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가 탈모에 악영향을 준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로는 음주와 탈모 사이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메타연구(기존 연구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김원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유효성최적화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및 연세대 원주의대 겸임교수와 부산대 김기훈·김윤학 교수 공동연구팀은 음주와 안드로겐성 탈모의 연관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알코올 및 알코올중독'에 발표했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모발의 성장을 억제해 모발이 서서히 얇아지고 빠지는 질환이다.
남녀 모두에게 나타나는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탈모 유형이다.
보통 유전적 영향이 크지만, 흡연이나 식단, 스트레스와 같은 요인도 잠재적 원인으로 꼽혀 왔는데, 음주도 알코올 대사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두피 면역을 방해할 수 있어 면역질환인 안드로겐성 탈모를 악화할 수 있다는 이론이 존재해왔다.
안드로겐성 탈모가 있는 이들은 없는 이들과 비교했을 때 음주할 가능성이 1.4배 높았지만, 이것도 통계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존 연구들에서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탈모와 음주 사이 연관성이 발견되는 것에 대해 연구팀은 어느 정도 편향이 존재할 수 있지만, 대규모 연구를 분석하면 관련성이 명확해진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5만 명을 대상으로 비타민C 섭취와 수명 사이 상관관계를 분석했을 때 수명이 늘어나는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술을 많이 마시면서 비타민을 먹는 것과 안 먹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다양한 사람이 많으면 효과가 확인되지 않지만, 특정 그룹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음주가 안드로겐성 탈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다른 인자와 비교하기 위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알코올보다는 스트레스 같은 것이 더 심한 영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