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내시경 전 복용 '장 청결제' 물약 '… 알약으로 재편 움직임

한국팜비오 오라팡정 선두…태준·대웅 등 후속 제품 개발 잇따라

 대장내시경 검사 전 복용하는 장 정결제가 알약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장 정결제는 대장 내시경 전 장 속을 깨끗이 비우기 위해 복용하는 약이다.

 장 정결이 되지 않으면 내시경을 통해 맨눈으로 진단하는데 방해가 돼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장 정결제는 PEG(폴리에틸렌글라이콜) 성분의 물약을 많이 사용해 왔다.

 제약사들은 장 정결제 복용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복용량을 4ℓ에서 2ℓ로, 2ℓ에서 1.38ℓ, 1ℓ로 점차 양을 줄인 가루약 장 세정제를 내놓았다.

 그러나 여전히 물에 타 마셔야 하는 번거로움과 장 정결제 특유의 구역감과 불쾌감을 완전히 없앨 순 없었다.

 그러다가 2019년 한국팜비오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던 OSS(Oral Sulfate Solution·경구용 황산염 액제) 성분의 물약을 세계 최초로 알약 형태로 개발하며 시장에 변화를 불러왔다.

 한국팜비오는 OSS 알약을 '오라팡정'이란 이름으로 국내에 출시했다.

 약 복용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이 약은 출시 이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등 약 2만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임상을 통해 장 정결 효과, 안전성, 복약 만족도 등을 입증했다.

 그 결과 전국의 병원 소화기 내과 및 종합검진센터 등에서 검진 필수 의약품으로 선정되며 출시 5년 만에 연간 250억원 이상 처방됐다.

 시장조사기관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2023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약 장 정결제는 거부감 없는 맛과 복용 편의성 때문에 만족도가 82.7%에 달해 물약 33.3%에 비해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향후 복용 희망자 4명 중 3명이 알약 복용을 선호할 만큼 대세가 되고 있다.

 오라팡정의 성공 이후 국내 장 정결제 시장은 물약에서 알약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물약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던 태준제약은 2023년 수프렙미니정을 출시한 데 이어 작년 말 수프렙미니정의 단점을 보완한 수프렙에스미니정을 출시해 알약 시장에 가세했다.

 대웅제약도 장 정결제 'DWJ1609'의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DWJ1609는 검사 전 복약 순응도 저하로 이어지던 액상 제형의 불편을 줄인 제품으로, 복용이 간편하고 맛에 대한 거부감이 적도록 설계됐다.

 장정결 효과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편의성과 효과를 동시에 고려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도 인트로바이오파마, 비보존제약, 삼천당제약 등 후발 제약사들이 현재 알약 장 정결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한국팜비오에 대해 2건의 특허 무효소송을 제기했다가 최근 2건 모두 패소하기도 했다.

 알약 장 정결제 오리지널 제약사로 꼽히는 한국팜비오는 2023년부터 동국제약과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국내 병원과 의원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 후발 경쟁사들의 추격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약의 크기를 최적화한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지 주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대장내시경 검진 환자는 256만명으로 2019년(233만명)보다 약 10% 늘어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팜비오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석수선의 K-디자인 이야기…'K-의료' 관광이 연 감정산업
의료관광은 더 이상 진료나 시술 중심의 산업만이 아니다. 디지털 전환과 감성 콘텐츠 소비가 일상이 된 오늘날 병원을 찾는 많은 사람은 치료만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위로받고 싶어 하고,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싶어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K-팝, K-드라마, K-뷰티 같은 한류 콘텐츠를 매개로 문화적 친숙함과 감정적 몰입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지닌다. 빠르고 효율적인 병원 진료만이 아닌 감정 회복의 여정을 제공하는 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결정적 가능성이다. 오늘날의 환자는 진료의 전문성보다도 그 과정을 어떻게 '느끼는가'를 중심에 둔다. 진료 전 대기 시간의 불안, 치료 중의 고통, 회복기의 고립 등이 극복 요소다. 이 모든 순간에 정보보다 감정의 흐름이 더 크게 작용한다.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환자는 스스로 치유하고 있다는 감각을 원한다. 특히 방한한 외국인 환자에게 한국은 시술받는 장소만이 아니라, 자신이 동경해온 문화가 살아 있는 '감정 공간'이다. K-콘텐츠를 통해 한국에 친숙해진 이들은 병원 침대가 아닌, 드라마 속 장면과 닮은 회복 공간에서 자신만의 치유 서사를 경험하길 원한다. 여기에 디자인 요소도 필수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빵 먹고 혈당 160↑"…'혈당 스파이크' 오해와 진실
"식사 후 혈당이 160㎎/dL까지 올랐는데 괜찮은 걸까요?", "빵만 먹으면 혈당이 급등해요. 당뇨병일까요?".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혈당 변동성)가 요즘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몸에 부착한 연속혈당측정기(CGMs)를 활용해 스마트폰 앱으로 식후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일반인 사이에서조차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 블로그, 유튜브 등에는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고, 혈당 스파이크를 조절해 체중 감량을 시도했다는 사례들이 공유돼 있다. 하지만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혈당 스파이크에 지나치게 민감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혈당 스파이크에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지나친 식이 제한이나 불안에 빠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진상만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는 의학 용어도 아니고, 아직 정확한 기준도 없다"며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식후 일시적인 혈당 스파이크만으로 심각한 문제를 걱정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