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이 완전한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로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싶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난 30일 서울 휘경동 삼육서울병원에서 만난 이수련 간호사(31)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견뎌낸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정부는 다음 달 1일 0시부터 코로나19 위기단계 수준을 '경계'로 하향하면서 '7일 격리 의무' 등 대부분의 방역 규제를 풀기로 했다. 10시간이 넘는 근무로 밤을 꼬박 새우고 인터뷰에 나선 그였지만,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그는 현재 내과병동에서 9년 차 간호사로 일하고 있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코로나19 격리 병동에서 환자들의 곁을 지키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의료진의 소임을 다했다. 특히 그는 환자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돌보는 간호사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코로나19 유행 초창기였던 2020년 6월, 이 간호사가 코로나19에 걸려 격리된 93세 치매 환자를 위로하기 위해 두꺼운 방호복 차림으로 환자와 마주 앉아 화투패를 든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 이 간호사는 "환자분이 고령에 치매가 있으셨는데 혼자서 아무것도 안 하고 계시니까 너무 기운이 없어 보이셨다. 어떻게 힘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반발해 '준법투쟁'을 벌이고 있는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불법진료행위' 사례들을 모아 24일 공개했다. 의사가 해야 할 진료행위들을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PA'(진료보조)로 불리는 간호사들이 일부 대신하고 있다는 것인데, 간호사들은 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사 수가 부족해 간호사들이 대장용종 절제 등을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불법적인 '업무 전가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호협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8일 오후 '불법진료 신고센터'를 개설한 이후 23일까지 5일간 총 1만2천18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앞서 간호사들은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반발해 간호사 업무범위 밖에서 행해지는 '불법' 진료행위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벌여왔다. 협회가 신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종합병원에서 5천46건(41.4%)으로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됐다. 상급종합병원 4천352건(35.7%), 전문병원 등 병원 2천316건(19%), 의원급 병원과 보건소 475건(3.9%)이 뒤를 이었다. 병상 수 기준으로 보면 500∼1천 병상을 보유하고 있는 병원에서 3천486건(28.6%), 1천 병상 이상 2
비타민 K1이 노인들의 골절 입원 위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에디스 코원(Edith Cowan) 대학 영양·건강 혁신 연구소(Nutrition and Health Innovation Research Institute)의 마크 심 박사 연구팀이 여성 노인 1천373명(70세 이하)을 대상으로 14.5년간 진행된 종단 연구(Perth Longitudinal Study of Aging Women)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내용은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 기간에 이 중 404명이 골절로, 153명이 고관절 골절로 입원했다. 음식을 통해 비타민 K1을 매일 100마이크로그램 이상(섭취량 상위 25%) 섭취한 노인은 60마이크로그램 이하(섭취량 하위 25%) 섭취한 노인보다 골절과 연관된 입원 위험이 3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고관절 골절과 관련된 입원율은 49% 낮았다. 비타민 K1 섭취량이 많을수록 장기적인 골절과 관련된 입원 위험은 더욱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타민 K1은 오스테오칼신 같은 뼈를 튼
대한간호협회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 총궐기 대회'를 열고 간호사 처우 개선과 업무 범위 등을 규정한 간호법을 조속히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간호법은 보건의료 질서를 정립하고 간호돌봄에 대한 국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필수 민생개혁 법안"이라며 "(관련 법규가) 70년 넘게 의료법이라는 낡은 법체계에 묶여있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간호사들은 2년 9개월 동안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며 국민과 환자를 지키기 위해 헌신했다"며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간호인력 확충과 투자에 나서는데 우리나라는 기본 중의 기본인 간호법조차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 명, 경찰 추산 3만 명이 참석했다. 전국 간호사와 간호대학생이 대규모로 모이면서 국회 앞 의사당대로 왕복 8차로가 전면 통제됐다. 간호단체들은 ▲ 간호사 업무 범위 규정 ▲ 간호종합계획 수립 ▲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을 담은 간호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1951년 제정된 현행 의료법이 다양화·전문화하는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90개국이 간호법을 제정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성인 암 생존자는 심부전,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대 심장-종양 실장 로베르타 플로리도 교수 연구팀이 1987년에 시작된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Study) 참가자 1만2천414명(평균연령 54세)의 2020년까지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최근 보도했다. 