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퇴행성 신경질환에는 공통점이 있다. 형태와 성질이 달라진 미세한 단백질 알갱이(clump)가 뇌 조직에 쌓인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신경반·plaque)나, 파킨슨병의 변성 알파 시뉴클린 결합체(aggregate) 등이 바로 그런 예다. 이런 변성 단백질이 어떻게 뇌에 쌓여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미국 록펠러대 과학자들이 동물실험에서 밝혀냈다. 단백질 분해 효소 복합체인 프로테아좀(proteasome)을 신경세포(뉴런) 말단까지 운반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문제였다. 록펠러대 '스트랭(Strang) 세포 자멸사·암 생물학 실험실'의 헤르만 스텔러 석좌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이 대학이 3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프로테아좀이 신경 말단으로 옮겨져 이런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처음이다. 프로테아좀은, 세포에 더 필요하지 않거나 세포의 건강을 위협하는 단백질을 분해해 재활용하는 데 작용하는 일종의 '세포 장의사' 같은 존재다. 프로테아좀의 상세한 기능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
집속초음파(focused ultrasound)로 혈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을 일시적으로 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혈뇌장벽인 만큼 이는 치매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혈뇌장벽은 뇌혈관 벽에 특수 세포와 물질들이 밀집해 마치 '지퍼'(zipper)처럼 단단하게 조여진 곳으로 중요한 영양소만 선택적으로 뇌로 들여보내고 해로운 물질은 차단하는 한편 뇌의 노폐물을 내보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뇌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물도 뇌에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대학 신경과학연구소의 알리 레자이 박사 연구팀은 MRI 유도 저강도 집속초음파(MRI-guided low-intensity focused ultrasound)로 초기 치매 환자의 혈뇌장벽을 일시적으로 여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3일 보도했다. 열려진 혈뇌장벽은 24시간 안에 다시 닫혔다. MRI 유도 집속초음파는 환자를 MRI 기기에 눕게 하고 머리에 헬멧을 씌운 다음 원하는 뇌 부위에 정확하게 초음파를 쏘는 것이다. 헬멧에는 여러 방향으로 초음파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테라그노시스연구단의 권익찬 책임연구원팀이 서울대 의대 연구진과 함께 몸속 염증 반응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영상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공동 연구진은 염증 반응 초기에 활성화하는 효소인 '캐스페이즈-1'(Caspase-1)의 반응을 연구에 활용했다. 이 효소가 활성화돼 표적 펩타이드(단백질 조각)를 자를 때만 빛을 내도록 주사제를 설계한 것이다. 주사제는 캐스페이즈-1이 자르는 펩타이드에 형광체와 소광체를 각각 붙인 것이다. 효소 활성이 없을 때는 펩타이드에 붙은 소광체가 형광체의 빛을 억제해 빛이 나지 않지만, 효소가 제 기능을 하게 되면 펩타이드를 잘라 소광체가 떨어져 나가며 형광체에서 빛이 나게 된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주사제로 효소의 활성을 측정해 염증 반응을 알 수 있음을 확인했다. 대장염을 앓는 쥐의 경우 염증이 생긴 뒤 6일이 지나서야 장이 심각하게 손상돼 체중 감소나 혈변 같은 증상을 보이는데, 2~3일 정도에 빛 신호로 이 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가능했다. 형광체는 3일 안에 몸 밖으로 배출됐으며 독성도 없었다. 권 책임연구원은 "염증 물질을 모니터링하고 염증성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는 데
↓ 비만이 대표적인 형태의 부정맥인 심방세동 치료제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마치 그릇에 담긴 젤라틴처럼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수가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경색 위험이 커진다. 미국 시카고대학 의대 심장 전문의 다우드 다바르 박사 연구팀은 비만은 심방세동의 위험요인 중 하나지만 막상 비만한 사람에게는 특정 항부정맥제가 잘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일 보도했다. 300여명의 심방세동 환자의 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비만한 환자에게는 나트륨 통로 차단제(sodium channel blocker) 계열의 항부정맥제가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나트륨 통로 차단제를 복용한 심방세동 환자 중 비만한 사람은 재발률이 30%로 비만하지 않은 사람의 6%에 비해 훨씬 높았다. 그러나 또 다른 부정맥 치료제인 칼슘 통로 차단제는 비만 환자에게도 효과가 괜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 환자의 50%가 비만한 환자였기 때문에 이 결과는 신뢰도가 높을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홍석원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Caltech) 브라이언 스톨츠(Brian M. Stoltz) 교수 공동연구팀이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제 합성에 쓰이는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에이즈 치료제 등 많은 의약품에 활용되는 '트리플루오로메틸기'를 함유한 삼차원적 분자구조를 효율적으로 합성할 수 길을 열었다. 생체 효소와 같이 두 반응물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 반응물이 의도하는 방향으로만 선택적으로 반응하게 하는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항(抗)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 약물로 에이즈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에파비렌즈(efavirenz)' 합성에 응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GIST-Caltech 공동연구 과제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세계적 학술지인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11월 12일 자에 게재됐다. GIST-Caltech 공동연구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GIST와 Caltech 교수가 짝을 이뤄 연구그룹을 구성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연구
