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제 리탈린, 치매 환자 '무감동'에 효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에 쓰이는 각성제 메틸페니데이트(제품명: 리탈린)가 치매 환자의 무감동(감정의 부재: apathy)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소재 재향군인 메디컬센터의 노인 정신의학 전문의 야코보 민처 교수 연구팀이 경증 내지 중등도(moderate) 치매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28일 보도했다.

 이들은 2016~2020년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자주 심한 무감동 증상을 보였다. 평균 연령은 76세, 남성이 3분의 2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99명에게는 리탈린 10mg을 매일 두 차례, 나머지 101명에게는 위약(placebo)을 6개월 동안 투여했다.

 6개월 후 리탈린 그룹은 치매 환자의 행동 심리 증상을 평가하는 도구인 신경 정신행동 (NPI: Neuropsychiatric Inventory) 점수(최고 12점), 즉 '무감동 점수'가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에 비해 평균 1.25점 낮아졌다.

 이는 효과의 크기(Cohen's d)로 따지면 0.365점으로 중간 효과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Cohen's d 값이 0.2인 경우는 작은 효과, 0.5인 경우는 중간 효과, 0.8 이상이면 큰 효과로 평가된다.

 이러한 효과는 리탈린 투여 시작 2개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6개월 내내 지속됐다.

 이 치매 환자들은 대부분 치매 치료제인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와 메만틴 그리고 선별 세 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같은 항우울제를 먹고 있었다,

 그러나 이 약들이 이 임상시험 결과에 교란 효과(confounding effect)를 미치지는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교란 효과란 여기서는 임상시험 결과를 왜곡시키는 변수를 말한다

 이에 대해 미국 예일 대학 신경과학 영상센터의 신경과 전문의 캐롤라인 프레더릭스 교수는 무감동 증상은 치매 환자의 20~90%에서 나타난다면서 치매 환자의 무감동 증상은 환자 자신과 보호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어떤 치료 방법이 됐든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주의력과 행동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을 활성화하는 중추신경 자극제로 주로 ADHD와 발작적 수면인 기면증(narcolepsy) 치료에 쓰이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신경학'(JAMA Neurology)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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