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모든 국민이 한 번쯤은 경험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긴 면봉을 코 깊숙이 넣었다 빼는 장면은 이제 익숙한 기억이 됐다. 이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을 채취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방식이다. 채취한 시료 속에 들어 있는 극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수백만∼수십억 배까지 증폭해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원리다. 코로나19 검사에서는 고온과 저온을 반복하는 과정에 DNA를 풀고, 붙이고, 다시 합성하는 단계를 거치며 특정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늘려가는 기술이 사용됐다. 이 과정에 고온 환경에 사는 미생물에서 발견된 효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해저에서 뜨거운 물과 광물이 분출되는 심해 열수 분출구에 사는 미생물에서 발견된 효소가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DNA 증폭 기술의 핵심 도구로 쓰였다. 심해 미생물인 피로코쿠스 퓨리오수스에서 얻은 중합효소가 정밀한 DNA 증폭에 활용된 것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7일 "극한 환경에 적응한 해양 미생물에서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효소가 발견됐고, 이런 효소가 바로 PCR 같은 유전자 증폭 기술에 활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아젠다연구소 손미영 박사 연구팀은 사람의 장과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구현한 세포 모델을 개발해 신약의 위장관 독성을 전임상 단계에서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평가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7일 밝혔다. 위장관 독성은 약물 투여 후 구토, 설사, 점막염 등 장에 손상이 나타나는 부작용을 말한다. 이러한 부작용은 임상 중 치료 중단이나 용량 감소로 이어져 신약 개발 실패의 주요 원인이 된다. 지금까지 위장관 독성 평가는 주로 대장암 유래 세포(Caco-2)를 사용하거나, 세포가 완전히 죽은 뒤에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실제 사람의 정상 장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세포가 살아 있어도 장의 보호 기능이 먼저 약해지는 초기 독성 신호를 포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hIEC 모델'은 인간 줄기세포에서 만들어진 정상 장 세포로, 영양분을 흡수하는 세포와 점액을 분비하는 세포 등 실제 사람의 장을 이루는 다양한 세포들을 함께 갖추고 있다. 연구팀이 항암제, 표적치료제, 소염진통제 등 임상에서 사용되는 17종의 주요 약물을 적용해 독성 예측 정확도를 평가한 결과, 위장관 독성을 94%의 정확도로 예측
비만이나 대사 이상을 동반하는 간암이 유독 빠르게 진행되고 항암제도 잘 듣지 않는 이유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팀이 간 섬유화 과정에서 분비되는 '엔도트로핀'(Endotrophin)이라는 물질이 암세포 표면의 'CD44' 수용체와 결합해 암을 악화시키고, 항암제 내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비만과 대사 질환은 간 조직에 만성적 손상을 입혀 간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대사 연관 간암은 암세포 증식이 빠르고 기존 표적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려웠다. 엔도트로핀은 간암 환자에게서 높은 수준으로 검출돼 간암 악성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이 신호 물질이 구체적으로 어떤 통로를 거쳐 암세포에 명령을 내리는지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엔도트로핀의 파트너인 CD44 단백질을 찾아냈다. 비만 상태의 간 조직에서 과도하게 발생한 엔도트로핀은 암세포 표면의 CD44 단백질과 결합하는데, 이때 암세포 내부에서는 'STAT3'라는 신호 경로가 활성화된다. 이 경로가 켜지만 암세포는 폭발적으로 증식해 주변 조직으로 침
구강용품 사용 금지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치약을 수입·판매한 애경산업이 수입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허가(신고)받지 않은 성분(트리클로산) 검출'과 '회수절차 미준수'와 관련, 애경산업에 대해 해당 품목 수입업무정지 4개월 15일(3월 18~8월 1일) 처분이 지난 4일 내려졌다. 또, 식약처는 수입업자의 준수사항 위반(품질 부적합) 관련, 전 수입업무정지 3개월(3월 18~6월 17일) 처분을 결정했다. 트리클로산은 제품이 쉽게 변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보존제 성분으로, 한국에서는 2016년부터 구강용품에 사용이 금지됐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1월 20일 애경산업의 2080 수입 치약 전 제조번호 제품 및 국내제조 치약에 대한 트리클로산 검사 결과, 국내에 들여온 2080치약 수입제품 870개 제조번호 중 754개 제조번호에서 트리클로산이 최대 0.16%까지 검출됐다고 밝혔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치약에 트리클로산이 0.3% 이하로 쓰일 경우 안전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애경산업 현장점검에서는 회수에 필요한 조치가 지연되는 등 회수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 해외 제조소에 대한 수입 품질관리가 미비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 분야 인공지능(AI) 개발의 핵심 기반이 될 '건강인 한의 핵심 생체지표 백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백서는 AI 개발에 필수적인 한의 임상데이터의 'AI-ready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의약 분야에서는 통일된 측정 절차와 참조 기준이 미비해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분석·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백서는 1만3천명에 달하는 건강인의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인의 표준 분포'를 제시했다. 