 11월 수집된 6~9세 어린이 187명의 신체활동과 생활 습관 등
MBTI에 이어 새로운 성격 테스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MZ 세대 사이에서 '예민한 사람 테스트'로 불리는 'HSP 테스트'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요. 어떤 테스트이고, 왜 주목받는지 알아봤습니다. HSP는 'Highly Sensitive Person', 즉 '매우 민감한 사람'을 뜻하는데요. 1990년대 중반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 박사가 처음 제안한 개념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어느 나라든 전체 인구의 15~20% 정도는 매우 민감한 사람, 즉 HSP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HSP 성향을 가진 사람은 보통 감각적, 정서적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는데요. 작은 소리나 강한 빛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타인의 감정을 잘 알아채는 경향도 있죠. 또, 자기 주관이 강하고 기준이 분명해서 미적 감각에도 확고한 취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HSP 간이 테스트는 보통 20~30개 질문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테스트마다 다를 수 있지만, 7점 척도를 기준으로 평균 5점 이상이면 HSP 성향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최근, 이 테스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MBTI처럼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팀은 중앙대 박은지 교수팀, 미국 애크런대학교 제임스 디펜도프 교수팀과 공동으로 근로자의 감정적 작업 부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상담원, 은행원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고객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된다. 이같이 감정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부하를 '감정적 작업 부하'(Emotional workload)라고 하는데, 과도한 작업 부하는 번아웃(탈진)과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근로자의 작업 과부하를 막아 안전성을 높이고자 정서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연구가 시도됐지만, 주로 지식 노동자의 '인지적 작업 부하'(cognitive workload)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또 기존 감정 탐지 AI(인공지능) 모델은 사용자의 표정이나 목소리 등을 토대로 감정을 진단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며 친절히 응대해야 하는 감정 노동자들의 감정적 작업 부하를 측정하기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선 콜센터 상담사 31명의 음성과 행동, 생체신호 등 다중 모달 센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어 수
"(수조에) 물을 채우면 기분이 좋지" 지난달 24일 MBC TV '나혼자 산다'에서 아나운서 김대호는 '비바리움'(vivarium)을 위해 새로운 집을 장만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비바리움은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적절한 생태환경을 만들어 놓고 동식물을 기르는 공간이다. 김 아나운서가 커다란 수조를 집 안에 들여놓고 그 안을 작은 습지 생태계로 정성껏 꾸미는 모습이 방송됐다. 앞서 배우 이상이도 몇해 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물멍을 하면서 생각 정리하고 내일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진다"면서 남다른 '반려어' 사랑을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의 로제도 반려어 '주황이'를 키우는 사연을 공개한 바 있다. 그 는 과거 tvN '놀라운 토요일'에서 수조 앞에 가면 주황이가 알아보고 반겨준다며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다. 이들은 물과 관상어를 멍하니 바라보며 힐링(치유)하는 이른바 '물멍족'이다. 관상어를 반려어라 부르며 아끼는 사람들은 이 취미 생활을 '물생활'이라고 부른다. 스트레스가 많은 시대. 이런 '물생활'이 심신치유의 방법으로 주목받는다. 물생활 전문 유튜브 채널 'MulMung'(물멍)도 인기다. 한껏 꾸민 수조 안에서 열대어가 유영하는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