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으로 남해안 멍게 폐사율 95%…"뜨거운 바다가 멍게 삶아"

고수온에 호흡못한 멍게 내장 터지고, 수심 20m 깊이로 옮겨도 폐사 못막아
가입금액 높은 재해보험 어민에 무용지물…"특별재난지역 선포해 복구해야"

 "아이고, 우짭니꺼. 고수온 때문에 올해 멍게 양식 피해는 재해를 넘어 완전 재앙입니더."

 26일 경남 통영시 한산면 대혈도와 소혈도 사이 해역에 있는 멍게 양식어장에서 만난 이종만(61) 씨는 5m 길이 망(봉)을 바다에서 끌어 올리며 "멍게양식업 27년 동안 이런 재앙은 처음 본다"며 울먹였다.

 이씨가 바다에서 꺼낸 망에는 보통 2천∼3천마리의 붉고 주황색을 띠는 멍게가 부착돼 있어야 하는데, 고수온에 정상적인 멍게는 한 마리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씨는 "지금 양식하는 것들은 내년 봄에 출하하려는 멍게인데, 19일 이후부터 급격하게 뜨거워진 수온 변화로 전부 폐사해 이렇게 됐다"고 탄식했다.

 멍게는 저수온성 생물로 생존 최적 수온이 13∼15도이고, 수온이 높으면 24∼25도까지는 견디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영을 비롯해 경남 남해안 전역의 수온은 불가마처럼 달아올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다 표충 수온이 28도가 넘으면 고수온 경보를 발령하는데, 경남 전역은 16일부터 고수온 경보가 발령됐다.

 19일 이후 해당 지역은 표층 수온이 31도까지 올라갔다.

 이씨는 뿌연 멍게를 바라보며 "뜨거운 바다가 멍게를 삶았다"고 표현하며 울먹였다.

 그는 고수온 피해를 막고자 지난해까지 수심 13m 해역에서 작업을 하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고수온 피해를 덜 받는 수심 20m인 곳에서 양식을 하는데도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깊이(20m)에도 수온이 바다 상부처럼 뜨거워지다 보니 폐사율이 100%"라고 강조했다.

 7㏊ 정도의 해역에서 멍게를 양식하는 이씨는 올해 추정 피해 금액만 10억원이라고 전했다.

 통영 등 남해안은 전국 멍게 생산의 70%를 차지하며,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지정한 청정해역이다.

 이러한 고수온 피해는 다른 어민도 마찬가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태형 멍게수하식수협 조합장은 통영, 거제 등 남해안 지역 700㏊에서 연간 15만∼20만t의 멍게를 생산하는데 올해 폐사율은 95% 수준이어서 피해액은 700억∼800억원(판매가 기준)이라고 추정했다.

 고수온 피해가 없다면 폐사율은 10∼20%에 그친다는 게 수협 측 설명이다.

 김 조합장은 수심과 무관한 고수온, 높은 보험 가입비, 낮은 재해 피해복구비 등 고수온 피해의 심각성과 고수온 피해 대응과 관련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아마 2016년부터 남해안 멍게 고수온 피해가 발생한 것 같은데 올해처럼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도 표층처럼 뜨거운 적은 처음이라 피해가 더 커졌다"며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 피해는 바다 상하부 구분도 없이 발생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굴 양식과 달리 멍게는 수협중앙회 양식 재해보험 가입 금액이 높아 380여명의 양식업자 중 가입자가 1명 정도로 파악됐다"며 "보험 가입 금액 액수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어가당 재해 피해복구비가 5천만원 이내인데 이 비용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고수온 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피해 복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도와 통영시 등 지자체는 이러한 양식업계 피해에 대한 모니터링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조만간 현장 피해 조사를 할 계획이다.

 경남에서는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어류 피해가 폐사량과 피해액 모두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를 넘겼다.

 24일 기준 누적 폐사량은 1천710만1천마리, 누적 피해 신고액은 291억1천5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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