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 악화하는 뇌-동맥 신호 체계 발견

동맥 내벽에 죽상경화반 쌓이면 뇌에 신호 발송
뇌가 스트레스 신호 돌려보내면 동맥경화 더 나빠져
독일 뮌헨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에 논문

 흔히 아테롬성 동맥경화라고 하는 죽상경화증(粥狀硬化症ㆍatherosclerosis)은 동맥 등 혈관 내피에 죽상경화반(atherosclerotic plaques)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죽상경화반은 지방, 콜레스테롤, 칼슘 등의 혈액 성분이 뒤섞여 덩어리를 형성한 걸 말한다.

 이런 죽상경화반이 동맥 내벽에 축적되면 산소가 포함된 혈액이 장기나 조직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초기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나이가 들어 심해지면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근경색, 말초동맥질환 등으로 진행된다.

 보통 65세쯤 되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동맥경화가 있는 거로 간주한다.

 선진국에서 동맥경화는 질병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위험한 병이다.

 이런 죽상경화증의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뇌-혈관 신호 교환 메커니즘이 발견됐다.

 동맥경화가 진행된 혈관의 전기 신호가 뇌로 전달되면 뇌가 스트레스 신호를 반송해 증세가 더 나빠진다는 게 요지다.

 이 신호 회로를 끊으면 동맥경화의 진행이 억제된다는 것도 동물 실험에서 확인됐다.

 독일 뮌헨대(LMUㆍ루트비히-막시밀리안 뮌헨대) 과학자들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지방조직의 염증

 지금까지 아테롬성 동맥경화 연구는 죽상경화반의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LMU '심혈관 질환 예방 연구소'의 안드레아스 하베니히트 교수는 2004년부터 죽상경화증을 연구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이전엔 뇌와 동맥 사이의 신호 교환 체계를 알지 못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같은 연구소의 자라요 모한타 박사는 "지난 수십 년간 동맥경화증을 연구했지만, 누구도 동맥과 뇌가 직접 연결된 지점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동맥 등의 혈관은 외ㆍ중ㆍ내 3개의 벽으로 구성되는데 죽상경화반은 주로 내벽 표면에 쌓인다.

 그런데 죽상경화반엔 신경이 잘 생기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과학자들은 죽상경화증 환자의 말초신경계가 동맥 신경과 접촉하는지조차 눈여겨보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학계의 이런 고정 관념을 깼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죽상경화반이 쌓이면 동맥의 신호가 신경을 거쳐 뇌에 전달되고, 뇌에서 처리된 신호가 다시 혈관으로 보내진다는 게 입증됐다.

 연구팀은 죽상경화반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동맥의 외막을 통과하는 백혈구가 생성된다는 걸 확인했다.

 말초신경계는 외막을 통로로 삼아 멀리 떨어진 표적에 도달한다. 말초신경계가 병든 혈관과 직접 상호작용할 거라는 추론이 가능했다.

심혈관 질환을 줄이는 갈색지방

 LMU 연구팀은 동맥경화가 단순히 죽상경화반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동맥의 만성 염증 질환이라는 걸 알아냈다.

 지금까지 알던 것과 달리 말초신경계는 동맥의 염증에 반응했고, 이 과정에서 동맥 외벽의 특정 수용체가 핵심 역할을 했다.

 이 수용체를 보면 내벽의 어떤 부위에 죽상경화반이 쌓였고 어디에 염증이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수용체는 염증 신호를 전기 신호로 빠꾼 뒤 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했고, 뇌는 이 신호를 처리해 스트레스 신호를 혈관에 되돌려 보냈다.

 이렇게 되면 혈관의 염증에 나쁜 영향을 미쳐 동맥경화가 더 악화했다.

 뇌와 동맥 사이에 일종의 전기 신호 회로가 작동한다는 건 중요한 발견이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동맥경화의 근원적 치료법을 찾아내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물실험에서 그 가능성이 확인됐다.

 뇌와 동맥 사이의 전기 신호 회로를 끊고 8개월 뒤에 보니 생쥐의 죽상경화증이 대조군보다 훨 씬 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한타 박사는 "장기적으론 죽상경화증의 원인을 치료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직 더 연구할 게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우선 동맥과 연결된 말초신경계가 어떻게 조직돼 있는지, 그리고 동맥 외벽의 수용체가 다른 기능을 하는지 밝혀내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연구팀은 뇌의 어떤 세포가 병든 혈관의 신호에 직접 반응하고, 이들 세포가 뇌의 어떤 영역에 연결돼 있는지도 중점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중증 모자의료센터'로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선정
최중증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진료할 '중증 모자의료센터'로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선정됐다고 보건복지부가 1일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중증 모자의료센터는 최종 전원기관으로서 모자의료 전달체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간 정부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진료를 위해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와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지정해 운영해왔는데, 센터간 역량 차이와 지역별 인프라 연계 부족 등으로 중증 환자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중증도에 따라 진료가 이뤄지도록 중증 모자의료센터와 권역 모자의료센터, 지역 모자의료센터 등으로 모자의료 전달체계를 개편했다. 이번에 선정된 2곳은 산과, 신생아과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세부 분과 및 소아 협진진료과 진료역량도 갖춰 고위험 산모·신생아와 다학제적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에게 전국 최고 수준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이들 의료기관은 24시간 진료체계 유지와 예비병상 운영 등을 통해 다른 병원들에서 응급환자 치료가 어려운 경우 최대한 환자를 수용·치료하게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두 병원에 시설·장비비 10억원과 운영비 12억원을 지원한다. 정통령 복지부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