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와 중년기에 녹색 채소와 통곡물 등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노년기에 인지 능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터프츠대 켈리 카라 박사팀은 2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영양학회 연례 회의(NUTRITION 2024)에서 1946년생 영국인 3천여명의 식이 섭취량과 인지기능을 70년 이상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 청소년·중년기 식단과 노년기 뇌 기능 유지 사이에 큰 연관성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카라 박사는 이 연구는 4~70세 전 생애에 걸쳐 식습관과 인지 능력을 추적한 최초의 연구라며 이 결과는 식습관과 인지 기능 간 연관성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일찍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인지·사고 능력은 중년기까지 향상될 수 있지만 보통 65세 이후 저하되기 시작한다. 항산화 성분과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식물성 식품을 많이 먹으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뇌 혈류를 개선해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건강한 식단과 알츠하이머병이나 인지 능력 저하에 관한 이전 연구는 대부분 60~70대의 식습관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 연구는 청소년기를 포함한 전 생애 식습관과 노년기 인지 능력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20 건강한 식생활 지수'(HEI)를 기준으로 식단의 질을 평가해 참가자를 상·중·하(low·moderate·high)로 나누고, 이들의 인지 능력을 테스트해 하·중저·중상·상(low·low-moderate·moderate-high·high)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식단의 질과 인지 능력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단의 질 상위그룹에서는 7%만 이후 인지 능력 하위 그룹으로 분류됐으나, 식단의 질 하위그룹에 속한 사람은 8%만이 인지 능력 상위그룹에 속했다.
또 식단의 질 상위그룹은 전체의 36%가 인지 능력 상위 그룹에 속했으나, 식단의 질 하위 그룹은 전체의 58%가 인지 능력 하위 그룹으로 분류됐다.
68~70세 때 검사에서는 인지 능력 상위 그룹이 하위 그룹보다 작업 기억력, 처리 속도, 전반적 인지력이 훨씬 높았고, 인지 능력 하위 그룹에서는 거의 4분의 1이 치매 징후를 보였지만 상위 그룹에서는 치매 징후가 한 명도 없었다.
카라 박사는 "이 결과는 중년기까지의 식이 패턴 개선이 인지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노년기 인지 능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평생 건강을 위해서는 생애 초기에 건강한 식생활 패턴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잎이 많은 녹색 채소, 콩, 통과일, 통곡물 등 가공되지 않은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게 건강 효과가 크다"며 "모든 연령대에서 이런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인지 능력을 포함해 여러 면에서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