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온대지역 호수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면 주변이 용존 유기 탄소 증가로 갈색으로 변하고 깊은 바닥의 산소가 감소해 냉수성 어족이 살 수 있는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 스티븐 제인 박사팀은 과학 저널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뉴욕주 애디론댁 지역 28개 호수의 표면 온도, 용존 유기 탄소, 심해 산소 등을 장기간 분석한 결과, 온난화가 호수 심해 어종에 미치는 이 같은 영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온난화와 산소 고갈로 인한 이런 산소-열 병목(oxythermal bottleneck)은 북미와 유라시아의 모든 호수를 위협할 수 있고 호수 어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위해 호수에 대한 산소-열 영향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대지역 호수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수온 상승과 용존 유기물 증가에 따른 물의 투명도가 감소하는 갈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갈변 현상은 열을 수면 주위에 가두어 온난화 영향을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나 호수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2021년 15개 호수의 온도·산소 정밀 데이터를 분석, 갈변 현상이 냉수성 어종인 민물송어에게 적합한 서식지(<20℃, >5㎎O/L)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했다.
그 결과 20여년 간 수면의 온도는 온대 호수의 평균 추세보다 2배나 빠르게 상승했으며, 호수 바닥의 용존 산소는 180% 이상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면 주위에서 일어나는 갈변 현상에 따른 온난화 완화 효과보다는 용존 유기 탄소(DOC) 증가로 인해 수심 깊은 곳의 산소가 고갈돼 냉수성 어종이 살 수 있는 서식지가 줄어드는 현상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애디론댁 지역 1천467개 호수의 역사적 기록에 적용, 1980년대 이후 대부분 호수에서 송어가 살기에 적합한 서식지가 크게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5개 호수 중 7개 호수에서는 송어에게 적합한 서식지가 계절적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났고, 5개 호수에서는 서식지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온난화와 갈변 현상이 송어 같은 냉수성 어종을 잡는 온대 지역의 호수 어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호수 온난화와 산소 고갈의 영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PNAS, Stephen F. Jane et al., 'Concurrent warming and browning eliminate cold-water fish habitat in many temperate lakes', https://www.pnas.org/cgi/doi/10.1073/pnas.2306906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