한의 임상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생체지표에 대해 표준 측정 절차서(SOP), 한국인 성별·연령별·체질별 표준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한의학연은 백서에 공개된 표준 측정 절차서를 준수해 데이터를 수집할 경우 개별 연구자와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1만3천명의 건강인 참조데이터와 연계해 통합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별도의 가공 없이 AI 학습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AI-ready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의 AI 개발 진입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한의학연은 전망했다. 일부 한방의료기관에서는 백서의 표준 프로토콜을 도입해 AI 기반 진료체계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의학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권경하 교수 연구팀이 딥러닝과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결합해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혈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무선 웨어러블 혈류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장치는 혈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비침습 방식) 혈류 속도와 혈관 깊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깊이에 온도 센서를 배치해 열의 이동 경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해 복잡한 체온 분포 속에서 혈관 깊이와 실제 혈류 속도를 실시간으로 분리·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AI를 적용해 복잡한 체온 분포 속에서 혈관의 깊이와 실제 혈류 속도를 정확히 구분해 냈다. 실험 결과, 초당 1∼10㎜ 범위의 혈류 속도를 오차 초속 0.12㎜ 이내로, 1∼2㎜ 범위의 혈관 깊이를 오차 0.07㎜ 이내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수준의 오차로, 일반적인 웨어러블 기기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정밀도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전자패치는 응급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거나 고혈압·당뇨 환자의 맞춤형 건강관리, 쇼크와 같은
제2형 당뇨병 예방에 가장 적합한 하루 수면 시간은 7시간 18분이며, 평소 이보다 많이 자는 사람이 주말에 2시간 이상 보충 수면을 할 경우 오히려 당뇨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장쑤성 난퉁대 장펑 교수팀은 5일 의학 저널 BMJ 오픈 당뇨병 연구 및 진료(BMJ Open Diabetes Research & Care)에서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가자 2만3천여명의 수면 시간·패턴과 당뇨병 지표인 추정 포도당 처분율(eGDR) 간 관계를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사 건강에 가장 좋은 수면 시간은 하루 7시간 18분으로 나타났다며 평소 수면이 이보다 적은 사람은 주말에 1~2시간 더 자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2시간 이상 과도하게 더 자면 오히려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많은 연구에서는 수면 시간이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및 관련 대사 질환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그러나 평소보다 주말에 더 오래 자는 보충 수면이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09~2023년 수행된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
세계 비만예방의 날인 4일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지방간이 '대사질환의 경고 신호'라며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사기능장애 관련 지방간질환'은 간에 지방이 쌓인 단순 지방간부터 지방간염, 섬유화와 간경변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소아청소년 비만이 늘면서 이 질환은 해당 연령대에서 가장 흔한 간질환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의 약 7∼14%, 비만 아동의 30∼50%가 대사기능장애 관련 지방간을 보유하고 있다. 지방간은 비만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비만과 각종 대사질환을 악화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지방이 쌓이고 염증이 생긴 간은 헤파토카인이라는 물질을 비정상적으로 분비하는데, 이 물질이 근육과 지방조직의 인슐린 저항성을 떨어트리고 이에 따라 혈당 조절이 어려워진다. 이런 경우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커지기도 한다. 류인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지방간에 대해 "같은 정도로 살이 쪄도 지방간이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의 미래는 완전히 다르다"며 "지방간이 있다는 것은 단순히 간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대사질환 고위험군이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초기 단계에서는 대부분 간
