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아주 흔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감기에 걸린다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감기를 앓고 나면 우리 몸의 면역 기억에 감기 코로나바이러스가 남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침투해도 가벼운 증상에 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를 알아보는 '도움 T세포'(helper T cell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인지하는, 이른바 면역 교차반응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확정적인 증거가 부족한 이 가설이 관심을 끄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증도 차이를 설명하는 이론적 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라호야 면역 연구소(LJI) 과학자들은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LJI의 다니엘라 바이스코프 교수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를 기억하는 T세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정확한 분자구조까지 교차 인지한다는 걸 일부 환자에게서 확인했다"라면서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라 해도 어떤 사람은 심하게 아프고 어떤 사람은 증상이 경미한 이유를 이 가설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바이스코프 교수와 함께 함께 연구를 이끈 알레산
약칭 '골든 스태프'(golden staph)로도 통하는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은, 현존하는 항생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다제내성균의 대표 주자다. 황색포도상구균이 페니실린에 잘 반응하지 않은 건 오래됐고, 지금은 페니실린 내성균에 쓰는 메티실린과 반코마이신에도 내성이 생겼다. 그래서 황색포도상구균엔 MRSA, VRSA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MRSA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VRSA는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이란 뜻이다. 이 구균은 인체의 피부 표면, 모공, 비강 등에 많이 존재하는데 상처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면 폐렴, 폐 화농증, 골수염, 식중독, 독소 쇼크 증후군 등을 일으킨다. 특히 독소 쇼크 증후군(TSS)은 혈압 저하,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이어져 치명적일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여러 유형의 다양한 환경에 잘 견디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위 환경 변화에 맞춰 적응에 필요한 'RNA 나선 효소'(RNA helicase)라는 단백질을 기민하게 생성한다. 그런데 'CshA'라는 RNA 나선 효소가 난공불락인 황색포도상구균의 결정적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전자 변이 등으로 이 효소가
일반인에겐 '레벤후크'로 더 많이 알려진 네덜란드의 박물학자 안톤 판 레이우엔훅(1632~1723)이 인간의 정자 운동을 현미경으로 처음 관찰한 건 300여 년 전이다. 당시 그는 '뱀이 기어가듯이 꼬리를 흔들어 물속의 장어처럼 헤엄친다'라고 정자의 움직임을 묘사했다. 자신이 발명한 초기 현미경으로 2차원 이미지를 관찰한 레벤호프로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초의 관찰자인 레벤후크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반인은 지금도 난자를 향해 전력으로 헤엄치는 정자의 이미지에 익숙하다. 그런데 역사의 한 장면처럼 전해진 레벤후크의 정자 관찰 결과가, 사실은 2차원 현미경이 유발한 '착시(optical illusion)' 현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정자는 수영(swimming)이 아니라 회전(spinning)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추진력을 확보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정자의 꼬리는 한쪽으로만 흔들려 똑바로 가는 추진력을 만들지 못했다. 이렇게 소용돌이처럼 불안정한 동력을 직진이 가능한 전방 추진력으로 변환하는 게 바로 머리 부분의 절묘한 회전 운동이었다. 이 연구를 수행한 영국 브리스톨 대학과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 과학자들은 1일 저널 '사이
녹내장은, 시신경 장애가 시야 결손으로 이어져 결국 시력을 상실하는 무서운 병이다. 시신경이 심하게 손상되면 물체를 시각적으로 알아볼 수 없게 된다. 눈을 통과한 빛에 관한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게 바로 시신경이다. 시신경이 왜 손상되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안압 상승으로 인한 시신경 압박과 시신경 혈류 장애 등을 손상의 주원인으로 꼽는다. 그런데 녹내장과 같은 시신경 손상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게임 체인저'가 될 시신경 줄기세포를 미국 메릴랜드 의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신경 전구세포(neural progenitor cells)로 불리는 이 줄기세포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시신경 조직에 존재하면서 수십 년 동안 신경 세포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할 거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실제로 이 줄기세포가 없으면 시신경 섬유의 스트레스 내성이 약해져 시신경이 손상되고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연구는 메릴랜드 의대의 스티븐 번스타인 안과 교수팀이 수행했고, 관련 논문은 30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이 발견은 녹내장 등의 치료 개선은 물론이고, 녹내장의 원인에 관한 이론을 새로 정립하는 계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환자에 따라 중증도가 확연히 다르다. 어떤 사람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데 어떤 사람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른바 무증상 감염자가 그렇다. 많은 과학자가 그 답을 구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지만, 복합적 원인이 작용할 거라는 추론 외엔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보고되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중증도 차이를 가져오는 핵심 요인을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대와 막스 플랑크 분자 유전학 연구소(MPIMG)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가벼운 감기(common cold)를 앓고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그 증상이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게 요지다.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와 일종의 교차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하나의 항원 물질엔 자주 다수의 항원 결정기가 존재해 각각 다른 항체가 형성되곤 한다. 이런 항혈청은 다른 항원 물질의 동일 항원 결정기나 유사한 항원 결정기에 반응하는데 이런 현상을 교차반응(cross-reactivity), 항체의 이런 성질을 교차 반응성(cross-reactivity)이라고 한다. 샤리테 의대 연구팀은 29일(현지
