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진성당뇨병(T2DM) 사망의 거의 80%는 혈전증과 연관돼 있다. 혈전증은 염증이나 동맥경화 등으로 생긴 혈전(미세한 핏덩이)이 정맥이나 동맥을 막는 증상을 말한다. 드물긴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자의 이상 반응으로 혈전증이 보고된 사례도 있다. 전통적으로 과학자들은 손상된 혈관에서 분비된 단백질이 혈전을 유발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혈전증 유발 메커니즘이 발견됐다. 이 메커니즘은 PIEZO 1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해 혈전 생성을 유도했다. PIEZO 1은 몸 안에서 주요 기계 감각 이온채널(mechanosensory ion channel)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PIEZO 1은 혈전증을 예방하는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동물 실험에서 이 단백질의 발현을 막으면 혈전이 생기지 않았다. 아울러 혈전증 위험이 큰 환자를 미리 가려내는 진단 지표로 개발될 가능성도 컸다. 미국 '브리검 앤드 위민스 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칼럼 맥레이 박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많은 '돌파 감염' 사례는 현재 나와 있는 백신이 완전하지 않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 실제로 지금까지 개발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으론 오미크론 변이를 막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데이비드 호 교수팀, 2021년 12월 25일 저널 '네이처' 논문 참고.)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이는 오미크론 변이는 지금까지 출현한 신종 코로나 변이 중 가장 전염력이 강하다. 더 큰 문제는 오미크론 다음에 또 어떤 변이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코로나 변이를 차단하는 근원적 해법을 찾지 못하면 언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날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데 코로나19 종식의 희망을 안겨 주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는 물론 미래의 코로나 변이까지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T세포 면역 반응을 영국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 유형의 T세포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람이 갖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 T세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아닌 내부 단백질(internal protein)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입자의 내부
나이가 들면 독성을 띠는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뇌에 쌓여 간다. 이 두 단백질의 뇌 조직 침적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주요 특징이기도 하다. 먼저 아밀로이드가 침적하고 그 뒤를 이어 타우가 쌓이면 뉴런(신경세포)과 뉴런 연접부(시냅스)가 점차 와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성 치매의 주원인으로 꼽히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은 개발된 게 없다. 그러나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신체 활동을 늘리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과 학자들은 말한다. 왕성한 신체 활동이 왜 이런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신체 활동을 많이 하면 뇌 건강에 이로운 특정 단백질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백질은 시냅스 연결을 강화하고 인지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작용을 했다. 이런 효과는 이미 독성 단백질이 많이 생긴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질환 환자에게도 나타나 주목된다. 활발한 신체 활동이 고령자의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출 수도 있다는 의미다. 관련 논문은 7일(현지 시각)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저널인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실렸
심장에 조직 손상이나 염증이 생기면 섬유모세포(fibroblast cell)가 반응해 심부전(heart failure)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섬유모세포는 섬유성 물질을 만성적으로 과도하게 생성한다. 그러면 심장 근육의 경직성이 높아지면서 심장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데 이를 섬유증(fibrosis)이라고 한다. 섬유증은 심부전 외에도 신부전(kidney failure)이나 간경화 같은 심각한 질환에서 많이 관찰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에 사용된 것과 같은 mRNA(전령 RNA) 기술로 T세포의 유전자 프로그램을 바꿔 섬유모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이 개발됐다. 심부전을 일으킨 생쥐 모델에 이런 mRNA 나노 캡슐을 주입했더니 T세포의 공격으로 섬유모세포가 감소하면서 심장 기능이 극적으로 복원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의 조너선 A. 엡스타인 석좌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6일(현지 시간)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적 진전은, 환자의 몸에서 T세포를 분리하지 않고도 특정한 임상 적용을 위해 T세포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T세포의 유전자 프로그램