아이를 낳는 일은 축복이지만 그 뒤에 가려진 산모들의 심리적 고통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가 초저출산이라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산후우울증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산후우울 실태와 개선 방안 연구'(연구자 이소영·김자연·홍혜영·임지영) 보고서에 따르면 출산 후 산모가 겪는 정신건강의 위기는 추가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결정 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통계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산후우울증을 진단받는 산모의 비율은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 출산 후 12개월을 기준으로 한 산후우울증 유병률은 2015년 1.38%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3.20%로 집계됐다. 불과 7년 사이에 2.3배가 넘는 수치로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산후 6개월 시점의 유병률 또한 같은 기간 0.73%에서 1.85%로 두 배 이상 높아져 산모들의 정신적 건강 상태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산모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은 수치보다 더 생생하고 아프다. 2024년 산후조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에 아이를 낳은 산모 10명 중 약 7명에 가까
경북대병원은 본원 피부과 소속인 김준영 교수와 방진선 전공의가 손발톱에 발생하는 악성 흑색종의 핵심 징후인 '허친슨 징후'와 양성 질환에서 나타나는 '가성 허친슨 징후'를 감별할 수 있는 6가지 새로운 임상적 기준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손발톱에 검은 선이 생기는 조갑흑색선조 환자 가운데 악성 흑색종 환자 123명과 양성 질환 환자 290명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악성 흑색종에 의한 징후로는 손발톱 너비의 절반을 넘는 넓은 색소침착, 기존 흑색선조보다 넓은 색소침착, 불연속적인 색소침착이라는 특징을 확인했다. 반면 양성 질환에서 나타나는 가성 징후는 직선 형태의 측면 경계, 근위부로 갈수록 색이 옅어짐, 피부확대경 관찰 시 사라지는 색소침착이라는 뚜렷한 차이를 파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6가지 임상적 기준을 활용하면 불필요한 조직검사와 수술을 줄이고, 조기 진단 확률을 높여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피부과학 분야 학술지인 JAAD(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2026년 2월호에 게재됐다.
◇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 우리 몸의 축대를 잘 세우려면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스트레스와 면역체계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이 둘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흔히 스트레스 지수가 높으면 내분비 기관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또 짧은 시간에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계의 조절 기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심혈관, 호흡, 소화, 비뇨기 및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를 자율신경실조증이라고 한다. 머리가 동그랗게 빠지는 원형탈모증도 대표적인 스트레스성 질환이다. 입시생들에게 흔한 질병이다. 갑자기 귀가 안 들리는 돌발성 난청도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시험 때만 되면 종일 설사를 하거나 반대로 심한 변비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인데, 이것 역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병이다. 예전에 많은 여성이 갑작스럽게 '앉은뱅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많은 여성이 똑바로 서지 못하고 앉거나 쪼그린 채 걸어 다녔다. 물론 결핵성 척추염 같은 척추 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도 흔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었다. 왜 그랬을까.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
어린 시절 충치가 여러 개 있거나 중증 잇몸염증을 앓은 아이들은 성인이 됐을 때 뇌졸중, 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니콜리네 뉘고르 박사팀은 4일 의학 학술지 국제심장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에서 56만8천여명을 대상으로 구강 건강과 성인기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관계를 20년 이상 추적,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뇌고르 박사는 "교육 수준 등을 고려한 후에도 구강 질환이 있을 경우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뚜렷하게 높았다"며 "이는 어린 시절 충치와 잇몸질환 예방을 위한 양치질이 성인기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세계심장연맹(World Heart Federation) 합의 보고서는 치주염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근거가 있다며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이 전신 염증을 유발해 죽상동맥경화 진행을 가속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뇌고르 박사팀은 이전 연구에서 중증 잇몸질환이 있었던 어린이는 제2형 당뇨병 발생률이 최 대 87% 높고, 충치가 여러 개인 경우에는 19% 높다는 사
