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vs 기면증, 증상은 반대지만 뿌리는 같다

뇌 신경 펩타이드의 '수면 조절' 기제 발견
마이크로 RNA -137 직접 관여, 인터류킨-13 간접 제어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논문

 밤에 잠을 못 자는 불면증(insomnia)과 낮에 각성 유지가 어려운 기면증(narcolepsy)은 마주 보는 거울처럼 정반대의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불면증과 기면증의 뿌리는 같다.

 히포크레틴(hypocretin)이라는 신경 펩타이드(neuropeptide)의 발현 수위에 따라 진행 방향이 달라질 뿐이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뇌(시상하부)에 히포크레틴이 너무 많고, 기면증 환자는 너무 적다.

 히포크레틴은 우울증,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의 정신 질환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히포크레틴은 진작에 수면 장애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캐나다에선 2018년 히포크레틴의 작용을 억제하는 불면증 치료제가 도입됐다.

 하지만 뇌 신경세포(뉴런)의 히포크레틴 수위가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대해선 지금까지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이런 관련 지식의 부재는 히포크레틴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에 큰 걸림돌이 됐다.

 마침내 특정 유형의 마이크로 RNA(miR)가 인간의 히포크레틴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아 수면의 질과 양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마이크로 RNA가 수면 조절에 관여한다는 게 입증된 건 처음이다.

 마이크로 RNA는 20∼25개의 뉴클레오펩타이드로 구성된 비 암호 조절 RNA 분자를 말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으로 실렸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인간의 수면은 일정한 순서에 따라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 순서가 깨지면 수면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기면증 환자가 낮에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건 이 수면 단계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히포크레틴이 수면 단계의 순서가 지켜지는 데도 관여한다는 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몇 년 전부터 뇌 신경세포의 히포크레틴 제어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인간의 히포크레틴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마이크로 RNA로 원래는 miR-137, miR-637, miR-654-5p 등 3개 유형을 지목했다.

 그러다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낮에 심한 졸음을 유발하는 miR-137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miR-137이 다른 부위보다 뇌에서 많이 관찰되는 것도 특이했다.

 이 마이크로 RNA는 또 척추동물의 진화 과정에서 잘 보존돼 생쥐의 히포크레틴 유전자도 제어 표적으로 삼았다.

 실제로 miR-137을 억제하면 히포크레틴 발현 수위가 높아져 각성 상태가 연장됐다.

 연구팀이 면역계로 눈길을 돌린 데는 이유가 있었다.

 사람들은 대개 병에 걸렸을 때 피로를 느낀다.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침입해 면역계에 비상이 걸리면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면역계가 바빠지면 히포크레틴 수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런 추론도 사실로 입증됐다.

 히포크레틴 수위 변화에 관여하는 건 인터류킨 13(IL -13)이었다.

 이 신호전달 물질은 miR-137의 작용을 상향조절해 히포크레틴 수위를 낮췄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IL -13이 어떻게 이런 작용을 하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역·필수의료 시니어의사 본격 모집…사회적 협의는 '난항'
정부가 두 달째 이어지는 의료 공백 상황에서 지역·필수의료 분야에서 일할 시니어 의사 모집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정부가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비상진료체계를 운영 중인 가운데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는 '험로'가 예상된다. 17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 오후 서울 중구 소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시니어의사 지원센터'의 문을 열었다. 센터는 대학병원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많은 퇴직 의사 혹은 퇴직을 앞둔 의사들이 지역·필수의료 분야나 공공의료기관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맡는다. 앞으로 센터는 필수의료 분야 진료·연구에 경험이 있는 시니어 의사를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의사 모집, 인력 풀(pool) 구축·관리, 의료기관 연계, 지역 필수의료 교육 등을 수행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한의사협회(의협), 국립중앙의료원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센터를 열었다"며 "비활동 50∼60대 의사가 4천여명이고, 상반기 기준 대학병원의 퇴직 의사는 130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시니어 의사 활용은 정부와 의료계가 지역·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인공눈물 투여 후 15분 지나서 렌즈 착용해야"
봄철 건조한 날씨로 인공눈물 사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인공눈물 투여 후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면 최소 15분은 기다려야 한다. 일부 인공눈물 성분이 렌즈에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공눈물의 올바른 사용 정보를 안내했다. 인공눈물은 눈의 건조 증상을 완화하고 자극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의약품으로, 카르복시 메틸셀룰로스 나트륨, 카보머, 포비돈, 폴리 소르베이트, 히프로 멜로스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 가능하다. 인공눈물은 직접 눈에 1~2 방울 떨어뜨리며 성분에 따라 1일 2~5회 사용할 수 있는데, 인공눈물을 사용하기 전 눈에 통증이 심하거나 안약에 의한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한 경우, 의사 치료를 받는 경우, 임부나 소아에 사용할 경우에는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또 인공눈물 성분이 렌즈에 흡착될 수 있어서 렌즈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벤잘코늄 염화물을 보존제로 포함하는 인공눈물이 그렇다. 만약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면 투여 후 15분 이상 기다렸다 끼는 것이 좋다. 인공눈물을 사용하면서 안약이나 안연고를 추가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5분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권장된다. 특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