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인당 병원 외래진료 횟수와 병상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가장 많지만, 인구 대비 의사 수는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자살사망률에서 여전히 OECD 1위라는 불명예를 이어갔다. 보건복지부는 OECD가 이달 초 발표한 '보건통계 2023'의 주요 7개 분야, 26개 지표를 분석해 25일 공표했다. ◇ 1인당 연 15.7회 외래진료…의사·의대 졸업생 수 최하위 세부내용을 보면 우선 2021년 기준 우리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5.7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회원국 평균(5.9회)의 2.6배다. 한국의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는 18.5일로, 일본(27.5일) 다음으로 길고, 평균(8.1배)의 2배 이상이었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이용량은 최근 10년간 증가하는 추세인데, 2021년 기준 인구 1천 명당 MRI 이용량(80.1건)은 OECD 평균(83.7회)보다 적고, CT 이용량(281.5건)은 평균(161회)을 훌쩍 넘어 회원국 최다였다. 보건의료 서비스와 재화에 소비된 국민 전체의 1년간 지출 총액을 의미하는 경상의료비는 2
이례적으로 한여름에도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25일 질병관리청의 전국 의원급 인플루엔자 표본감시기관(196개) 감시 결과 올해 28주차(7월 9~1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16.9명으로 집계됐다. 25주(6월 18~24일) 15.0명, 26주(6월 25일~7월 1일) 16.1명, 27주(7월 2~8일) 16.3명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여름철에 접어들면 인플루엔자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올해는 봄철 유행의 증가세가 주춤한 6월 말 이후에도 유행은 꺾이지 않고 있다. 28주 의사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7~12세(43.0명)에서 가장 높았고 13~18세(25.2명), 1~6세(18.5명) 순이었다. 일반 감기 원인이 되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도 유행하고 있다. 리노바이러스는 기침, 콧물, 코막힘 등 가벼운 감기 증상을 나타내며 상대적으로 발열 증상은 적은 편이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발열, 기침, 콧물 등 다양한 임상증상을 일으킨다. 표본감시기관을 통해 수집된 호흡기 환자의 원인병원체 감시결과(28주차)에 따르면 리노바이러스와 아데노바이러스의 검출률이 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진이 망막 질환을 진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안과영상 검출·진단보조 소프트웨어 '위스키'(WISKY)를 통합심사·평가를 거쳐 제40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위스키는 이미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따라서 위스키에 대한 통합심사가 완료됨에 따라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와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결과' 고시 개정·공포를 거쳐 비급여로 의료 현장에 바로 진입해 3~5년간 사용될 예정이다. 위스키는 부산대병원·부산대기술지주의 자회사인 에이아이인사이트가 개발한 제품으로, 인공지능(AI)이 환자의 안저 영상을 분석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병증의 유무에 대한 정보를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식약처는 위스키가 3개 질환을 동시에 분석한다는 점에서 기술 혁신성이 있고 망막 질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시장 창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혁신의료기기는 정보통신·생명공학·로봇 등 기술 집약도가 높고 혁신 속도가 빠른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지닌 의료기기에 대해 식약처가 지정한다. 위스키가 거친 통합심사·평가는 식약처와 관계 부처가 혁신의료기기 지정과 요양급여대상 여부 확
24일부터 18세 이하 장애 아동이 보행장애 개선 등을 위해 '발 보조기'를 구입할 때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18세 이하 지체·뇌병변·지적·자폐성장애 아동의 변형된 발 교정·보완 및 보행장애 개선을 위해 '발 보조기'를 장애인 보조기기 보험급여 품목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발 보조기는 장애로 인해 발이 변형된 경우 보행을 돕는 역할을 한다. 발에 맞게 제작해 일반 신발에 넣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신발 자체가 교정 역할을 하는 '교정용 신발'의 경우 디자인이 투박한 데다 낙인 효과가 있어서 아동·청소년들이 착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고 이에 따라 장애가 악화할 우려가 컸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록 업소에서 발 보조기를 맞춘 뒤 의사의 검수를 받아 공단에 서류를 제출하면 기준금액(양쪽 20만원)의 최대 90%를 지원받을 수 있다. 1년 1회 지급이 원칙이지만, 성장, 신체 변형 등에 따라 재지급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으면 추가로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교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사의 처방 하에 발목-발 보조기, 맞춤형 교정용 신발과 중복해서 급여 적용을 받을 수도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9월 말부터 시행되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의료진 기본권을 