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새 국면 조짐…물러선 정부에 고개 드는 '대화론'

정부, 2026학년도 원점 재검토·수련특례·입영연기·사과
의료계서도 "이제 대화해야" 목소리 힘 실려…일부 불신도 여전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와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한 수련 및 입영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전공의에 거듭 사과하면서 의료계에서도 이제는 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대화론'이 고개를 드는 데엔 무엇보다 내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되기 전에 당사자인 의료계가 하루빨리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있다.

 12일 의료계에서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태도 변화,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하면 대화 테이블 자체에는 앉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제로베이스'에서 의료계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전공의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한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의 사과는 전공의 등 의료계에서 거듭 요구해왔던 부분이다.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국립대학병원협회,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 등 6개 단체는 지난 6일 복지부에 사직 전공의들의 수련 복귀를 위한 수련·입영 특례를 건의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사직 전공의는 "현 상황이 완벽히 만족스럽지는 않다"면서도 "의료계에서 여러 차례 요구한 관련자의 사과, 2026학년도 정원의 원점 재검토라는 최소한의 (대화) 조건이 갖춰졌으니 이제 마냥 대화를 거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5학년도 의대 입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2026학년도 정원에 대한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위기감도 대화의 필요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정원을 의료계와의 협의를 통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가운데 대입 일정에 맞추려면 2월 말까지는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수도권의 한 의대 교수는 "이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2026학년도에 또 2천명 증원되는 걸로 도장이 찍혀버리지 않겠느냐"며 "의료계가 대화에 참여 안 한다고 증원을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이제 최대한 빨리 대화해서 전공의·의대생들이 수긍할 수 있는 규모로 합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주요 수련병원 교수 역시 "일단 가장 시급한 건 2026학년도 정원"이라며 "일단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의료계 내부에 정부를 믿을 수 있느냐는 의견도 여전한 터라 의정이 쉽게 마주 앉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미안한 마음이 있기는 하느냐" "그냥 복귀하라는 요청과 다를 바 없다"는 등 날 선 반응도 적지 않다.

 더욱이 정부의 특례와 사과에 대한 의료계 내부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얼마나 복귀를 선택할지도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각 수련병원은 14일부터 레지던트를, 내달 3일부터 인턴을 각각 모집한다.

 수련·병역 특례를 적용받아 수련을 재개하려면 적시에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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