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부터 폐암까지…조기 진단 지표 '바이오마커'

 암 치료 분야에서 조기 진단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일찍 발견할수록 전이를 막아 완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빠른 대응으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과 심적 불안을 줄일 수 있어서다.

 이로 인해 주목받는 것이 '바이오마커'다. 바이오마커는 몸속 세포나 혈관, 단백질, DNA 등을 이용해 체내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다. 질병 조기 발견 및 예측 등 분야에 활용된다.

 '벤스 존스 단백질'로도 불리는 이 단백질은 외부 침입에 반응해 면역 반응으로 생성되는 단백질인 '면역글로불린'을 구성하는 한 요소인 '경쇄'(light chain)의 일종이다.

 면역글로불린은 경쇄와 중쇄 등 2개 사슬로 이뤄져 있는데, 경쇄는 면역글로불린이 특정 항원과 결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게서는 경쇄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산돼 소변에 나타날 수 있다.

 오늘날 암 진단 분야 내 대표적 바이오마커로는 표피성장인자 수용체2(HER2)가 지목된다.

 유방암 진단에 활용되는 HER2는 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로 세포 성장과 분열을 촉진한다.

 정상 세포에서도 발현되나 과발현되면 악성 종양인 HER2 양성 유방암이 생길 수 있다.

 이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암제가 잘 듣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발률이 높아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다.

 의료계는 HER2를 정확히 선별할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 환자에 대한 HER2 양성 유방암 표적치료제 투여 여부를 신속히 판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이 있다.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은 비소세포폐암 진단에 활용되는 바이오마커다.

 EGFR는 세포가 성장하고 분열하는 데 필요한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로, 과다 발현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는 비소세포폐암 중 절반에서 EGFR 유전자가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EGFR 신호 전달을 방해해 암세포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한미약품은 지난 7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바이오 기업 메딕 라이프사이언스와 신규 항암제의 효능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처럼 암 진단에 주요하게 쓰이는 바이오마커에도 한계는 있다.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같은 병이라도 바이오마커의 수준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 같은 바이오마커를 가진 환자라도 치료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마커의 유효성을 계속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집단과 환경에서 바이오마커 효능 검증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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