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어서, 비싸서…늘어나는 '김장 졸업'

"사드세요" 용돈 얹어 드리고…"여자만 고생" '김장 파업'도
"볼 일도 잘 없는데 서운"…"나라도 담가 아들 먹여야"

 인천에 사는 직장인 이모(38)씨는 연례행사였던 김장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본가에서 고되게 담근 김치를 가져와 봐야 잘 먹지도 않을뿐더러, 연로한 부모님이 힘에 부치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이씨는 "부모님께 '앞으로는 김치를 사서 드시라'고 용돈을 조금 더 부쳐드렸다"고 연합뉴스에 30일 말했다.

 김장철이 돌아왔지만, 김치를 담그는 가정은 갈수록 줄고 있다.

 식생활 다변화로 김치 소비량이 크게 감소한 데다, 올해도 재룟값이 널뛰며 김장을 해도 양 자체가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김장 노동'이 불편해 김치를 담그지 않기로 한 집도 있다. 직장인 이모(25)씨는 "항상 일을 하는 것은 할머니와 엄마뿐"이라며 "결국 '여자만 고생하는 건 불공평하다'는 말이 나와 김장을 안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장을 두고 고부간 갈등이 불거지는 일 역시 비일비재하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김장 문화가 점차 축소되며, 전통적인 가족의 유대감이 옅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업주부 이모(68)씨는 "명절이 아니고서야 김장할 때나 아들, 딸 얼굴을 보는 데 다들 '힘들다', '못 온다'고 하니 서운하다"고 말했다.

 김모(65)씨는 "혼자 몇포기라도 담그려 한다.

 식당에 중국산 김치만 나오는데, 아들과 손주에게는 그래도 직접 한 김치를 먹여야지 않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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