침해하고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할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2021년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2년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9월 2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의협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수술실 CCTV의 의무 설치·운영으로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인 등에 대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직업수행의 자유, 초상권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현재 의료계는 필수의료 전문과목에 대한 전공의 기피 현상, 필수의료 전문의 확보 어려움 등으로 필수의료가 무너지는 열악한 실정"이라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법제화는 이런 필수의료 붕괴를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또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로 의사의 원활한 진료행위가 위축돼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의사·환자 간 신뢰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최적의 수술 환경 조성이 불가능해 방어 진료를 조장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일 3만 명을 웃돌며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전국 생활하수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도 짙어지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의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주간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8주차(7월 9∼15일) 전국 하수처리장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는 1mL 당 162만995 바이러스 카피(바이러스 양 단위)였다. 전국 17개 시도별 64개 하수처리장에서 측정한 농도를 지역별 인구 분포를 적용해 산출한 3주간 이동평균 수치로, 직전 주 대비 45% 늘어난 것이다. 하수 속 바이러스 농도는 24주차 이후 소폭 증가하다가 27주차, 28주차에 증가 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8주차 코로나19 주간 확진자 수(3주 이동평균)은 15만3천976명으로, 1주 사이 19%가량 증가했다. 확진자 수도 6월까지는 소폭 등락하며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다 7월 들어 증가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지난 12일에는 확진자 수가 3만4천120명으로, 지난 1월 이후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는 생활하수에 섞인 바이러스 양을 분석해 환자 발생을 추정하는 기법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우리나라 가계가 한 해 동안 직접 짊어진 평균 의료는 연간 240만원가량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2020년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보고서(I)'를 보면, 제2기 한국의료패널 자료로 가계 실질 부담 의료비를 조사해보니, 2020년 조사에 참여한 전체 6천134가구는 가구당 연평균 240만4천234원을 지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계 부담 평균 의료비는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 요양기관에서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 '공식적 의료비용'뿐 아니라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개인용 의료기기 등에 지출한 '비공식적 의료비용'과 교통비, 간병비 등 '비 의료비용'을 모두 포함해서 산출한 것이다. 그렇지만 건강보험제도에서 보험자(건강보험공단)가 의료서비스 제공 대가로 요양기관에 지급한 급여비는 제외됐다. 가구의 경제적 수준에 따른 연간 가계 부담 의료비를 살펴보면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는 135만7천366원을, 2분위 가구는 204만407원을, 3분위 가구는 229만5천251원을, 4분위 가구는 261만5천820원을,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5분위 가구는 319만9천153원을 각각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아암 환자가 거주지 인근에서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전국 5개 권역에 거점병원을 육성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소아암 거점병원으로 충남권 충남대병원, 호남권 화순전남대병원, 경북권 칠곡경북대병원, 경남권 양산부산대병원, 경기권 국립암센터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초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등에 포함된 소아암 진료체계 구축 방안의 일환이다. 복지부는 지역암센터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등 기존에 정부가 지정한 공공의료 수행기관 중 소아암 진료를 위한 핵심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병원을 중심으로 거점병원을 선정하고 적합한 진료모형을 개발했다. 소아암 신규환자는 최근 매년 1천300명 이상 발생하고 있고,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가 전체의 41%로 가장 많다. 소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6.3%로 전체 암 환자(71.5%)보다 높지만, 완치까지 1∼2년간 집중치료가 필요하다. 치료과정에서 학교에 가지 못하고 교육 공백이나 정서 발달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소아과 전공의 감소로 소아암 환자를 볼 수 있는 전문인력인 소아혈액종양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소아암 전문의는 전국에 69명뿐이며, 이 중 43명
