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바비큐?…암 걱정 줄이는 최적의 음식 궁합은

고기·채소 함께 먹을 때 소변물질서 해독효과 확인
"배추·양배추·브로콜리·셀러리 함께 먹어야"

 여름철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가 있다면 단연 바싹 구운 삼겹살과 같은 바비큐 요리다.

 하지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바비큐 요리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숨어 있다.

 고기를 고온에서 조리할 때 생성되는 독성물질인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CAs.heterocyclic amines)이 대장암 등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과 한국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그 해답을 채소에서 찾았다.

 국제 학술지 '푸드 리서치 인터내셔널'(Food Research International)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대 식품과학영양학과, 조선대 식품영양학과 공동 연구팀(연구 책임자 사브리나 P. 트루도 교수)은 고기를 먹을 때 특정 채소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우리 몸의 대사 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총 25명의 참가자에게 고온에서 바싹 익혀 대장암 유발 물질(PhIP)이 많아진 햄버거를 기본으로, 십자화과 채소(배추, 브로콜리, 양배추 등) 또는 미나리과 채소(셀러리, 파스닙 등)를 단독 혹은 병용 섭취하게 한 후 소변 내 대사물질 660종의 변화를 정밀 분석했다.

 이 결과 십자화과 채소가 포함된 식사(십자화과 채소 단독 또는 십자화과+미나리과 채소 혼합)는 우리 몸속의 '해독 대사 물질'을 가장 활발하게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십자화과 채소 단독 섭취그룹에서 90개(36개 증가, 54개 감소), 혼합 섭취그룹에서 133개(51개 증가, 82개 감소)의 대사산물 변화가 확인됐다.

 특히 십자화과 채소 특유의 생리 활성물질로 몸에 좋은 설포라판 관련 화합물, S-메틸시스테인 등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는 십자화과 채소가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발암물질을 해독하고, 몸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을 돕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나리과 채소는 단독으로 섭취했을 때는 35개 대사산물에서만 변화를 보여 십자화과 채소만큼의 영향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혼합 섭취 때는 총 대사 산물의 변화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십자화과 채소는 발암물질의 해독을 촉진하고, 미나리과 채소는 발암 독성 생성을 억제하는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각 채소군을 함께 섭취하면 발암물질 활성화 효소와 해독 효소에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발암물질 해독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기를 먹을 때 채소의 이런 효과는 미국 환경보호국(EPA) 데이비드 M.디마리니 박사팀이 2013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한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된다.

 연구팀은 대장암과 구운 고기 섭취의 상관성을 보기 위해 16명의 지원자에게 총 4주 동안 100℃의 온도에서 덜 익힌 고기(레어·미디엄·미디엄웰던)와 250℃의 온도에서 바싹 익힌 고기(웰던)를 각기 먹도록 했다. 그런 다음 매주 각 지원자의 소변과 혈액을 채취하고, 직장 검사를 했다.

 이 결과 고온에서 바싹 익힌 고기를 섭취한 그룹에서 돌연변이율이 더 높아지는 것은 물론 암을 촉진하는 물질의 농도도 치솟았다.

 하지만, 고기를 먹을 때 상추와 양배추 등의 십자화과 채소를 함께 섭취하자 돌연변이 위험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발암 연구 권위자인 서울대 약대 서영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채소가 발암물질의 해독 과정을 강화하고, 잠재적으로 유전자 발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대장암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의 식단에는 이미 쌈 채소 문화가 잘 발달해 있는 만큼 고기를 먹을 때 특정 채소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고기 속 발암물질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히 입맛에 따라 채소를 고르기보다, 고기의 조리 방식이나 섭취 빈도에 따라 기능성 채소를 조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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