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장애도 치매 요인...주범은 '뇌의 염증'

기억 용량 늘리는 '수면 방추' 뇌파 교란 확인
미국 UC 어바인 연구진, 저널 '슬립'에 논문

 나이가 들면 뇌의 면역세포 가운데 하나인 '신경아교세포'(glial cells)가 만성적으로 활성화하곤 한다.

 이처럼 신경아교세포가 장시간 활성 상태로 있으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뇌 안에 더 많이 생성된다.

 아직 인과관계가 입증된 건 아니지만, 이들 단백질이 뇌 안에 많이 축적되는 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특징이다.

 수면 교란도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주요 병리학적 요소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수면 장애가 알츠하이머병을 부추기는 게 뇌의 염증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커지는 이유를 일정 부분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발견은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의 발병 전 치료 표적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거로 보인다.

 아울러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검진법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 Irvine)의 브라이스 맨더 조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발행하는 저널 '슬립'(Sleep)에 논문으로 실렸다.

 이 연구엔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등의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논문의 핵심은 고령자의 뇌 염증이 '깊은 수면 방추'(fast sleep spindles)의 생성을 방해해 기억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뇌 염증이 증가하면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타우 단백질 등의 침적과 신경 시냅스(신경세포 연접부) 손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뇌의 '깊은 수면 방추' 생성 능력이 훼손되고 기억력도 저하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이나 특별한 질병이 없는 고령자에게서 '깊은 수면 방추'가 교란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면 방추가 어떻게 교란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수면 방추'는 비렘수면 단계에서 짧고 강하게 전기 활성이 치솟는 8∼14㎐의 뇌파를 말한다.

 수면 방추는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용량과 관련이 있다.

 예컨대 낮잠을 자도 수면 방추가 많이 나타나면 각성 상태의 기억 용량이 더 많이 복원된다.

 하지만 밤잠을 잘 땐 8시간 수면을 기준으로 마지막 2시간 동안 수면 방추가 많이 나타난다. 충분한 수면이 좋은 기억력 유지에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구팀은 인지 능력에 문제가 없는 50, 60대 성인 58명으로 실험군을 구성했다.

 이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요인이 없고,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의 침적도 관찰되지 않았다.

 수면 상태에서 뇌전도 검사(EEG)로 기억 유지 능력을 평가하고, 요추 천자(lumbar puncture) 시술로 뇌척수액의 생물 표지도 검사했다.

 깊은 수면 방추의 발현을 교란하는 건 두 유형의 면역세포, 즉 신경아교세포와 성상교세포의 활성화였다.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뇌 신경 침적이 없는 피험자에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건 매우 의미심장했다.

 뇌 염증과 수면 결핍이 알츠하이머병 발아기의 경고 신호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논문의 수석저자와 교신저자를 맡은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의 루스 벤카 박사는 "뇌 염증이 신경 활동과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에 충격을 가해 수면 방추와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고, 그런 영향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전에도 뚜렷하다는 게 확인됐다"라면서 "이 발견은 노화와 알츠하이머병의 인지 능력 저하를 차단하는, 매우 유망한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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