걸어갈 때나 몸을 움직일 때 다리에 통증을 느끼면 말초동맥질환(PAD: peripheral arterial disease)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의의 권고가 나왔다. 말초동맥질환은 주로 팔, 다리 등 신체의 말단 부위로 들어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사지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팔다리 동맥경화'로 팔보다는 주로 다리에 발생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메디컬센터 혈관외과 과장 파이살 아지즈 박사는 말초동맥질환은 소리 없이 진행되는 병이지만 다리 통증이 그 신호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가 30일 전했다. 아지즈 박사는 다리의 말초 동맥이 좁아져 영양소와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 다리의 경련과 통증으로 나타난다면서 이때는 의사를 찾아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메디컬센터 회보에 쓴 글에서 밝혔다. 말초동맥질환 위험요인은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장병으로 이를 치료하는 약들이 예방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일단 시작되면 돌이키기가 어렵다고 그는 강조했다. 많이 운동하고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말초 동맥이 막혔을 때 운동이 막힌 동맥을 우회하는 새로운 혈관 형성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운동으로 안 될 경우는
포화지방 섭취가 전립선암의 진행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길(McGill) 대학 메디컬센터 비뇨기 외과 전문의 데이비드 래브 박사 연구팀은 포화지방 섭취가 발암성 유전자 MYC에 변이를 일으켜 전립선암에 공격성을 띠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30일 보도했다. 전립선암 환자 319명의 식습관과 발암성 유전자 MYC의 특징 그리고 암의 예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MYC 유전자는 세포의 증식과 사멸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암 발생과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유방암, 간암 등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들의 식습관을 고지방식과 저지방식으로 나누고 특히 섭취하는 지방이 포화지방이 많은지, 불포화지방이 많은지를 조사했다. 이와 함께 이들의 전립선암 세포에 나타난 MYC 유전자의 특징과 그에 따른 전립선암의 예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포화지방 섭취 최상위 그룹에서 나타난 MYC 유전자의 특징이 최하위 그룹에서 나타난 MYC 유전자의 특징보다 전립선암 사망 위험이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환자의 연령 또는 유병 기간과도 무관했다. 전
임신 41주가 됐는데도 진통이 없으면 42주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유도 분만이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 살그렌스카 대학병원(Sahlgrenska University Hospital) 산부인과 전문의 울라-브리트 벤너홀름 교수 연구팀은 임신 41주엔 유도 분만이 42주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사산, 신생아 호흡곤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적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14개 병원 산부인과에서 임신에 문제가 없었던 임신 40주 이상의 여성 2천760명을 대상으로 2016~2018년 사이에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임신 41주에 유도 분만을 시행하고 다른 그룹은 임신 42주까지 진통이 오기를 기다리게 하면서 어느 쪽이 태아 또는 모체에 문제가 더 발생하는지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42주까지 기다린 그룹에서 사산 또는 신생아 사망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윤리적인 이유로 이 실험은 일찍 중단됐다. 임신 42주 그룹에서는 사산 5건, 신생아 사망 1건이 발생한 데 비해 임신 41주 유도 분만 그룹에서는 이런 일이
근육을 뼈에 묶어주는 힘줄(tendon)은 우리 몸이 움직일 때 힘의 이동을 조절해 주는 결합조직으로 한 번 다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 어깨뼈 사이를 연결해 주는 힘줄인 회전근개의 파열, 무릎 슬개골을 덮고 있는 힘줄에 염증이 생긴 슬개건염(jumper's knee) 등 힘줄 손상은 좀처럼 잘 낫지 않고 오래 가며 수술이 필요할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섬유성 반흔조직(fibrous scar) 때문이다. 이 섬유성 조직은 힘줄의 상처를 아물게 하지만 힘줄의 조직 구조를 망가뜨린다. 힘줄 손상이 완치가 안 되는 것은 유독 힘줄에는 손상된 세포를 새로 만들어 주는 줄기세포가 없기 때문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해 왔다. 힘줄에서 줄기세포를 찾아보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힘줄에서 줄기세포를 발견했다는 최초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카네기 과학연구소(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의 타일러 하비 박사 연구팀은 무릎 슬개골 힘줄에서 반흔조직 세포와 함께 전엔 정체가 불분명했던 줄기세포를 발견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8일 보도했다. 힘줄의 반흔조직 세포와 줄기세포는 같은 공간에서 나왔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이 줄기세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