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인터뷰하는 이영미 교수[연합]</strong>](http://www.hmj2k.com/data/photos/20231147/art_17009682241395_4983d8.jpg)
"의료용 대마의 효용 가치는 무한합니다."
대마를 활용해 의약품 원료를 개발하는 이영미 원광대학교 한약학과 교수는 26일 자신의 연구 분야의 미래 가능성을 확신했다.
해외 연구는 활발하지만 국내 연구는 미진한 대마로 희귀난치성 질환을 더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대다수가 마약류로 생각하는 대마의 성분은 크게 환각을 일으키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과 환각작용이 없는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로 구분된다.
대마의 CBD 등 칸나비노이드의 성분으로 의약품 원료를 개발하는 게 이 교수가 맡은 과제다.
CBD의 효능은 진정, 항허혈, 신경보호, 불안 완화, 항암, 항균, 소염 등으로 다양하다.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CBD 함량이 높은 의료용 대마의 규제를 완화하고 의약품 4종을 개발했다.
2025년 세계 대마 시장 규모가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의료 관련 분야 연구가 막 시작되고 있다.
연구자에 따라 분야가 다양한데 이 교수는 염증 질환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 연구자의 구체적인 연구 목표는 결과를 도출하기 전까지 노출할 수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strong>연구 매진하는 이영미 교수[연합]</strong>](http://www.hmj2k.com/data/photos/20231147/art_17009681648641_e606be.jpg)
그가 연구에 이용하는 대마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것으로 CBD 함량이 높은 'V1'이다.
V1은 안동 규제자유특구 내 대마 재배 농장, '농부심보'에서 조달했다.
이후 CBD를 에탄올 방식으로 추출하고 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해 CBD의 효능을 검증한다.
동물에게 투약했을 때 염증 질환 인자가 줄어드는지도 확인한다.
효능을 확인해도 임상 시험·독성 시험 등도 거치기 때문에 이를 마치는 데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2022년 연구를 시작한 이 교수는 현재 동물실험 단계에 있다.
2026년까지 38억원이 들어가는 이 연구의 목표는 우선 SCI급 논문 발표와 지식재산권 확보에 있다.
대마의 CBD를 이용해 의약품 원료를 만들면 기술을 이전받은 제약사가 다양한 형태의 의약품을 출시할 수 있다.
진통제 원료로 주로 쓰였던 대마가 희귀난치성 질환에 폭넓게 쓰이는 길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대마의 CBD는 만성질환에도, 정신질환에도 효과가 탁월하다"며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연구를 통해 대마의 효과를 하나라도 더 밝혀내는 게 연구자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가 대마 연구에 발을 들인 이유는 대마 의약품을 해외에서 제한적으로 들여오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한국 희귀·필수의약품센터만이 의료용 대마를 수입할 수 있고, 처방전도 서울의 일부 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다.
2017년 의사 부부가 뇌전증 일종인 레녹스가스토증후군을 앓는 아들을 위해 CBD 오일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다가 세관에 걸려 처벌받을 뻔한 적도 있다.
아픈 아들에게 먹일 CBD 오일을 압수당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THC 함량이 0.3% 이하인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자는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내용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교수는 "궁극적으로 국내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성과가 나고, 법이 대마 산업화의 길을 열어야 해결되는 문제"라며 "연구 과제에 집중하면서 대마의 효능을 발굴하는 연구자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