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1차 방어선인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조직 세 층으로 구성된다. 이 중 중층편평상피로 구성된 표피는 안쪽부터 기저층, 유극층, 과립층, 각질층으로 나뉜다. 여기에 덧붙여 손바닥, 발바닥 등의 두꺼운 피부에는 투명 층이 따로 있다. 표피세포가 오래되면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채워져 단단한 각질로 변한다. 이렇게 죽은 표피세포가 밀착 결합해 형성한 각질층은 우리 몸을 지키는 '장벽' 같은 역할도 한다. 결국엔 각질도 떨어져 나가, 싱싱한 새 세포의 보충이 필요하다. 그래서 표피의 기저층 줄기세포가 분열하고 성장해 피부 표면 쪽으로 이동하는 대체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피부가 기온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각질층을 형성하고, 동시에 기저층 세포 분열을 자극하는 세포 재생 메커니즘을 미국 록펠러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이 메커니즘에 이상이 생기면 왜 아토피 피부염이나 건선(psoriasis) 같은 난치성 피부병이 생기는지도 확인했다. 록펠러대의 일레인 푸치스 석좌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1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푸치스 교수는 피부
조산아는 부모와 애착이 형성되지 않는 반응성 애착 장애(RAD: reactive attachment disorder)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응성 애착 장애는 5세 이전 영유아기에 아이가 양육자에 갖게 되는 유대감인 애착이 형성되지 못해 사회적 관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아이는 사람과 눈을 맞추려 하지 않고 혼자서만 놀려고 하고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어 신체적, 지적, 정서적발달이 지체될 수 있다. 핀란드 투르쿠(Turku) 대학 소아정신과 연구소의 안드레 수란더 교수 연구팀이 RAD로 진단된 아이 614명과 정상아 2천4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4일 보도했다. 임신 32주 이전에 태어난 조산아는 RAD를 겪을 가능성이 만기 출산아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출생 체중이 2.5kg 이하이거나 출생 후 신생아 집중치료실(neonatal intensive care unit)에 들어갔던 아이도 RAD가 나타날 위험이2배 높았다. 출산 시 부모의 연령, 정신병력, 약물 남용, 어머니의 사회경제적 수준, 흡연
노인의 전신마취 수술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과는 무관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마취과 전문의 주라이 스프룽 교수 연구팀은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노인은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다소 빨라지기는 하지만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증거는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14일 보도했다. 40세 이후 최소한 한 번 이상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493명을 포함한 노인 585명(70~91세)의 의료기록과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자료를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신마취 수술 경험이 있는 노인은 PET 검사에서 대뇌피질의 두께가 다소 얇아진 것으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뇌 신경세포의 변형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형성된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대뇌피질이 얇아진다는 것이 치매와 관련된 병리학적 변화와는 무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대뇌피질은 대뇌의 겉 부분으로 신경세포들이 밀집돼 있다. 대뇌피질이 얇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뇌의 인지기능이 저하된다는 의미다. 대뇌피질이 얇아진
우리 몸의 줄기세포는 여러 조직의 재생과 기능 수행에 꼭 필요한 존재다. 그 가운데 골수에 있는 '조혈모세포(HSC)'는 증식과 분화를 통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 세포를 생성한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조혈모세포는 감염 등 외부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았다. 과학자들은 대신, 조혈모세포의 '딸세포(daughter cells)가 외부 신호를 받아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고 믿었다. 그 후 이런 오래된 믿음이 깨졌다. 조혈모세포도 외부 신호를 감지하고, 감염에 맞서 싸워야 할 필요가 있으면 맞춤형 면역세포를 만들어 '긴급 면역 반응(emergency immune response)을 유도한다는 게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그런데 인체의 면역체계가 과거에 침입했던 감염원을 기억하는 메커니즘에서도 조혈모세포가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게 새롭게 밝혀졌다. 이 연구를 수행한 독일 드레스덴 공대(TU Dresden) 과학자들은 13일(현지시간) 이런 요지의 논문을 저널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조혈모세포는 과거에 침입한 세균이 생성한 물질(LPS
수면 결핍이나 수면 장애가 여러 신경 퇴행 질환과 연관돼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인정된 사실이다. 최근엔 만성 수면 결핍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이고, 알츠하이머 환자는 수면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수면 장애는 파킨슨병, 루게릭병(ALS·근위축성 측색경화증), 전·측두엽 치매 등 신경 퇴행 질환에서 흔히 나타난다. 그런데 이런 신경 퇴행 질환으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수면 조절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추정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뉴런)에 쌓이는 걸 막는 신호 전달 경로가 수면 조절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실험은 초파리와 제브라피시를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유전적으로 거리가 먼 이들 두 동물 종에 똑같이 이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건, 인간도 이 메커니즘을 가졌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연구진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12일(현지시간)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온라인판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도 인터넷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이 연구를 이끈 니린지니 나
