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임종 맞고 싶은 사람 늘어…돌봄부담에 국민 75% 병원서 사망

보건사회연구원 콜로키움…"질 높은 임종 돌봄 모형 개발해야"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집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가정 내 돌봄 부담으로 국민 대부분은 병원에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병원에서의 임종이 불가피하다면 환자와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임종 돌봄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대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 교수는 지난 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우리는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열린 '2024년 보건사회연구 콜로키움'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의 돌봄 과정은 대부분 급성기병원과 요양병원에서 이뤄진다. 환자들이 선호하는 사망 장소는 가정이지만 실제 사망 장소는 의료기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질 높은 임종기 돌봄을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한 시기"라고 제언했다.

2022년 기준 국민의 74.8%는 의료기관에서 사망했다. 가정에서 죽음을 맞이한 국민은 16.1%에 불과했다.

김 교수는 "현재 가정간호와 가정호스피스 제도는 말기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재택의료 서비스이지만, 가정 내 돌봄 부담으로 전체 말기 환자의 2%만이 가정 호스피스기관을 이용할 정도로 이용률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또 "가중되는 가족 돌봄 부담으로 가정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병원을 이용하는 '회전문 현상'이 생애 말기에 발생하고 있다"며 "장기요양보험 방문요양 서비스 이용 시간은 하루 최대 4시간으로 짧고, 가족 간병 목적의 유급휴직 등의 제도가 부재해 가족 간병은 생계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료기관의 임종 환경이 열악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환자에게 임종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 대개 사망 수일 전에 이뤄지고 있고, 그마저도 의학적인 상태에 대한 설명에 그쳐 심리적 지지나 임종 교육은 부재하다"고 말했다.

또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들은 경제적 형편이나 병실 사정에 따라 어수선하거나 사생활 보호가 어려운 병동 내 처치실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스피스 병동이 설치된 의료기관 외에는 임종실 운영 사례가 거의 전무하고, 별도의 임종 돌봄 관련 수가도 없어 적절한 인력 투입도 곤란하다"며 "병원 대부분은 임종 환자가 가족과 함께 마지막 순간을 평온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노력에 소홀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호주는 2017∼2018년 정부 주도로 '국가 완화의료 전략'을 개발하고, '환자 중심 돌봄'에서 '질 좋은 임종 돌봄'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생애 말기 돌봄에 대한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사회적 의사소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 이용자와 의료 서비스 제공자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질 높은 생애 말기 돌봄을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질 높은 임종 돌봄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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