백혈구 면역 반응을 추적해 항암제 약효와 암 재발 여부를 알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팀이 혈액 속 백혈구의 접착력 변화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암 재발과 항암제 치료 반응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칩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기술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미세관이 얽혀 있는 칩 안으로 혈액을 흘려보낸 뒤 관에 부착된 백혈구의 숫자를 자동 프로그램으로 읽어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치료 단계에서 항암제의 효능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수술 후 재발 여부까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 유방암에 걸린 쥐의 백혈구는 건강한 쥐의 백혈구에 비해 칩 내벽에 달라붙는 숫자가 최대 40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 효과가 있는 약물(독소루비신)을 투여한 결과 종양 성장이 억제되면서 백혈구의 부착 빈도가 즉각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치료 효과가 없는 약물을 투여했을 때는 높은 접착 상태가 유지됐다. 또 수술로 일차적인 암 조직을 제거한 뒤 육안이나 영상 진단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미세 전이가 시작되는 단계에서도 백혈구 접착력이 다시 상승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재발·전이 가능성을
질병관리청은 오는 4일인 세계 비만의 날을 맞아 대한비만학회와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관리수칙을 공동 제정해 배포한다고 3일 밝혔다. 소아청소년기는 신체·정서적 성장과 발달이 이뤄지는 시기로서, 이 시기에 만들어진 생활습관은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평생 건강과도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최초로 소아청소년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간주하고 이번 수칙을 제정했다. 수칙은 보호자(학부모 및 교사)·초등학생·중고등학생용으로 나뉘어 마련돼 가정·학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다학제 전문가가 참여해 눈높이에 맞춘 내용으로 제작했다. 초등학생 대상 수칙에는 '아침밥은 꼭! 식사는 제때! 채소랑 고기·생선·달걀·두부 등의 단백질 음식은 골고루! 햄버거·튀김·라면은 가끔만!', '목마를 땐 물 먼저, 달달한 음료는 가끔만!', '간식은 과자 대신 과일·우유·무가당 요구르트·견과류로!' 등의 문구가 포함됐다. 운동 관련으로는 '오래 앉아 있지 말 것', 'TV·스마트폰은 하루 2시간 이내' 등이 권고됐다. 특히 식습관이나 운동 외에도 '오늘 소중한 내 몸은 어떤가요? 기분부터 살펴봐요', '속상하고 힘들 때, 먹지 말고 몸을 움직여요' 등 자존감이나 정서와 관련한 수
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 굵기의 미세캡슐을 이용해 염증성 장 질환(IBD) 치료제를 대장까지 안전하게 전달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국립부경대학교는 휴먼바이오융합전공 이세중 교수팀이 영남대 최창형 교수팀과 공동으로 대장염 치료용 차세대 경구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혈액순환 개선제로 쓰이는 '펜톡시필린'의 항염 효과에 주목했다. 이 약물은 염증 억제 능력이 뛰어나지만, 입으로 복용할 경우 위에서 분해되거나 체내에서 빠르게 사라져 정작 대장염 치료에는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약물을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미세캡슐에 담는 기술을 고안했다. 이 캡슐은 강한 산성인 위에서는 형태를 유지하며 약물을 보호하다가, 중성 환경인 대장에 도달하면 부풀어 오르며(팽윤) 약물을 방출한다. 동물실험 결과, 이 시스템을 적용한 대장염 모델에서 체중 감소와 설사, 장 길이 단축 등의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됐고, 장내 미생물 환경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부경대 석사과정 박지연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해 실험을 주도했다. 이세중 교수는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필요한 부위에만 정확히 약물을 전달하
수면 부족이 심혈관질환이나 대사질환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면시간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중장년층에 흔한 망막 질환인 '망막전막'(Epiretinal Membrane·ERM)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세의대 안과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망막'(Retina)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7∼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참여한 1만5천240명을 분석한 결과 평일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망막전막 발생 위험이 25% 높은 연관성이 관찰됐다. 망막전막은 우리 눈에서 빛을 감지하고 뇌로 신호를 전달해 시력을 유지하는 핵심 부위인 망막의 앞 표면에 반투명한 막조직이 형성되면서 황반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망막앞막, 황반주름 등으로도 불린다. 초기에는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고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아 노안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질환이 진행하면 물체가 휘어져 보이거나 상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나고 결국에는 그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망막전막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
