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 음식 등으로 많이 소비되면서 건강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감자를 껍질째 구워 식사 대용으로 먹으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과 심혈관 건강 관리에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UNLV) 네다 아카반 교수팀에 따르면 무작위 임상 시험에서 식사로 쌀밥 대신 구운 감자를 먹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공복 혈당 수치가 소폭 감소하고 심혈관 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영양학회 연례 회의(NUTRITION 2024)에서 발표했다.
한 그룹은 12주간 식사의 일부로 껍질째 구운 100g짜리 감자를, 다른 그룹은 구운 감자의 열량에 해당하는 흰 쌀밥을 먹었으며, 이후 2주간 휴지기를 거친 뒤 감자와 흰 쌀밥을 서로 바꾸어 먹었다.
실험 12주와 26주째 건강 지표 측정 결과 구운 감자를 섭취한 참가자들의 공복 혈당 수치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체성분과 허리둘레, 안정 시 심박수 등도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카반 교수는 "측정된 건강지표에 해로운 영향은 없었고 예상대로 심장 대사 건강상의 이점도 확인됐다"며 "이는 감자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흰 쌀밥처럼 혈당 부하가 높은 다른 식품 대신 먹을 수 있는 건강 식단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고칼륨 식단은 고혈압과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며 감자는 서양식 식단에서 식이 칼륨이 가장 풍부한 식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아카반 교수는 감자 껍질에는 혈당 조절, 지질·포만감 개선 효과가 있는 '저항성 전분'이라는 식이섬유도 포함돼 있다며 삶아 먹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칼륨을 최대한 보존하려면 구워서 껍질째 먹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다양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확대해 지중해식 식단에 감자를 포함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카반 교수는 "많은 사람이 감자가 바나나보다 칼륨 함량이 높다는 사실에 놀란다"며 "바나나를 먹고 싶을 때는 가장 포만감을 주는 음식 중 하나인 감자를 먹을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