인간의 면역계에서 생성되는 LY6E 단백질은 특이한 작용으로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면역 단백질인데도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을 돕기 때문이다. 미국 록펠러대 연구진은 수년 전 LY6E의 이런 특이한 작용을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다. 그런데 이 LY6E 단백질이 모든 종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감염 억제 작용을 한다는 게 밝혀졌다. 여기엔 현재 팬더믹(대유행)을 일으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를 비롯해 사스 바이러스(Sars-Cov-1)와 메르스 바이러스도 포함된다. 이번 연구는, 독일 보훔 루르대(RUH) 과학자들이 미국 록펠러대, 스위스 베른대 등의 연구진과 협력해 진행했다. 관련 논문은 최근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실렸다. 29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LY6E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침투할 때 세포에 달라붙는 걸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베른대의 볼커 틸 교수는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와 결합하지 못하면 당연히 감염도 이뤄질 수 없다"라고 말했다. LY6E는 동물의 면역세포를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인간 세포와 같은 진핵세포의 세포막이 내부로 접히면 엔도좀(endosome)이라는 세포 내 소포(vesicle)가 만들어진다. 단백질과 지질 등의 분해 후 재사용에 관여하는 엔도좀 중에는 작은 내부 소포들을 가진 게 있는데 이를 다중소포체라고 한다. 이 다중소포체가 세포막과 융합하면서 세포 밖으로 열리면 그 안의 미니 소포들이 방출된다. 이렇게 세포 밖으로 나가 세포 간 신호 전달자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엑소좀(Exosome)이다. 엑소좀 하나엔 mRNA, miRNA, tRNA, 이중나선 DNA 등 약 2만 개의 생체분자가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암세포가 이 엑소좀을 나쁜 형태로 바꿔 성장과 전이, 치료 회피 등에 이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종양의 성장에 필요한 아미노산이 부족해지면, 암세포가 변형 'Rab11a-엑소좀'을 생성해 스스로 만든 생체분자를 적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Rab11a-엑소좀에 실린 생체분자가 암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주범일 거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이 연구는 영국 옥스퍼드대 과학자들이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의 자금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관련 논문은 28일(현지시간) 유럽 분자생물학기구가
면역세포의 간판격인 T세포가 암세포나 각종 감염 세포를 파괴하려면 외부 위험 요인을 표시하는 항원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런 항원 분자가 T세포의 표면 수용체와 결합해야 비로소 T세포가 공격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T세포가 공격 모드로 전환할 때 그 길목을 지키고 있는, T세포 수용체의 'RK 모티프(RK motif)'라는 도메인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 도메인을 가진 T세포는 암세포 파괴 능력이 강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최근 실렸다. 28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종양 세포가 나타나면 효소의 일종인 '림프구 특이성 키나아제(lymphocyte specific kinase)'가 T세포 수용체에 달라붙는데 그 정확한 결합 지점이 바로 RK 모티프다. 그러면 T세포 수용체가 활성화하면서 T세포가 외부 위험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세포로 변하는 것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볼프강 샤멜 교수는 "면역학자들이 T세포 수용체를 연구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놀랍게도 RK 모티프가 (연구 논문 등에)
골수에서 생성되는 혈소판은 출혈을 멈추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혈소판이 정상 범위를 초과해 만들어지는 혈소판 증가증(혈소판 수치 750×109/ℓ 이상)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혈소판 증가증은 혈액 종양 등 골수 자체의 이상으로 인한 본태성 증가증과 사이토카인 자극으로 생기는 반응성 증가증으로 나뉜다. 경미한 혈소판 증가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심한 경우엔 혈관 운동 장애에 따른 두통, 시각 장애, 일과성 허혈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60세 이상 남성의 경우 혈소판 수치가 정상 범위라도 최상위권에 속하면 폐, 대장 등의 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남성은 미리 암 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과학자들은 권고한다. 영국 잉글랜드 엑서터대 의대의 사라 베일리 박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27일(현지시간) '브리티시 저널 오브 제너럴 프랙티스(British Journal of General Practice)'에 발표했다. 이 저널은 일반 개업의와 1차 진료 관련 연구원들을 위해 발행되는 월간 '동료 심사' 의학 학술지다. 연구팀은 '임상 진료 연구 데이터 링크' 등에 등록된 환자 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