배가 불러도 달콤한 간식에 계속 손이 가는 이유는 포만감을 느껴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뇌는 의지와 관계 없이 맛있는 음식 신호에 계속해서 반응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토머스 샘브룩 박사팀은 3일 과학 저널 애피타이트(Appetite)에서 대학생 76명에게 음식 보상 기반 학습 게임을 하게 하면서 뇌파검사(EEG)로 뇌 활동을 측정하는 실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샘브룩 박사는 "식사 후 참가자들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 아무리 배가 불러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에 대한 뇌의 반응은 꺼지지 않았다"며 "이는 배고픔이 없는 상태에서도 음식 신호가 뇌를 자극해 과식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먹는 행동은 몸의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항상성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으로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음식 광고와 간식 자극이 넘쳐나는 오늘날 환경에서 사람들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비만은 전 세계적인 주요 건강 위기가 됐지만 비만 증가가 단순히 의지력의 문제는 아니라며, 이는 음식이 풍부한 환경과 군
'단백질바', '에너지바' 같은 국내 영양바 제품 300여개 성분을 분석했더니 평균적으로 지방이 권고량보다 과다하게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한국영양학회 학회지 최신호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시중에 '영양바', '에너지바', '단백질 (또는 프로틴)바' 등의 이름으로 유통되는 325개 제품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대상 제품의 1회 분량에 포함된 열량, 탄수화물, 당, 단백질, 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 등 의무 표시 영양성분의 함량 및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을 확인했다. 또 이를 활용해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백분율과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대비 기여율, 영양밀도지수를 산출했다. 영양밀도지수가 1을 초과하면 열량 대비 해당 성분 함량이 기준치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제품은 평균적으로 1회 분량 섭취 시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에너지 9.6%, 탄수화물 6.7%, 단백질 16.8%, 지방 16.9%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지방의 에너지 기여율(42.5%)과 영양밀도지수(1.8)는 모두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의 적정 범위(15∼30%)와 열량 대비 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뇌인지과학과 이상완 교수 연구팀이 인간 뇌의 학습 원리를 딥러닝에 적용해 인공지능(AI) 모델도 안정적으로 학습시키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우리 뇌는 현재 벌어지는 일을 단순히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먼저 예측하고, 실제 결과가 다르면 그 차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스스로 수정한다. 바둑에서 상대의 다음 수를 예상했다가 빗나가면 전략을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 이 같은 정보처리 방식을 '예측 부호화'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이 원리를 AI에 적용하려 했지만 신경망이 깊어질수록 오차가 특정 부위에 몰리거나 아예 사라져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반복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은 AI가 결과만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오차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까지 다시 예측하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를 '메타 예측'이라 설명하는데 '틀림을 한 번 더 생각하는 AI'를 말한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서 깊은 신경망에서도 학습이 멈추지 않고 안정적으로 진행됐다. 총 30가지 실험 중 29개에서 현재 AI의 표준 학습법인 '역전파'보다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역전파는 AI가 '틀린 만
질병관리청은 앞으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를 팍스로비드 1종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공급해온 코로나19 치료제 3종은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주사제인 베클루리주다. 팍스로비드는 60세 이상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 면역 저하자 중 경증·중등증 대상으로 사용된다. 팍스로비드 투여가 제한된 환자는 라게브리오와 베클루리주를 쓴다. 팍스로비드와 베클루리주는 품목 허가를 받아 2024년 10월 25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왔다. 반면 라게브리오는 품목 허가를 못 받아 현재까지 '긴급 사용 승인'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고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라게브리오를 공급해왔으나, 재고의 유효 기간이 끝남에 따라 라게브리오는 다음 달 17일부터 사용이 중단될 예정이다. 먹는 치료제는 팍스로비드 하나만 남는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최근 브리핑에서 "라게브리오는 품목 허가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 승인 상태로만 사용해왔다"며 "현재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부 차원의 재구매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라게브리오 사용이 중단되면 기존 라게브리오 대상군은 베클루리주를 쓸 수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팍스로비드 투여 제한 환자에게 베클루리