특정 고지혈증약과 혈압약의 병행 투여가 알츠하이머 치매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 노화-인지 프로그램(Aging and Cognition Program)실장 줄리 지시모풀로스 교수 연구팀은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약 중 프라바스타틴 또는 로수바스타틴과 혈압강하제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를 함께 복용하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2일 보도했다. 65세 이상 노인이 대상인 공공 건강보험 메디케어(Medicare) 수혜자 중 지난 2년 사이에 치매 진단을 받거나 치매 관련 약을 복용한 일이 없는 약 70만 명의 7년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는 프라바스타틴 또는 로수바스타틴을 혈압을 떨어뜨리는 ACE 억제제 또는 ARB와 함께 복용하는 사람은 다른 고지혈증약과 혈압약을 같이 먹는 사람보다 치매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프라바스타틴과 ARB의 병행 투여는 다른 고지혈증약과 혈압약의 병행 투여보다 치매 위험
백혈구의 일종인 T림프구(T lymphocytes)는 암세포를 공격해 파괴한다.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면역요법도, 면역세포의 이런 반응을 북돋워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흔히 T세포로 불리는 T림프구는, 종양을 뚫고 들어가 암세포를 하나하나 파괴한다. 이런 방식의 공격은 인접한 공간에서 T림프구가 직접 맞닥뜨리는 암세포에만 가해진다. 그런데 T세포는 이런 근접 공격과 동시에 사이토카인(신호전달물질)을 생성한다. 이렇게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면서 만드는 사이토카인 중 하나인 인터페론-감마(IFN-γ)가, T세포가 공격하는 종양 내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프랑스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인터페론-감마가 종양 전체에 급속히 퍼지면서, 멀리 떨어진 암세포까지 T세포의 공격권 내로 들어온다는 게 요지다. 이는 T세포가 더 많은 암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다시 말해 암세포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스로 신호전달물질을 분비한다는 걸 시사한다. 이 발견은 '제한적 효과'라는 벽에 막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암 면역치료의 개선에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이 연구를 수행한 파스퇴르 연구소 과학자들은 관련 논문을 저널 '네이처 캔서(Nature Cancer)'에 발
암세포는 보통 DNA 변이가 빨리 일어난다. 그런데 새로운 변이 유전 형질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원래 유전된 변이 형질을 많이 폐기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암세포는 한쪽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결함 형질(defective allele) 유전자만 보유하게 되기도 한다. 다른 쪽 부모로부터 받은, 제대로 기능하는 유전 형질까지 가진 건강한 세포와 비교하면 암세포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암세포의 이런 특징은 당연히, 새로운 암 치료 약을 개발할 때 표적이 될 수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 과학자들이 암세포의 이 약점을 이용해 악성 종양을 역으로 공격하는 치료 물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동물 모델과 인간의 암세포에 투여해 유망한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 결과는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웁살라대는 11일(현지시간)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렸다. 연구팀은, 제대로 작동하는 유전 형질과 결함이 있는 유전 형질을 많은 사람이 동시에 가진 유전자를 탐색하다가 NAT2라는 유전자를 주목하게 됐다. NAT2는 다수의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생성하는데, 직장암과 결장암의
염증 반응(inflammatory response)은 우리 몸이 여러 감염 질환과 맞서 싸우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염증 반응이 지나쳐 역효과를 내면, 손상된 혈관 내피세포의 복구와 재생을 방해할 수 있다. 건강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염증 반응이 이렇게 역효과를 내는 메커니즘을 미국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여기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도 찾아내, 동물 실험에서 역작용을 확인했다. 이 발견은 장차 패혈증(sepsis) 등 과도한 이상 염증 반응을 치료하는 새로운 표적이 될 거로 기대된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시카고 캠퍼스(UIC) 연구진은 관련 논문을 '동료 심사' 의학 저널 '면역(Immunity)'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11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연구팀이 cGAS로 명명한 이 효소는 마치 'DNA 센서'인 것처럼 작용했다. 이 효소를 자극해 활성화하는 건, 혈관 내피세포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DNA였다. cGAS가 발현하면, 손상된 혈관 세포는 '자연 치유(self-heal)' 능력을 상실했다. 실제로 패혈증이 생긴 생쥐 모델의 효소 발현을 막았더니 혈관 세포가 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