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간호사 단체 '존중선언식'...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2004년 4월 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이례적인 행사를 열었는데요.

 행사명은 '간호사·의사 상호존중 선언식'.

 김재정 당시 의협 회장은 이날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보살피는 의사와 간호사는 서로 뗄 수 없는 동반자이지만 서로 인정하지 않고 너는 너, 나는 나란 식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환자들을 위해 양 직역이 변해야 하며 마음을 열고 화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의숙 당시 간협 회장은 "의사들의 내면적 갈등과 환자를 곁에서 돌봐야 하는 간호사는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많지만 더 많은 갈등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갈등은 있을 수 있지만 발전과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단체는 존중선언문을 통해 ▲환자에게 적합한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상호 협력 및 존중 ▲전문인으로서 지식과 윤리수준 증진 및 공동사회활동 실천 ▲비의료인의 불법 의료행위 근절 ▲환자 중심의 질높은 의료서비스 제공 협력 등을 다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대해 의협신문은 사설을 통해 '세계 초유의 선언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행사를 열게 된 것은 양측간 불화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상황은 이랬습니다.

 2003년 12월 경남 모 대학병원에서 응급환자 치료과정에서 산소호흡기를 확인하라는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위급상황에 처할 뻔한 일을 두고 의사가 간호사에게 '주의'를 주다가 서로 멱살을 잡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목에 찰과상흔이 남은 간호사는 "뺨까지 맞았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의사는 쌍방폭행이라고 맞섰습니다.

 이에 이 병원 노조가 해당 의사의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에 들어가자, 의사는 사과하러 노조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간호사 출신인 노조 위원장은 이 의사의 뺨을 때리며 "뺨을 맞는 게 뭔지 아느냐"고 했다고 합니다. 이로써 양측간 상황은 극한 대립으로 치달아 병원내 분규로 확산했습니다.

 또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서는 수술실에서 간호사에 대한 성적 비하 발언을 자주 해온 의사가 문제가 불거지자 2003년 말 교수직을 정지당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당시 의협은 2004년을 의료개혁 원년으로 선언했지만 의료기관내 폭행문제 등으로 인한 의료계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의사와 간호사간 대화합 방안 모색에 들어가 존중선언식 개최라는 결과물을 끌어낸 것입니다.

 이처럼 의미있는 존중선언식이 개최된 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요.

 의료현장에서 선언이 제대로 이행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가게 하는 설문조사 결과 등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전남의 한 대학병원 노조가 2018년 5월 내놓은 병원내 인권유린 실태조사(2017.12~2018.2)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병원 간호사 250명(간호조무사 4명 포함) 대부분이 부당한 업무강요를 겪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52명은 본인 업무와 관련 없는 청소, 짐 나르기, 풀 뽑기, 주차관리 등을 강요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47명은 상급자 또는 의사 지시로 커피 심부름을 해야 했고, 7명은 이사, 병원장, 임원의 집안일이나 개인 업무를 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간호사들은 개인 뜻과는 무관하게 각종 행사에도 동원됐다고 하는데요. 136명이 장기자랑, 체육대회, 학술대회 등에 동원된 경험이 있었고, 이 가운데 86명은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춰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47명은 회식자리에서 술을 따르라는 강요를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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