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지방 형성 좌우하는 '헴 운반' 단백질 발견"

미 스크립스 연구소, 저널 네이처에 논문

 갈색 지방에 많은 PGRMC 2라는 단백질이 체내 지방 형성과 에너지 대사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PGRMC 2는 'progesterone receptor membrane component 2'의 머리글자로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 수용체 막(膜) 구성요소 2'라는 뜻이다.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로만 알려졌던 PGRMC 2가, 혈액의 주요 성분으로 여러 가지 중요한 생리 작용에 관여하는 헴(heme)의 샤프롱(chaperone)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포유류에서 세포 내 헴 샤프롱이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샤프롱은 단백질 접힘을 조절하는 폴리펩티드 사슬 구조의 단백질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분자 샤프롱(molecular chaperone) 또는 단백질 샤프롱(protein chaperone)이라고도 한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과학자들은 20일(현지시간) 저널 네이처(Nature)에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논문 개요를 공개했다. 캘리포니아 라호야에 위치한 이 연구소는 과학자, 기술자 등 3천여 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비영리 민간 생의학 연구소다.

 PGRMC 2는 원래 자궁, 간 등에서 주로 관찰된다. 그런데 연구진은 체온 유지 기능을 하는 갈색 지방에 헴이 가장 많다는 걸 우연히 발견했다.

 알고 보니 PGRMC 2는 헴과 결합하고 헴을 분비하는 샤프롱이었다.

 철분을 함유한 헴은 세포핵에서 세포의 호흡, 증식, 사멸 등에 관여하는데,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 헴을 막으로 싸서 세포핵까지 옮기는 게 바로 PGRMC 2였다.

 PGRMC 2가 이렇게 방어적으로 운반하지 않을 경우 헴은 핵까지 이동하는 경로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

 연구팀을 이끈 엔리케 사에스 분자의학과 부교수는 "헴이 주변의 세포 물질에 독성을 보여, 어떤 형태로든 오가는 전용 경로(shuttling pathway)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지금까지 많은 가설이 제기됐지만 헴을 운반하는 단백질의 존재를 확인한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PGRMC 2는 체내 지방 형성에도 중요한 기능을 했다.

 PGRMC 2가 없는 생쥐가 고지방 먹이를 먹으면 글루코스(포도당) 내성이 사라지고, 인슐린 반응도 둔해졌다. 이는 당뇨병 등 주요 대사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반대로 당뇨병에 걸린 생쥐에 PGRMC 2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약을 투여하면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

 이는 지방조직에서 PGRMC 2의 작용을 조작하는 게,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해소하는 약물 개발에 유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PGRMC 2를 생성하지 못하는 생쥐를 추운 데 두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도 관찰됐다.

몸 안에서 열을 내 체온을 유지하는 '갈색 지방(brown fat)'이 제 기능을 못 하기 때문이다. 헴이 없으면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생겨, 세포가 열을 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한다.

 이 연장선에서 연구팀은, 다량의 헴이 생성되는 간 등의 장기에서 헴 샤프롱을 활성화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같은 대사질환의 증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에스 교수는 "헴의 결함으로 질병이 생긴 다른 조직에서도 PGRMC 2가 동일한 작용을 하는지 확인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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