면역 체계를 통해 암을 물리치는 면역항암제 개발에 정부와 학계, 업계가 힘을 모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승인된 항암제 임상시험 259건 중 면역항암제 임상은 약 24%인 62건이었다. 이는 전년에 승인된 항암제 임상 중 면역항암제의 비중이 약 20%였던 것보다 늘어난 수치다. 항암제는 흔히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 3세대 면역항암제로 구분된다. 세대 구분이 꼭 항암제의 효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고 개발된 시기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도 같이 손상할 수 있다는 단점이, 표적항암제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에만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암 치료가 어렵고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면역관문억제제, 면역세포치료제, 항암 백신, 항체-약물접합체 등으로 분류되는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인체 면역 체계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약물로, 특정 표적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고 면역 체계를 통해 작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면역항암제 개발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국민 4명 중 3명은 건강보험료 수준에 부담을 느끼며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인하 또는 동결을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20세 이상 1천26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2023 국민건강보험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 소득 대비 건강보험료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75.6%였다고 19일 밝혔다. 건강보험료에 부담을 느낀다는 답변 비율은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19∼2023년) 시행과 함께 조사를 시작한 2020년 이후 가장 높다고 경총은 전했다. 24.1%는 '매우 부담된다', 51.5%는 '다소 부담된다'고 답했고,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20.0%, '별로 부담되지 않는다'는 3.9%,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는 0.6%였다. 내년도 요율 조정에 대해서는 40.1%가 인하를, 35.7%가 동결을 선택해 75.8%가 인하 또는 동결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24.3%였고, 절반 이상이 1% 미만 인상률을 요구했다. 소아·분만, 중증·응급 등 필수의료 지원에 집중하는 현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65.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부정적 평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하향과 이에 따른 일반의료체계 전환을 앞두고 대한병원협회와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질병청은 병원협회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일상회복 2단계 조치 준비사항과 신종감염병 대비 중장기계획을 논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일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단계를 하향하는 1단계 조정을 한 데 이어 7∼8월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낮추는 2단계 조치 시행을 예고한 바 있다. 2단계가 시행되면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은 현재 2급에서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으로 전환돼 전수 감시에서 양성자 중심 감시체계로 바뀐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나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 남아있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완전히 해제되고 권고로 전환된다. 이 단계에선 코로나19가 일반의료체계로 완전 전환되기 때문에 검사나 치료비 등 지원도 축소된다. 다만 정부는 감염취약층에는 재정과 건강보험 등을 활용해 일부 지원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질병청은 2단계 조치 시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이 밀집한 의료기관에서 감염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염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긴급치료병상으로 선정된 의료
바이오산업 육성·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데이터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관련 가이드라인을 연내 개정한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보건의료데이터 혁신포럼을 주최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개정할 보건의료 데이터활용 가이드라인에서 가명처리가 가능한 유전체 정보 범위 확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심은혜 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은 "유전체 데이터의 민감성과 연구 수요 등을 균형있게 고려해 활용 범위와 요건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 개방·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개인 식별위험이 낮은 데이터부터 점진적으로 기관 외 반출을 권장할 계획이다. 정부는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우고 보건의료 데이터 개방·활용 확대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공 보건의료데이터 개방을 늘리기 위해 100만명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을 내년부터 2032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암 환자 빅데이터를 연구자들에게 개방하는 'K-CURE 암 임상 데이터 네트워크'
