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수록 뱃살에 신경 써야…"10대 고혈압 위험 3배"

10∼18세 소아·청소년 1만5천명 분석…"저염식·운동으로 혈압 관리해야"

  비만은 고혈압의 발생 및 악화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체지방량이 많아지면서 신장에 가해지는 압력이 상승할 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거나 신장의 나트륨 배설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도 혈압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처럼 비만이 혈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아이들에겐 더 치명적이다.

 최근에는 소아·청소년의 비만 중에서도 복부비만이 고혈압 발생에 더 큰 위험 요인임을 보여주 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혜 교수 연구팀은 2007∼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18세의 과체중·비만 소아·청소년 1만1천554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복부비만과 고혈압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 참여자의 과체중·비만, 고혈압 유병률은 각각 25.11%, 10.46%였다. 하지만 과체중·비만에 해당하는 소아·청소년만 봤을 때는 고혈압 유병률이 17.6%로 더 높았다.

 과체중·비만 그룹의 고혈압 유병률이 전체 그룹보다 1.5∼2배가량 높았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허리둘레와 키의 비율(WHtR)이 0.5 이상인 경우를 복부비만으로 정의하고 복부비만이 고혈압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살폈다.

 이 결과 복부비만인 소아·청소년은 복부비만이 없는 소아·청소년보다 수축기와 확장기 혈압이 유의하게 높았다.

 이런 경향은 남자 소아·청소년에서 두드러졌는데, 연구팀은 비만한 남자 소아·청소년이 복부비만을 동반했을 때의 고혈압 발생 위험이 복부비만이 없는 경우에 견줘 2.32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고도비만 상태에서 복부비만을 동반한 경우에는 같은 비교 조건에서 고혈압 발생 위험이 3.12배까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탄산음료 등의 당 섭취 증가, 야외 놀이의 감소, 불규칙한 수면시간, TV와 컴퓨터 등 미디어 시청 시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소아·청소년의 비만과 복부비만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대한비만학회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국내 소아·청소년의 복부비만 유병률(2021년 기준)은 남아가 2012년 대비 3.1배 증가한 22.3%, 여아가 1.4배 증가한 12.1%의 유병률을 각각 나타냈다.

 김성혜 교수는 "내장 지방이 과도해지는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 증가, 염증 반응 증가, 호르몬 조절 장애 등의 메커니즘을 통해 전체적인 체형 비만보다 더 크게 혈압 상승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기 고혈압을 막으려면 전체적인 체형 비만과 복부비만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복부 비만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에도 부모 중 고혈압 가족력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혈압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부계 고혈압이 있는 아이들은 복부비만이 없어도 고혈압 발생률이 1.66배 증가했다"면서 "아동기에는 고혈압이 있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평소 저염식과 운동 등의 식생활 습관을 통해 비만과 복부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혈액·소변 등 검체검사 보상체계 개편…"공정성·투명성 제고"
병의원에서 이뤄지는 혈액·소변검사 등과 관련해 검사기관 간의 과도한 할인 경쟁 등 부작용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관련 의학회, 의료계 단체 등과 함께 검체검사수탁인증관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및 질 관리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복지부는 "검체검사 위·수탁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 질 관리 강화 및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해 보상체계의 근본적 개편이 불가피하다"며 검사료 분리지급과 위탁검사관리료 폐지 방안 등을 보고했다. 검체검사는 질환 진단 등을 위해 혈액, 소변, 조직 등 인체에서 채취한 검체를 분석하는 것으로, 동네의원 등은 검체를 채취해 외부 검사기관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복지부 고시인 '검체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에 따라 위탁한 병의원엔 위탁검사관리료가, 수탁한 검사기관엔 검사료가 건강보험에서 지급되는 게 원칙인데, 현재는 관행적으로 위탁기관이 일괄 지급받은 후 검사기관에 정산해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검사기관이 병의원과 계약하려고 과도한 할인 경쟁을 벌이고 불공정 계약이 이뤄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검사 질 저하 우려로도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뇌처럼 조절하는 '뉴로모픽' 칩으로 실시간 뇌 연결 해석한다
국내 연구팀이 뇌처럼 신호를 조절하는 뉴로모픽(사람의 뇌 구조를 닮은 소자) 시스템을 개발해 기존보다 2만 배 빠른 뇌 연결 분석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반도체기술연구단 박종길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뇌가 신경세포 간 신호 발생 순서에 따라 연결 강도를 조절하는 원리를 공학적으로 구현해 신경세포 활동 저장 없이 실시간으로 신경망 연결 관계를 학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뇌 신경망 연결 분석기술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핵심이다. 기존 기술은 신경세포 활동 데이터를 오랫동안 저장한 후 통계적 방법으로 신경세포 간 연결 관계를 계산해 왔지만, 신경망 규모가 커질수록 막대한 연산량이 필요해 뇌처럼 수많은 신호가 동시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실시간 분석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뇌의 학습 원리인 '스파이크 시각 차이 기반 학습'(STDP)을 하드웨어로 구현해 메모리를 줄일 수 있는 새 학습 구조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각 뉴런에 연결된 이전 뉴런들의 주소 정보를 저장하며 대규모 메모리를 잡아먹는 '역연결 테이블'을 제거해 뉴로모픽 하드웨어에서도 STDP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렇게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