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대별산 기슭에 상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괴질이 돌며 마을 사람들 배가 부어오르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생겨 밭일이나 천 짜는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상황이 날로 악화하자 상풍이란 여성이 매일 산에 올라 "치료할 수 있는 약초를 내려달라"고 신령님께 빌었다. 꿇어 엎드린 채 꼼짝하지 않고 밤낮 기도를 올린 지 7일이 지나자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상풍을 사천 아미산으로 데려갔다. 정신을 차리니 앞에 나이 지긋한 신령이 웃으며 손에 씨앗을 들고 있었다. 신령은 "이 씨앗을 밭에 심거라. 그리고 뿌리를 캐어 마을 사람들에게 달여 먹이면 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며 씨앗을 건넸다. 다시 바람을 타고 마을로 넘어온 상풍이 신령 말대로 하자 신기하게도 마을 사람들의 병이 씻은 듯 나았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이 약초 이름을 상풍이 뿌리를 받아왔다는 뜻으로 '상접근'(商接根)이라 지었으며 훗날 도라지라고 불리게 됐다. 도라지는 약용과 식용으로 쓰임새가 많은 작물로 민요 가락에 오르내릴 만큼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7∼8월이면 종 모양처럼 생긴 둥근 꽃이 희거나 보라색으로 청초하게 피며 10월에서 3월
먼 옛날 중국에 왕복이라는 정직하고 심성이 바른 청년이 아내와 함께 홀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었다. 약초꾼이었던 그는 인근 산 약재가 점점 줄자 어쩔 수 없이 멀리 떨어진 노군산이라는 곳까지 약초를 캐러 가야만 했다. 노군산은 맹수가 많고 낮에도 구름이 잔뜩 끼어 누구 하나 쉽사리 접근하기 힘든 첩첩산중이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다"는 말과 달리 왕복이 집을 떠난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자 왕복의 어머니는 병이 생겨 앓아누웠다. 아내도 울적함 때문에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질병에 시달렸다. 가족의 고통이 하루하루 쌓여갈 무렵 마침내 왕복이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아내와 어머니를 보고는 몸 상태를 물은 뒤 광주리에서 약재 몇 뿌리를 꺼내 바로 약을 달였다. 약효 때문인지 아니면 무사히 돌아온 왕복 때문에 마음의 병이 사라졌기 때문인지 아내와 어머니의 병은 모두 깨끗이 나았다. 이후 왕복이 달인 약재에 '남편이 당연히 귀가해서 가족 모두가 편안해진다'라는 뜻에서 당귀(當歸)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귀는 미나리과에 속한 다년생 식물 승검초의 뿌리다. 승검초는 1∼2m 높이로 자라며 전체가 자줏빛에 뿌리는 굵고 향이 강하다. 8
'한 줌 오가피를 얻는 게 금은보화 한 마차를 얻는 것보다 낫다.' 중국 명나라 본초학 권위자인 이시진은 '본초강목'에서 오가피의 값어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가피는 오갈피나무의 뿌리껍질로 우리나라 '동의보감'에 '허리나 척추가 아프거나 다리가 쑤시고 저린 것, 관절이 아프고 절룩거리는 것을 고쳐 세 살이 되도록 걷지 못하는 어린아이도 바로 걷게 한다'고 기술될 정도로 효능이 뛰어난 약초다. 오갈피나무의 속명은 '아칸소파낙스'(Acanthopanax)로 '모든 병을 고치는 가시 많은 약초'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처럼 오가피는 동서양 가릴 것 없이 예로부터 신경쇠약, 건망증, 고혈압, 산후 자양강장제, 피로해소제 등으로 폭넓게 사용됐다. 오가피는 인삼과 같은 과에 속하는 식물로 인삼과 유사한 성분이 많이 포함돼 효능도 비슷하다. 이런 오가피의 효능을 처음 과학적으로 규명한 나라는 구소련이었다. 구소련 약리학자 브레크만 박사는 전 세계의 이름 있는 강장제 260여 종을 수집한 뒤 이들 중 가장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홍경천, 인삼과 함께 오가피를 꼽았다. 이후 구소련은 연해주 지역에 광범위하게 자생하고 있는 오가피 진액을 추출해 '시베리아 인삼'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후한 시대 전설적 명의로 이름 높았던 화타는 젊은 시절부터 실험정신이 왕성해 갖가지 약초를 집 주변에 심어 놓고 일일이 그 효능을 연구했다. 하루는 작약의 약효를 잘 알아봐 달라는 부탁이 들어와 마당 한 편에 이를 심어 놓고 꽃과 잎사귀를 맛보았다. 밍밍하기 그지없는 맛에 '어디 약으로 쓸까'라고 생각하며 별생각 없이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밤만 되면 집 밖에서 여인이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흠칫 놀라 창밖을 내다보면 달빛 아래 머리에 붉은 꽃을 꽂은 여인이 있는 것이었다. 괴이하다 싶어 밖으로 나가면 아무도 없이 여인이 서 있던 자리에 작약만 있을 뿐인 일이 반복됐다. 화타는 이 기현상을 쉽사리 납득할 수 없어 고개만 갸웃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화타 부인이 아침을 준비하다 손에 상처가 났다. 화타는 온갖 약초를 상처에 가져다 붙여봤지만, 도무지 피가 멎질 않았다. 그러다 문득 구슬프게 울던 여인 생각이 떠올라 마당에서 작약 뿌리를 캐 부인 상처에 싸매어 붙였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피가 멈추고 통증 또한 사라졌다. 화타는 부인에게 "당신이 손가락을 다치지 않았으면 이렇게 좋은 약초가 그냥 묻힐 뻔했소. 덕택에 큰 깨달음을 얻었소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4일 대전 서구 장태산에서 'KIOM 어린이 본초탐사대'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여름 방학 기간 전국 초등생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가족형 현장 체험프로그램으로, 올해로 12번째를 맞는다. 