정부가 인구 고령화로 늘어난 의료수요에 대응해 의과대학의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의사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의사 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단순히 수요가 많으니 공급을 확대해야 된다는 단순한 개념으로 접근하면 매우 위험하다"며 "왜냐하면 의사 수 증대는 곧바로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료비 데이터를 살펴보면 의사 수 증가에 다른 의료비 증가가 분명히 나타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의대 정원을 확대해 의사 수를 늘리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커지는 걸까? 한국전쟁 이후 열악했던 우리나라의 의료 인프라는 경제 성장과 함께 급속히 발전했으며 인구 증가와 소득 증대로 의료비 지출도 빠르게 늘어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명목 국내총생산(GDP))가 1970년 2조8천억원에서 2021년 2천80조2천억원으로 740배 이상 커지는 동안 연간 경상의료비는 720억원에서 180조6천억원으로 2천500배 이상 증가했다. 경제가 연평균(CAGR) 13.8%씩 성장하는 사이 의료비는 매년
신장 이식이 필요했던 두 환자가 각각 상대방 배우자의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17일 서울대병원은 장기이식센터 하종원 교수팀이 지난해 1월 신장 '공여자 교환 이식'을 진행한 두 쌍의 부부가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원활한 신장 기능을 보이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환자 A씨와 B씨는 원래 자신의 배우자들로부터 신장을 공여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A씨의 경우 과거 어머니와 남동생으로부터 신장 이식을 받았으나 재이식이 필요해졌고, B씨도 18년 전 남동생에게 신장 이식을 받은 후 질환이 재발한 상태였다. 그러나 A씨와 B씨 모두 배우자와 혈액형이나 이식 적합성이 달라 신장 이식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럴 경우 혈액 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제거하는 '탈감작 치료'를 받아 이식에 성공하기도 하는데, 두 환자는 여러 차례의 탈감작 치료에도 계속 항체 수치가 높았다. 더구나 B씨는 탈감작 치료 중 혈압이 저하되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까지 호소했다. 두 환자 모두 신장 재이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료진은 이들에게 공여자 교환 이식을 제안했다. A씨는 B씨의 배우자로부터, B씨는 A씨의 배우자로부터 각각 신장을 이식받는
오는 10월부터 뇌질환과 무관한 단순 두통과 어지럼으로 찍은 뇌·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I)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뇌·뇌혈관 MRI 급여기준 강화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를 개정한다고 17일 밝혔다.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개정 고시는 지난 2월 발표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의 후속 조치로 추진됐다. 이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MRI·초음파에 대한 건보 적용이 확대된 후 이들 검사 이용이 급증해 건보 재정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뇌·뇌혈관 MRI의 경우 2017년엔 진료비가 143억원이었지만 급여 확대 후인 2021년엔 1천766억원으로 급증했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고시 개정에 따라 10월부턴 의사의 판단에 따라 뇌출혈, 뇌경색 등 뇌질환이 의심되는 두통과 어지럼에 대해서만 MRI 검사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단순 편두통이나 만성 두통 등 진료의가 의학적으로 MRI 검사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한 경우엔 환자가 원해 MRI 검사를 시행한다면 환자가 진료비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기존에 뇌질환이 확진됐거나,
정부가 '응급실 뺑뺑이' 사고를 막기 위해 병원이 정당한 사유없이 응급 환자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대책을 추진하는 데 대해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16일 "의료진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부각되는 중증응급환자의 응급실 이송 지연과 환자 거부는 응급실 문제가 아니라 최종치료 인프라의 부족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가 응급실을 쥐어짜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며 "환자를 받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식의 해결책에 업무수행 의지를 상실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료진 이탈과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법적인 부담을 완화하고 최종치료기관에 몰리는 경증환자를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응급의료 사고 책임보험을 도입하고 환자수용 거부에 대한 경찰수사 등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대구파티마병원에서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한 혐의로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경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의사회는 또 119를 전면 유료화해 경증환자 이송을 자제하고, 수가 인상 등을 통해 경증환자를 분산할 급성기클리닉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민
