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호르몬 분비 억제해 비만·당뇨 치료한다

가톨릭대 연구팀 "표적 광 응답제 효과 동물실험서 확인"

 빛으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비만·당뇨 등 대사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가톨릭대학교 나건 교수 연구팀이 비만 환자에서 지방 축적을 돕는 'GIP' 호르몬(Gastric inhibitory polypeptide)의 분비를 억제할 수 있는 광역학 치료 기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GIP는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십이지장 내 호르몬의 하나다.

 지방이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면 정상 체중인 사람에게서는 GIP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지만, 비만 대사성 질환이 있는 환자는 GIP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약해지고 오히려 지방 축적에 관여하게 된다.

 비만·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GIP를 표적으로 한 대사성 질환 치료제가 연구되고 있지만, 현재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GIP 억제 약물은 없다.

 연구팀은 GIP 호르몬을 분비하는 K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광 응답제를 개발했다.

 광 응답제는 빛을 받으면 활성산소를 만들어 표적 세포를 사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주로 암세포 제거에 활용돼 왔던 광역학 치료 기법을 비만 대사성 질환에 적용했다.

 K 세포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해 활성산소를 만들 수 있는 지방산을 광 응답제에 접합해 K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이 비만·당뇨를 유도한 실험쥐에 광 응답제를 투여한 뒤 십이지장에 빛을 쪼인 결과 혈장 내 GIP 농도가 낮아지면서 몸무게가 대조군 쥐보다 16.4% 줄고, 지방량도 58.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시경으로 원하는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빛을 쪼임으로써 정상세포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나건 교수는 "지방산 결합 광 응답제의 효과를 일부 동물모델 실험에서 확인한 것으로, 임상 연구를 거쳐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비만 대사 시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 지난달 26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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