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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칸트(1724~1804)는 관념론을 확립한 근대 철학자다.
경험주의와 합리주의를 종합한 그의 인식론은 계몽주의는 물론, 헤겔과 마르크스 철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의 일상은 그의 철학만큼이나 엄밀했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매일 같은 시각에 산책에 나섰다.
마을 주민들이 산책 나서는 칸트를 보고 몇 시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걸어 다니는 시계'였다.
칸트는 오전 5시에 일어나 차 한잔과 담배 한 대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서 대략 8시간 동안 강의 준비와 집필 활동에 매진했다.
오후 1시에는 단골 식당에 가거나 지인들과 만나 점심을 먹었다.
이후로는 입에 음식을 일절 대지 않았다.
그는 오후 6시부터 밤 10시 15분까지 책을 읽었다. 사색, 집필, 고민 등은 반드시 잠들기 15분 전에 끝마쳤다. 잠들기 전 뇌에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수면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매일 같은 시간에 산책을 나서는 이유도 숙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숙면을 위해 가끔 와인은 마셨지만, 맥주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맥주를 마시면 소화가 잘 안됐기 때문이다.
동시대 또 다른 천재 중 한 명이었던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는 칸트와 달리 애주가였다. 타고난 주당이었던 그는 평생 5만병의 와인을 마셨다.
괴테 역시 칸트처럼 아침 식사는 걸렀다.
오전 11시에 뜨거운 초콜릿을 한 컵 마시고, 오후 1시까지 일했다.
"보통 오후 2시에 점심을 먹는다. 이 식사는 나의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나는 식욕이 왕성한 편이다.
배가 고프지 않은 날에 먹는 양이 다른 사람들 두 배는 족히 되었다.
푸딩과 설탕 과자, 케이크를 즐기며 와인을 마실 때는 새벽까지 테이블을 떠나지 못한다.
나는 와인을 사랑한다. 매일 두세 병을 마셔야 한다."
다만 괴테는 운동을 즐겼다. 그는 모든 육체 활동을 '사랑'했다.
달빛이 아름다운 밤에는 강가로 나가 홀로 수영을 즐겼고, 겨울에는 얼어붙은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탔으며, 봄에는 경주마를 타고 들판을 질주했다.
또 다른 천재이자 조각 미남이었던 조지 고든 바이런(1788~1824)은 칸트, 괴테와 비교해 짧은 생을 살았다.
그는 칸트처럼 규칙적이지도, 괴테처럼 운동을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그는 방탕한 사나이였고, 그 방탕한 생활에서 얻어지는 온갖 기쁨과 절망, 고통을 시에 녹였다. 그는 시를 사랑했고, 마음에 드는 작품이 얻어질 때까지 몸을 혹사했다.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우는 격렬한 창작 활동은 그에게 살아 있다는 체감을 안겨주었으나 궁극적으로 그의 생명을 갉아먹었다.
최근 출간된 '지적 생활의 즐거움'(책읽는고양이)은 영국 빅토리아 시기(19세기) 예술평론가 필립 길버트 해머튼이 쓴 에세이다.
뛰어난 작가들이 누린 지적 생활(The Intellectual Life)과 범인들도 할 수 있는 지적인 삶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책이다.
책 내용을 압축하자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면서 목표에 맞게 공부를 계속하라는 것이다. 에세이지만 격조 있는 자기계발서로도 읽힌다.
저자는 지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절제가 필요하고, 계획과 연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일하다 보면 일정한 지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욕심을 앞세운 정신노동이야말로 지적인 삶을 가로막는 난적 중의 난적이다. 또한 '나의 육체는 변함이 없다', '나는 언제나 건강했으며 앞으로도 건강할 것이다'라는 과신은 인생을 낭떠러지로 몰고 가는 거짓된 목동이다. 그 달콤한 과욕의 목소리를 믿고 반응했다간 머잖아 쓰러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