아토피와 같은 환경성 질환을 앓는 취약계층 어린이가 어느 병원에서든 진료받을 수 있게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6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비염·아토피피부염·천식 등 환경성 질환이 있는 만 13세 미만 취약계층 어린이에게 연간 10만원 정도 진료비와 약제비 전자 바우처를 지급하는 시범사업을 내년 하반기 진행 목표로 추진 중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2014년부터 취약계층에 속하는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과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신청받아 환경성 질환 진료를 지원하고 있다. 연간 250~300명이 진료를 지원받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진료를 지원받은 환경성 질환자는 작년 226명, 재작년 328명 등 2014년 이후 2천393명이다. 현재는 환경성 질환 진료를 지원받으려면 환경산업기술원과 협약한 15개 대형병원에 가거나 어려우면 집 주변 병원에서 진료받은 뒤 증빙서류를 내야 한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지급하는 전자 바우처가 도입되면 대상자가 자신이 편한 시간에 원하는 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한다. 전자 바우처 도입에 필요한 환경보건법 개정안은 지난 5월 발의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고병섭 박사 연구팀은 당근 잎 추출물에서 항염증 효능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당근 잎 추출물을 분석해 6개 '플라보노이드 글리코사이드'를 발견했다. 플라보노이드 글리코사이드는 플라보노이드 화합물과 당류가 결합해 형성된 화합물로, 항산화·항염증·항암·항균 등 다양한 생물학적 효과를 갖는다. 당류 부분을 제거한 저분자 플라본 화합물로 전환하면 용해도와 생체 이용성이 개선돼 더 다양하고 강력한 생물활성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당근 잎에서 찾아낸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을 효소 처리해 당이 결합한 부분을 제거한 뒤 일반 당근과 당근 잎 추출물을 비교했다. 그 결과 효소 처리된 당근 잎 화합물은 기존 추출물보다 최대 23% 더 염증 인자 발현을 억제하는 효능을 나타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고병섭 박사는 "그동안 버려지는 등 외면받던 당근 잎의 새로운 효능을 밝혀낸 것"이라며 "당근 잎의 상업적 활용을 위한 기준 데이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당근은 비타민A·루테인 등 중요 영양소가 많아 식재료로 흔히 사용되는데, 전통 의학 분야에서는 변비·빈혈·방광염·홍역 등에 효과적인 치료제로 인정받아 왔다. 다만 당근 뿌리 부분만 집중적으로
현직 의사의 60% 이상이 은퇴 후 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3일 오전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후 선생님의 진로 선택은?'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14∼26일 협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퇴직 후에도 진료를 계속하고 싶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2016명의 78.8%는 '하고 싶다'고 답했다. 현역 은퇴 연령은 몇살이 적당하냐는 질문엔 65∼69세(35.2%)→ 75세 이상(23.6%)→ 70∼74세(22.1%)→ 60∼64세(13.8%)→ 60세 미만(5.3%) 순으로 답했다. 은퇴 후 의료취약지에서 근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63.1%는 '있다'고 답했다. 은퇴 후 국공립병원이나 지방의료원, 보건소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취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77.0%가, 의료취약지 민간의료기관에 취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67.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은퇴 후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기 위해 거주지를 옮길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55.2%가 '있다'고 답했다. 은퇴 후 선호하는 근무지로는 수도권(36.7%)→ 영남권(26.8