새 학기를 앞둔 학령기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등 감염병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입학과 개학으로 단체생활이 시작되면 잠시 주춤했던 독감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직 예방접종 전이라면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는 게 좋다. 28일 의료계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독감과 백일해, 수두 및 유행성이하선염은 개학 이후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큰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중 독감의 경우 최근 다소 감소하긴 했으나, 개학 이후 단체생활로 인해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질병청의 판단이다.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감시 결과 올해 8주 차인 이달 15∼21일 기준 외래환자 1천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44.2명이다. 직전 주인 7주차 45.9명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으나, 전년 동기(9.5명)는 물론 이번 절기 유행 기준(9.1명)보다 높은 수준의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연령별로는 7∼12세가 121.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6세(81.3명), 13∼18세(64.0명) 순으로,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중이다. 현재 유행 중인 B형 독감은 국가예방접종에 쓰이는 독감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므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비만 치료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 요법을 병행하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을 최대 6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T. H. 챈 공중보건대학원 프랭크 후 교수팀은 27일 의학 저널 랜싯 당뇨병 및 내분비학(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서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생활 습관과 GLP-1 RA 사용 여부, 심혈관 건강을 추적 관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후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매우 효과적인 GLP-1 약물치료 시대에도 생활 습관이 여전히 당뇨병을 관리하고 심혈관 위험을 줄이기 위한 핵심 요소이고, 현대 약물의 이점을 상당히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11~2023년 미국 보훈부(VA)의 '밀리어 베테랑 프로그램' 자료를 활용해 기존에 심혈관 질환 병력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 9만8천261명의 생활 습관, GLP-1 RA 사용 여부, 심혈관 건강 간 관계를 분석했다. 건강한 생활 습관에는 건강 식단, 규칙적인 운동, 비흡연, 양질의 수면, 최소 음주, 적절한
"기한도 모르는 내 인신 구속을 남들이 결정한다는데, 내가 직접 나가서 따질 수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정신장애 당사자 인권단체 파도손의 이정하 대표가 말했다. 구속적부심에서 피의자가 법정에 나가 직접 진술할 수 없다고 하면 어떨까. 일반적 구속 절차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강제 입원이라는 인신 구속에 맞닥뜨린 정신질환 당사자들에게 심사 참석·직접 진술권은 고작 허용된 지 1년 반 된 권리일 뿐이다. 27일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4년 7월 개정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이후 입원적합성심사에 참석해 본인의 의견을 진술한 사례는 단 두 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마저도 현장이 아닌 화상 회의 참석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집계한 국내 신고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비자의입원 건수는 2020년 2만9천842건, 2021년 3만272건, 2022년 2만9천200건, 2023년 3만1천459건, 2024년 3만458건으로 매년 3만건 내외였다. 2024년 7월 개정법이 시행된 이후 1년반가량 4만5천건정도의 비자의입원이 진행됐다고 생각했을 때, 당사자 심사 참여율은 0.0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입원적합성심사(입적심)란 보호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 혹은 비(非)자의입원은 자유 박탈일 뿐 아니라 이송과 격리·강박 과정에서 인권 침해 위험이 따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장에서는 국가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공적 책임을 피하고 이를 환자 가족 등 개인에게 전가하고 있으므로 보호의무자 제도를 폐지하고 공적 입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안에는 세부 정책 과제로 '보호의무자 제도 개선(정신질환자 이송 및 입원제도 개선 검토 포함)'이 담겼다. 정신건강복지법상의 보호의무자란 민법에 따른 후견인 또는 부양의무자로서 정신질환자를 보호하고 적절한 치료·요양과 사회 적응 훈련을 받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현행법상 정신질환자의 비자의(보호)입원 신청 시에는 보호의무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간 당사자·유관단체·학계 등으로 구성된 기본계획 추진단은 경찰·소방·정신건강전문요원이 팀을 이뤄 현장에 공동 출동하는 정신건강구급차를 시범 운영하고 사법심사 또는 독립적 심사기구가 비자의입원의 적합성 및 연장 여부를 심사하도록 하는 안을 논의해왔다. 계획안의 이송 지원안으로는 10곳인 정신응급 이송 지원 합동대응센터를 2030년까지 17곳으로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