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폐렴 위험 낮고 확산 빨라…동네 병원도 코로나 진료해야"

"2차 접종만으로 중화항체 떨어져…부스터샷 맞아야"

 엄격한 방역이 적용된 기존의 제한적 의료 대응 체계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대유행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의견을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12일 발표했다.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인 오 위원장은 12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미크론은 델타 바이러스보다 폐렴을 덜 유발하지만 확산 속도는 너무 빠르다"며 "(의료 현장의) 방역은 피 해 최소화와 사회 기능 유지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방역'은 사회적 거리두기나 방역패스 적용 등 일상 속 방역보다는 의료 현장에서의 방역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부연했다.

 ◇ "오미크론 폐렴 유발 드물지만 항체 면역 회피…부스터 맞으면 충분"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들과 유전 족보상 멀리 떨어져 있으며, 세포 감염 방식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햄스터와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 오미크론이 기존 델타 변이보다 폐렴을 약하게 유발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델타 환자보다 오미크론 환자의 입원 기간이 짧았다. 캐나다와 영국에서는 환자의 중증도도 낮게 나타났다.

 다만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기존 변이들과 크게 다른데, 기존 백신과 항체치료제는 이를 겨냥한다"며 셀트리온[068270]이 개발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도 "오미크론에는 듣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의 중요성은 강조했다. 그는 "항체는 면역 체계 중 하나일 뿐이고, T세포 면역은 모든 변이에 대해 효과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행히 백신을 3차례 모두 맞으면 델타와 오미크론에 모두 강력한 중화항체를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 백신 기본접종만으로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기본 접종 2회만 마쳤을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가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낮았지만, 부스터샷을 마치면 전 연령대에서 중화항체가 100배 가량 증가했다.

 연구를 주도한 전재현 감염병임상연구센터장은 "기존 접종과 부스터샷이 얼마나 사망률을 줄이고 중증화를 예방할지 등은 중화항체 농도만으로 완전히 설명하기 어려워 후속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레벨D 방호복·음압병상 과도해…오미크론이 마지막 고비"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이 폐렴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적지만 확산 속도가 빨라 기존 의료대응 방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의료인력 자가격리 기간을 줄이고 일반병상 활용을 늘리는 등 의료현장의 방역 문턱을 낮출 것을 제안했다. 또 동네 1차 의료기관도 코로나19 진료에 동참할 것을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제시하면서 코로나19 진료로 인해 비(非) 코로나19 진료에 부수적 피해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에는 일상 진료가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대확산이 시작되면 환자 수가 2∼3일에 두 배씩 증가할 것이며, 현 추세면 설 연휴 전에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하지 않을까 몹시 우려된다"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우리가 준비한 병실, 의료인력, 물자로는 감당할 수 없을만큼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의료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일반 병상에도 코로나19 환자를 받고 비응급 의료 처치를 연기하며 검사는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인력 활용을 극대화할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오미크론 유행 정점에서는 직원의 10%가 출근하지 못할 경우 병원 정상 운영이 불가하다"며 "이런 위기에서는 (의료인의) 격리 기간을 단축하거나 방역의 벽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료진의 업무 강도를 높이는 '레벨 D' 방호복 착용에 대해서는 "너무 과도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음압병실에 대해서도 "치명률이 높고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에볼라같이 위험한 감염병 환자를 진료하는 데 필요한 시설"이라며 의료 방역을 유연하게 전환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또 공공은 코로나19 진료를 담당하고 민간은 비(非)코로나19 진료를 맡는 현 체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체 의료 기관이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K-방역은 코로나19 초기에는 적절했으나 백신 접종 이후에는 부적절하다"며 "방역의 벽을 낮추고 일상 진료를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이 (코로나19 유행 속) 넘어야할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 고비를 넘는 데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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