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은 죽음입니다"…마약중독자 치유에 나선 '마약전과 9범'

임상현씨, 4년전부터 마약 중독 재활 센터 '경기도 다르크' 운영
최근 행정절차 위반으로 남양주시로부터 고발당해…센터 운영 '기로'

 "호기심 때문에 마약에 손을 댄 사람 대부분이 마약을 끊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마약은 죽음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마약류 사범이 1만 8천여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마약이 사회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4년동안 마약 중독 재활 센터를 운영해 온 목사가 최근 남양주에서 시비에 휘말렸다.

 마약 중독자를 치유하겠다는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불법 재활센터라는 이유로 당국으로부터 고발당한 것.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경기도 다르크'를 운영하는 임상현(72) 씨는 마약전과 9범이다.

 지난 11일 경기도 다르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마약을 시작할 때는 몇번만 하고 끝내려고 했고 쉽게 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마약이 주는 쾌감 때문에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1999년 국립법무병원(옛 공주치료감호소)에서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한 끝에 어렵게 마약과 결별하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도 변모해 현재 목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4년여 전인 2019년 4월에는 남양주시 퇴계원에 1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도 다르크(DARC)'를 설립했다.

 DARC는 Drug Addiction Rehabilitation Center(마약중독 재활센터)의 약자다.

 임 씨는 "교도소에 가더라도 치료와 교육을 받지 못했고 현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중독에서 치료와 재활로 넘어가는 과정이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제대로 된 치료시설이 없는 현실과 마약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안타까워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입소자 85명의 치유를 도왔고 50여 명을 사회로 복귀시켰다.

 지난해 2월 입소했던 20대 청년은 의과대학 시험에 6번 낙방하자 마약에 손을 댔고, 병원에서도 실패했던 마약과의 이별을 이곳에서 해냈다.

 임 씨는 "청년의 아버지가 아들과 같이 찾아와 은인이라고 부르며 고마워했다"며 "이런 입소자들을 볼 때면 힘든 것을 참아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다르크에는 현재 11명이 입소해 있으며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예배, 미팅, 교육, 운동 등을 하며 마약과 전쟁하고 있다.

 임 씨는 "마약 중독자라고 모두 입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 약물 치료를 받고 상담을 통해 그룹 생활에 지장이 없는 사람들을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날 경기도 다르크에는 약사와 의과대학 재학생, 공과대학 재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마약을 끊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센터 운영은 입소자들이 내는 한 달 50만원의 입소비와 민간 후원금이 전부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한푼도 없다.

 임 씨는 "입소자들이 내는 비용으로 월세와 관리비, 식대, 교육 비용 등을 충족하기엔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버텨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지난 4월 센터를 퇴계원에서 호평동으로 옮겼는데 남양주시로부터 고발당하고 행정처분(개선명령)을 받았다. 허가없이 시설을 운영했다는 이유였으며, 남양주시는 폐쇄를 명령할 방침이다.

 임 씨는 "정신 재활시설로 신고하기 위해선 5명의 직원을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하는데 여건이 안 돼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행정절차 위반보다는 인근 초·중·고교와 3천 가구 규모의 주거 단지로부터 들어오는 민원이 더 큰 장애물이다.

 임 씨는 "입소자들은 마약을 끊으려고 다짐한 사람들이어서 크게 문제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학교 옆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쫓아내지 말고 시설을 유지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남양주시의 입장을 고려하면 현재 위치에서 센터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광덕 시장은 마약 중독자 재활 목적의 시설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학교 인근에 들어서는 것은 얘기가 다르고, 더욱이 신고 없이 운영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양주시의 강경 입장을 전해 들은 뒤에도 임 씨는 센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마약이 위험하다는 건 다들 알지만,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책은 부족하다"며 "마약을 끊을 수 있도록 중독자들을 도와주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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