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의 뇌 전이, 치료 표적 발견

종양 유전자 역할 하는 5B21 후각 수용체 발견
동물 실험서 수용체 발현 차단하자 유방암 전이 대폭 줄어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 저널 '아이사이언스'에 논문

 

 유방암은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암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보면 2020년 신규 암 환자의 11.7%가 유방암이었다.

 이로써 유방암은 장기간 선두를 지킨 폐암(11.4%)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당연히 유방암은 여성의 주요 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유방암은 여러 기관으로 전이하는데 특히 뇌로 옮겨갔을 때 치명적이다.

 유방암의 뇌 전이를 차단하는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침내 뇌에 전이하는 유방암을 차단할 수 있는 유력한 치료 표적이 발견됐다.

 유방암이 뇌, 뼈, 폐 등으로 전이하는 데 관여하는 건 뜻밖에도 냄새의 지각을 돕는 후각 수용체 유전자였다.

 실제로 동물 실험에서 이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자 유방암의 전이가 확연히 줄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신경학과의 바크호스 탄노우스(Bakhos Tannous) 박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셀 프레스(Cell Press)'가 발행하는 오픈 액세스 저널 '아이사이언스' (i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MGH는 하버드의대의 최대 교육병원이며, 탄노우스 박사도 하버드의대의 신경학과 부교수다.

 4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인체의 비강 점막에 분포하는 후각 수용체는 지금까지 냄새와 관련된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후각 수용체 유전자족(族ㆍfamily)은 전립선암, 흑색종, 간암, 폐암 등 다양한 유형의 암에서 높게 발현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유방암에서 후각 수용체 유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선 별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MGH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5B21 후각 수용체가 유방암의 전이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걸 밝혀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탄노우스 박사는 "후각 수용체가 냄새를 지각하는 역할만 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공통된 인식"이라면서 "그런데 이번 연구 결과는, 5B21 후각 수용체가 하나의 새로운 종양유전자임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놀랍게도 이 후각 수용체는, 유방암이 뇌와 다른 인체 기관에 전이하는 걸 부추기는 듯했다.

 동물 실험 결과, 5B21 후각 수용체가 높게 발현하면 'EMT(상피 간엽 이행)' 활성화 경로를 통한 유방암 전이가 강화했다.

 EMT는 후각 세포에서 유전자 표현형의 다중적 변화를 촉진했다.

 여기엔 뇌를 비롯한 다른 신체 기관으로의 이동 능력을 강화하는 것도 포함됐다.

 EMT는 세포 변형(cell transformation)의 한 유형으로 전이암의 공격성을 높인다.

 실제로 원발 암에서 암세포 무리(CTCㆍ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가 떨어져 나와 다른 기관에 전이하려면 EMT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구팀은 5B21 후각 수용체의 발현을 낮추면 암세포의 전이가 많이 감소한다는 것도 동물 실험에서 확인했다.

 따라서 후속 연구의 초점은 이 수용체를 억제하는 저분자 물질을 찾아내는 데 맞춰질 거로 보인다.

 탄노우스 박사는 "우리의 희망은, 5B21 후각 수용체를 보조 치료 표적으로 활용해 유방암이 뇌와 다른 기관으로 전이하는 걸 차단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커다란 의료 수요 공백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암 환자의 생존 기간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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