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갑자기 풀리면 폐렴 1.89배 증가

고려의대, 2009~2014년 폐렴환자 21만명 분석

 겨울로 접어드는 이맘때 환자가 급증하는 폐렴은 날씨가 추워질 때보다 추웠던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질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천병철 교수 연구팀은 2009∼2014년 서울지역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폐렴 진단을 받은 21만7천776명을 분석한 결과, 겨울철 기온 변화와 폐렴 사이에 이 같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3일 밝혔다.

  폐렴은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에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추운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급속하게 증상이 나빠지고,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영유아나 노년층, 만성질환자는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이번 조사 대상 폐렴 환자 중에는 0∼5세 영유아와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각각 38.7%, 22.8%였다.

 연구 결과를 보면, 겨울철 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떨어지고 나서 1주일이 지났을 때 폐렴 환자는 그 이전보다 1.5배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통상적으로 날씨가 더 추워질 때 폐렴에 주의해야 한다는 권고와 일치한다.

 주목할 대목은 전날보다 날씨가 풀렸을 때 폐렴 위험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전날보다 기온이 6℃ 이상 올라 갑자기 따뜻해지는 경우, 1주일 후 폐렴 환자가 그 이전보다 1.89배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은 겨울철 기온이 갑자기 오르내릴 때 외국에서 통용되는 '폐렴 날씨'(pneumonia weather) 또는 '폐렴 온도'(pneumonia temperature)가 국내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을 역학적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다만,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질 때 폐렴 위험이 더 커지는 이유는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게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천병철 교수는 "폐렴 날씨는 흔히 알고 있는 '일교차가 클 때 감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통념과는 또 다른 개념"이라며 "폐렴에 취약한 영유아나 노인은 겨울철 날씨 변화에도 주의해야겠지만, 본격적인 추위가 다가오기에 앞서 독감과 폐렴 예방주사를 맞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예방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and Public Health)에 발표됐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성분명 처방 갈등 속에…의협 "'불법 대체조제' 약국 2곳 고발"
의약품의 '성분명 처방'을 둘러싸고 의사와 약사 사회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명백한 불법 대체조제가 확인됐다"며 약국 2곳을 고발하고 나섰다. 의협은 자체 운영해온 불법 대체조제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사례들 가운데 약국 2곳에 대해 약사법 위반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의협은 이 중 한 곳에선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조제하면서 환자와 의사에게 통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약국은 의사가 처방한 타이레놀 1일 3회 복용량을 2회로 변경해 조제하고 타이레놀 8시간 서방정을 세토펜정으로 변경조제하면서 의사·환자에게 통보하지 않았다는 게 의협 주장이다. 현행 약사법은 처방전 의약품과 성분, 함량 및 제형이 같은 다른 의약품에 대해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사전 동의 하에 대체조제를 허용하고 있다. 박명하 의협 부회장은 "불법 대체조제는 환자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근간으로 하는 보건의료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기본원칙을 무시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고발은 최근 성분명 처방 허용을 두고 의사와 약사사회가 갈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학회.학술.건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