보통 '슈퍼버그'로 불리는 다제내성균은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동시에 투여해도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위험한 세균을 말한다. 항생제 반코마이신에 저항하는 황색포도상구균(VRSA)이 처음 발견된 건 25년 전이다. 현재는 메티실린에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상구균(MRSA)이 대표적인 슈퍼버그로 꼽힌다. MRSA는 치명적인 병원 내 감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다제내성균 문제는 세계 보건 의료계의 중대 현안으로 부상한 지 오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보면 미국에선 매년 최소 280만 명이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되고 이 가운데 3만5천여 명이 목숨을 잃는다. 최근엔 유엔도 식약 개발을 촉구했다. 신약이 개발되지 않을 경우 향후 10년간 2천400만 명이 다제내성균 감염으로 극심한 빈곤에 빠지고, 2050년엔 한해 1천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 '최후의 선택'으로 통하는 콜리스틴(colistin) 내성균까지 등장했다. 콜리스틴에 저항하는 슈퍼버그에 감염되면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콜리스틴 내성 슈퍼버그를 퇴치할 수 있는 신종 화합물을, 미국 록펠러대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차세
임신한 여성이 콜린(비타민B 복합체) 섭취를 늘리면 취학 연령까지 자녀의 주의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신부의 풍부한 콜린 섭취는 또 태아의 신경을 보호하고 인지 기능 손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으론 태아기 스트레스 및 알코올 노출, 자폐증, 간질, 다운 증후군 등이 지목됐다. 미국 코넬대의 바버라 스트럽(Barbara J. Strupp) 영양학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28일 미국 실험생물학학회 연합회(FASEB) 저널에 논문으로 실렸다. 레시틴 등 인지질의 구성 성분인 콜린(choline)은 간의 중성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린은 동식물계에 널리 존재하지만, 특히 난황(알의 노른자위), 붉은색 식육, 생선, 콩, 십자화과 채소류 등에 많다. 그러나 임신부가 먹는 태아기 권장 비타민에 콜린은 들어가 있지 않다. 그 결과 임신부의 90% 이상이 권장량보다 훨씬 적은 콜린을 섭취한다고 한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스트럽 교수는 "임신 기간에 섭취하는 표준 비타민에 콜린을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임신부가 콜린 섭취를 늘리면 장기적으로 자녀의 주의력
유방암은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암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보면 2020년 신규 암 환자의 11.7%가 유방암이었다. 이로써 유방암은 장기간 선두를 지킨 폐암(11.4%)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당연히 유방암은 여성의 주요 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유방암은 여러 기관으로 전이하는데 특히 뇌로 옮겨갔을 때 치명적이다. 유방암의 뇌 전이를 차단하는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침내 뇌에 전이하는 유방암을 차단할 수 있는 유력한 치료 표적이 발견됐다. 유방암이 뇌, 뼈, 폐 등으로 전이하는 데 관여하는 건 뜻밖에도 냄새의 지각을 돕는 후각 수용체 유전자였다. 실제로 동물 실험에서 이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자 유방암의 전이가 확연히 줄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신경학과의 바크호스 탄노우스(Bakhos Tannous) 박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셀 프레스(Cell Press)'가 발행하는 오픈 액세스 저널 '아이사이언스' (i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MGH는 하버드의대의 최대 교육병원이며, 탄노우스 박사도 하버드의대의 신경학과 부교수다. 4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
폐포(허파꽈리)는 허파 속 기관지 말단에 포도송이처럼 붙어 있는 공기주머니를 말한다. 이곳에선 분압 차이와 확산에 따른 가스 교환이 이뤄진다. 폐포를 통과하는 혈액의 적혈구는 몸 안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를 버리는 대신 산소를 실어 온몸으로 운반한다. 그런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폐 조직이 심하게 손상되면 폐 줄기세포 분화에 이상이 생겨 폐 기능이 복원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폐 기능 저하가 왜 그렇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설명한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폐를 집중 공격하면 걷잡을 수 없는 폐 염증, 폐포 세포의 파괴 및 재생 기능 훼손, 급속한 폐 섬유화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 분화 경로 이탈의 발견엔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 코로나19로 망가진 폐 조직을 복구하는 치료법 개발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세포 생물학'(Nature Cell Bi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폐포 줄기세포가 폐 조직을 복원하는 메커니즘은 인간이나 생쥐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앓고 나서 여러 가지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로 코로나19 환자의 절반은 회복 후 6개월 넘게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학계에선 이를 '장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long COVID) 또는 '포스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후군'(post-COVID syndrome)이라고 한다.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코로나19 회복 환자에 자가항체(autoantibody)가 많이 생겨 이런 후유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에 감염되면 몸 안에 항체가 생겨 후속 감염을 차단한다. 하지만 자가항체는 정상적인 자기 세포를 외부에서 온 것으로 오인해 공격한다. 이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하는데 루푸스병이나 류머티즘 관절염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진 코로나19 중증이나 위중증 환자에 자가항체가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증상이 심한 환자에 후유증이 따른다는 의미다. 그런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증상의 위중도와 상관없이, 심지어 무증상 감염자도 높은 수위의 자가항체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확진자가 코로나19를 앓고 회복해도 약 6개월 뒤까지 여러 가지 후유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