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전조' 간경화, 주범은 담즙산의 간 적체"

간경화 발생 분자 메커니즘 첫 규명
간세포 MCRS 1 결핍→담즙산 적체→섬유모세포 활성화→간 섬유증
스페인 CNIO 연구진, 유럽 간 학회 '간장학 저널'에 논문

 간경화(학술명 '간경변증')는 간염 등으로 인해 장기간 간세포 손상이 지속할 때 생긴다.

 간세포 손상은 간에 흉터가 축적되는 간 섬유증으로 진행되고, 이런 간 섬유증이 전체에 퍼지면 간경화가 된다.

 간경화는 그 자체로도 매우 위험한 병이지만, 치명적인 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간경화는 의학적 연구가 부족한 질병으로 꼽힌다. 질병의 특성상 실험에 쓸 만한 동물 모델이 부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스페인 국립 암 연구 센터(CNIO) 과학자들이 간경화가 발생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처음 밝혀냈다.

 간경화의 발생엔 MCRS 1이라는 간세포 단백질과 담즙산이 핵심 역할을 했다.

 이 발견은 효과적인 간경화 치료법을 개발하고, 어떻게 간경화가 간암으로 진행하는지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로 보인다.

 관련 논문은 유럽 간(肝) 학회(EASL)가 발행하는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에 최근 실렸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간 조직의 섬유화는 섬유모세포(fibroblast)의 활성화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섬유모세포가 어떻게 섬유화 과정에 개입하는지를 밝혀냈다.

 간세포(hepatocytes)가 MCRS 1이라는 단백질을 생성하지 못하는 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이렇게 되면 쓸개에 저장돼야 할 담즙산이 간에 쌓여 섬유모세포를 활성화하고 이것이 섬유증을 유발했다.

생쥐의 간경화 이미지

 CNIO의 '성장인자, 영양분, 암 연구 그룹'은 몇 년 전 MCRS 1 단백질이 대사 작용에 관여하고 몇몇 유형의 암과도 연관돼 있다는 걸 발견했다.

 당장 이 단백질이 간세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인체 대사 작용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 간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MCRS 1 단백질이 발현하지 않게 유전자를 조작한 생쥐에 실험해, 인간의 간경화와 비슷한 간 조직의 섬유화가 진행된다는 걸 확인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아만다 가리도 박사후연구원은 "간세포의 MCRS 1 결핍이 어떻게 간경화를 유발하는지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약물학적 전략을 개발하는 문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간 섬유증은 간 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s)의 변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간 성상세포가 섬유모세포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흉터 조직을 형성하는 물질이 합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 성상세포의 변형과 섬유모세포의 활성화를 촉발하는 메커니즘은 알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서 담즙산이 핵심 고리라는 게 드러났다.

 간세포가 MCRS 1을 만들지 못하면 담즙산의 흐름이 바뀌어 섬유모세포의 FXR 분자 수용체를 활성화했다.

 FXR 수용체는 간경화 발생 과정에 시동을 거는 스위치 역할을 했다.

 이 분자 경로는 간경화 치료법 개발의 중요한 표적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간세포의 유전자를 제어하고 간의 정상 기능을 유지하는 MCRS 1의 알려지지 않았던 역할도 이번에 확인됐다.

 이 FXR 수용체는 이미 몇몇 간 질환 치료제의 표적으로 쓰이고 있다.

 미국에서 임상 시험 중인 반합성(semi-synthetic) 담즙산 제제 '오칼리바(Ocaliva)'가 그런 경우다.

 그런데 오칼리바의 잠정적 부작용 위험이 최근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보고됐다.

 오칼리바는 일부 환자에게 심한 섬유증과 전격적인 간 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CNIO 연구팀이 이번에 발표한 실험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우리의 데이터는 섬유증의 활성화에 담즙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시사한다"라면서 "이건 미래의 간경화 치료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강조했 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국내산 헤어드라이 전자파 1168mG(인체보호기준 833mG) 검출…"안전기준 넘어"
국내산 헤어드라이어 전원을 켜고 전자파 측정기를 가까이 대자 측정기 속 숫자가 1168mG(밀리가우스)까지 치솟았다. 중국산 헤어드라이어도 최대 922.3mG를 기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체보호 기준 833mG를 넘어선 수치다.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5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헤어드라이어, 휴대용 선풍기 등 전기전자제품의 전자파 측정 시연을 했다. 센터는 "과기정통부는 시중 유통 제품 중 833mG를 초과한 사례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기정통부가 833mG를 안전 기준으로 내세운 데 대해서도 "엉터리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센터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소아 백혈병 원인에 대한 연구 결과로 내세운 4mG가 인체 보호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시연에서 목에 거는 휴대용 선풍기와 노트북 어댑터에서는 최대 360.4mG, 440mG의 전자파가 각각 검출됐는데, 센터는 "4mG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이므로 위험하다"고 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적 측면에서만 접근할 뿐 국민의 건강이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많이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