이들은 55%가 여성, 25%가 흑인이었고 3천250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암 생존자는 일반인보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4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심부전 발생률은 52%, 뇌졸중 발생률은 22% 높았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 또는 기능 이상으로 혈액을 온몸에 펌프질해 내보내는 심장 좌심실 기능에 문제가 발생, 체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이 위험요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위험이 암의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도 살펴봤다. 그 결과 유방암, 폐암, 대장암,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대생들이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가시험 거부 등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주장을 철회해달라고 6일 요청했다. 신경림 간협 회장은 이날 '전국 간호대학생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서신에서 "간호법 제정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 건강 증진에 있는 만큼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예비 간호사인 간호대생들이 국가시험을 거부해선 안 된다"며 이렇게 요청했다. 전국 16개 시도 간호대생 대표들로 구성된 전국간호대학생비상대책본부는 전날 국회 앞에서 "간호법이 오는 11일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간호사 국가시험 거부와 동맹휴학 등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간협은 간호법 제정이 시급하다면서도 간호대생의 국시 거부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간호법 제정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조금이라도 대립하는 상황이 되어선 안 된다 . 국시 거부 주장을 거두고, 간협이 주장하는 간호법 제정 활동을 믿어달라"고 했다. 그동안 간호계에서는 간호사의 전문성을 고려해 의료법과 독립된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현재 간호사는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 등과 함께 의료인으로 분류돼 의료법 적용을 받고 있다. 간호
(수원=휴먼메디저널) 박희수 기자 = 간호 실습 시뮬레이션(NTS, Nursing Training Simulation)이 개발돼 신규 간호사들이 업무 부적응으로 사직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간호사교육연구센터(대표 전호웅)는 신규 간호사의 업무 적응력을 높이는 간호 실습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NTS는 대학교에서 주사, 관장 등 간호 처치술에 초점을 맞춘 기존 간호 시뮬레이션 범위에서, 임상 실무 중 요구되는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 능력 및 판단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확대한 게 특징이다. 기존 간호 실습 시뮬레이션은 배뇨 곤란 환자처럼 단순한 상황 시나리오에 대한 간호 처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간호 대상자들은 한 가지가 아닌, 여러 문제를 지난 상태에서 입원하므로 간호사에게는 환자가 증상을 호소할 때 그 원인을 정확히 사정하고 이에 따라 필요한 간호를 제공하는 판단력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 판단력을 높이는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려면 일차적으로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가 중요함에도 현재 간호학 시뮬레이션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국내에 거의 없었다. 이들마저도 국내에서 만든 게 아니라, 환자 사례가 우
초기 유방암은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이 6~22%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암연구기구(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의 아일린 모건 박사 연구팀이 북남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에서 발표된 400여 편의 관련 연구논문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3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유방암 환자의 암 전이율은 6~22%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나 위험요인에 따라 유방암 전이율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우선 35세 이전에 첫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경우 암 전이율은 12.7~38%로 상당히 높았다. 50세 이후에 발생한 유방암은 전이율이 3.7~28.6%였다. 이는 젊었을 때 발생한 유방암은 공격성이 강하거나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유방암의 유형에 따라 전이율도 차이가 있었다. 관내강 B형(luminal B) 유방암은 전이율이 4.2~35.5%로 관내강 A형(luminal A) 유방암의 2.3~11.8%보다 훨씬 높았다. 관내강 A형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
췌장암 수술에서 종양을 제거한 직후 종양이 있던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하는 '수술 중 방사선 치료'(intraoperative radiation therapy, 이하 IORT)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 연구팀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췌장암 수술을 받은 30명의 체액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수술받은 환자들을 IORT 시행 환자군 17명과 미시행 환자군 13명으로 나눠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IORT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체액에서 췌장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사이토카인 성분이 더 많이 검출됐다. 또 췌장암 세포와 환자의 체액을 동시에 배양했을 때 IORT 시행 환자군에 서 췌장암 세포 증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IORT 시행 환자군은 수술 후 7일째와 14일째에 시행한 혈액 검사에서 T세포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등 면역 기능이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또 다른 면역세포인 NK세포(natural killer cells)도 유의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IORT 시행이 수술 부위 주변 환경의 면역반응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