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잡는 T세포, 공격 전환의 급소 찾았다

T세포 수용체 활성화하는 'RK 모티프' 도메인 확인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 면역학'에 논문

 면역세포의 간판격인 T세포가 암세포나 각종 감염 세포를 파괴하려면 외부 위험 요인을 표시하는 항원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런 항원 분자가 T세포의 표면 수용체와 결합해야 비로소 T세포가 공격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T세포가 공격 모드로 전환할 때 그 길목을 지키고 있는, T세포 수용체의 'RK 모티프(RK motif)'라는 도메인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 도메인을 가진 T세포는 암세포 파괴 능력이 강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종양 세포가 나타나면 효소의 일종인 '림프구 특이성 키나아제(lymphocyte specific kinase)'가 T세포 수용체에 달라붙는데 그 정확한 결합 지점이 바로 RK 모티프다.

 그러면 T세포 수용체가 활성화하면서 T세포가 외부 위험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세포로 변하는 것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볼프강 샤멜 교수는 "면역학자들이 T세포 수용체를 연구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놀랍게도 RK 모티프가 (연구 논문 등에) 인용된 적은 한 번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중요한 RK 모티프가 그동안 연구자들의 눈길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밝혀졌다.

 RK 모티프는 T세포의 비정상적인 활성화를 막기 위해 '은닉' 상태로 있다가 항원과 결합한 직후에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T세포를 더 정교하게 제어하는 길을 열어, 항암 면역요법은 물론 자가면역질환이나 면역결핍 등 치료에도 도움이 될 거로 기대한다.

 T세포 가운데 암세포나 감염 세포 등을 제거하는 건 일명 '킬러 세포'로 불리는 세포 독성 T세포(Cytotoxic T cells)'다. 이 유형의 T세포는 독성 물질을 분비해 암세포 등을 파괴한다.

 연구팀은 또한 RK 모티프를 갖추면 CAR(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의 암세포 파괴 능력이 더 강해진다는 걸 확인했다.

 CAR T세포는 면역요법에 쓰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T세포를 말한다. 이런 T세포에는 암세포에 특이적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가 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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