보건복지부는 출산 전 태아의 유전병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병원에서 수행하는 유전자 검사 항목을 기존 200개에서 209개로 확대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추가되는 검사 항목은 대장암이나 자궁내막암 등을 유발하는 유전성 질환인 린치 증후군을 포함해 ▲뇌석회화를 동반한 Rajab 간질성 폐질환 ▲ 치사성 다발성 익상편 증후군 ▲ 에스코바 증후군 ▲ HLRCC 신장암 ▲ 초장쇄 acyl-CoA 탈수소효소 결핍증 ▲ C 단백결핍 질환 ▲ 리씨 증후군 ▲ 원뿔세포 이영양증 등이다. 정부는 유전질환이 있는 가계와 관련 전문가 등의 요청을 검토해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5차례 고시 개정을 통해 검사 항목을 63개에서 200개로 확대했는데, 이번에 9개 항목을 추가했다. 유전질환 검사 항목은 발병 나이, 사망 시기, 중증도, 치료 가능성, 삶의 질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전문가 자문과 배아·유전자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한다. 복지부는 "의학 발전으로 희귀질환 발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유전질환이 있는 가계의 고충을 해소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이 감염병 환자 발생 신고를 보다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감염병자동신고지원시스템을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감염병자동신고지원시스템은 질병청의 감염병통합정보시스템과 의료기관의 의료정보시스템(EMR)을 연동해 의료기관에서 감염병 환자를 진단하면 신고 서식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시스템이다. 의료기관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감염병 환자를 진단한 경우 법정 신고기한 내 신고할 의무가 있다. 제1급 감염병은 즉시, 제2급·제3급 감염병은 24시간 내에 관할 보건소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신고기한 준수율은 2020년 97.9%, 2021년 96.8%, 2022년 94.6%로 계속 낮아졌다. 질병청은 의료기관에서 신고 대상 감염병의 종류와 신고기한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신고 편의성을 높여 적시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은 질병청 감염병누리집(http://npt.kdca.go.kr)에서 감염병자동신고지원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한 후 해당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산별 노조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예고한 대로 오는 13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 분야 각 의료직역 종사자가 참여하는 단체로, 조합원수가 8만5천명에 달한다. 예정대로 파업이 진행되면 의료 현장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의료노조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7일까지 127개 지부, 145개 사업장 6만4천257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한 결과 투표율 83.07%(5만3천380명), 찬성률 91.63%(4만8천911명)로 가결돼 1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반대 8.15%(4천350명), 무효 0.19%(103명)이었다. 이번 투표 결과로 파업권을 확보한 조합원은 전체의 75.49%로 사상 최대규모라고 보건의료노조는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 보건의료인력 확충 ▲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해왔다. 나순자 보건
서울시어린이병원은 예술적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 소아·청소년을 위한 '레인보우 예술센터'를 10일 개관했다. 본원 2층에 조성한 레인보우예술센터는 발달장애 소아·청소년의 예술적 재능을 찾아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며 재능을 키우고 사회 참여까지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린이병원에서는 2009년부터 '레인보우 프로젝트'로 발달장애 소아·청소년을 지원해왔다. 음악밴드를 창단해 콘서트, 버스킹(거리공연) 등 대외활동을 했다. 이를 통해 국내 예술대학에 5명을 입학시키고 2014년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와 협연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번 센터 개소는 그간 활동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센터에는 치료교육 프로그램인 '레인보우 예술학교'와 가족의 정서 지원을 위한 '가족마음 허브', 발달장애 청소년의 사회 진출과 자립을 돕는 '브릿지 캠프힐' 등이 마련됐다. 이중 레인보우 예술학교는 발달장애 아동이 역량 있는 예술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올해 2월부터 음악적 재능을 가진 발달장애 아동을 공모해 80명을 최종 선발했다. 이들은 정서발달과 표현능력 향상을 위한 '효현예술반'과 심도 있는 음악 훈련을 지원하는 '재능발굴반',
"보건복지부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비대면진료가 제한됩니다." 비대면진료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자 첫 화면에 붉은 음영으로 강조된 알림창이 떴다. 그러나 공지가 무색하게 비대면진료는 사실상 '제한 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한 달여가 지난 7일 기자가 한 앱을 사용해 비대면으로 진료와 약 처방을 받아본 결과, 지침은 거의 지켜지고 있지 않았다. 복지부는 코로나19 기간 한시허용했던 비대면진료를 지난 6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시행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의료기관은 환자의 의무 기록을 보고 재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바로 진료'가 가능한 병원 중 무작위로 연결된 곳에서 초진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만성 편두통을 앓고 있는 기자가 '편두통이 3일 넘게 지속된다'라고 증상을 적고 진료 신청 버튼을 누르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두통 때문에 접수하신게 맞으신가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말씀해주시겠어요?" 의사는 익숙하다는 듯이 음성통화로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고 진료를 시작했다. 원래는 진료 전에 예외적 초진 허용 대상인 섬·벽지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