전국 각지에서 31가족 총 77명이 참가한 가운데 자연 속 약용식물 탐사, 한의학 강연, 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조별로 나뉘어 본초(한약재) 전문가와 함께 장태산자연휴양림 약용 식물을 관찰하고 효능·쓰임새 등을 배웠다. 참가자들에게는 본초 교재, 배낭, 모자 등 다양한 탐사 용품이 지급됐다. 한의학연은 참가자들이 활동 후기를 담은 탐사보고서를 영상·그림·글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작성해 제출하면 추후 심사를 거쳐 시상할 계획이다. 이진용 한의학연 원장은 "참가자들이 약용 식물의 다양한 가치를 체험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연구원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고병섭 박사 연구팀은 당근 잎 추출물에서 항염증 효능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당근 잎 추출물을 분석해 6개 '플라보노이드 글리코사이드'를 발견했다. 플라보노이드 글리코사이드는 플라보노이드 화합물과 당류가 결합해 형성된 화합물로, 항산화·항염증·항암·항균 등 다양한 생물학적 효과를 갖는다. 당류 부분을 제거한 저분자 플라본 화합물로 전환하면 용해도와 생체 이용성이 개선돼 더 다양하고 강력한 생물활성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당근 잎에서 찾아낸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을 효소 처리해 당이 결합한 부분을 제거한 뒤 일반 당근과 당근 잎 추출물을 비교했다. 그 결과 효소 처리된 당근 잎 화합물은 기존 추출물보다 최대 23% 더 염증 인자 발현을 억제하는 효능을 나타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고병섭 박사는 "그동안 버려지는 등 외면받던 당근 잎의 새로운 효능을 밝혀낸 것"이라며 "당근 잎의 상업적 활용을 위한 기준 데이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당근은 비타민A·루테인 등 중요 영양소가 많아 식재료로 흔히 사용되는데, 전통 의학 분야에서는 변비·빈혈·방광염·홍역 등에 효과적인 치료제로 인정받아 왔다. 다만 당근 뿌리 부분만 집중적으로
'약방에 감초'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한약 처방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감초가 알레르기 천식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한의약융합연구부 김윤희 박사 연구팀은 감초에서 추출한 성분이 알레르기 천식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감초에서 추출한 '글리시리진산'이 인체 기관지 상피 세포와 천식 동물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알레르기 천식을 완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글리시리진산은 사포닌 계열 복합물로, 항염증·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여 현재 한의학계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김윤희 박사는 "알레르기 질환은 다양한 인자의 복합적 작용 때문에 발생하는데 다수의 효능 성분을 함유한 한약이 새로운 치료 기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며 "과거부터 사용된 한약재를 기반으로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준 박사 연구팀은 한약재 강활에서 추출한 특정 성분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조절하는 것을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 자생 강활에서 분리·분석한 31종의 단일 성분 가운데 마르메시닌 성분이 가장 강한 항당뇨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성분이 췌장 베타 세포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작용 구조까지 확인했다. 이는 잘 알려진 기존 당뇨병 치료제 글리클라자이드보다 우수한 것으로, 동일 농도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2배 더 인슐린 분비를 촉진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사용하는 약재인 강활은 혈액순환 개선·통증완화·면역강화 등을 위해 사용돼 왔다. 이준 박사는 "국내산 강활 추출물과 성분이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밝히게 돼 뜻깊다"며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한약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진들이 우리 생활 주변에서 친숙한 한약 소재의 항바이러스·항염 효능을 잇달아 과학적으로 밝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14일 한의학연에 따르면 최근 한의약융합연구부 김태수 박사 연구팀은 할미꽃 뿌리인 한약재 백두옹의 알레르기 비염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미꽃은 전통적으로 뿌리 부분을 약초로 사용하는데, 뿌리를 캐 햇볕에 말린 것을 백두옹(白頭翁)이라 부른다. 백두옹은 해독 효능이 있어 염증 완화, 지혈, 지사(止瀉·설사를 멈추게 함)약으로 사용됐다. 연구팀이 백두옹 추출물을 알레르기 비염 동물 모델에 경구투여한 결과, 대표적인 알레르기 비염 증상인 코 문지르기, 재채기 횟수가 대조군보다 각각 최대 38%·35%씩 개선됐다. 코 안(비강) 상피조직 두께도 최대 24% 감소했고, 코 점액을 생성하는 술잔세포 수도 최대 49% 감소했다. 김 박사는 앞선 연구에서도 치자 추출물이 면역 반응을 조절해 알레르기·염증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천연 색소로 활용되는 치자 열매는 해열·지혈·소염 등 효능이 있어 한약재로 쓰인다. 연구팀은 노란 색소를 제거한 치자나무 추출물을 아토피 피부염 동물모델 피부에 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