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5세 이전에 갑자기 생기는 1형 당뇨병(일명 소아 당뇨병)은 현재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T세포(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아 손상되면서 시작된다. 인체 면역계의 선봉장 격인 T세포는 베타세포를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고 공격한다. 본격적으로 증상이 나타난 1형 당뇨병 환자는, 혈중 포도당의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인슐린이 아주 조금 분비되거나 아예 분비되지 않는다. 현재 전 세계의 1형 당뇨병 환자는 약 2천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혈당 수치를 관리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면서도 이런 환자들은 고혈압, 뇌졸중, 녹내장,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에 시달린다. 이렇게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엄청난 희소식이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췌장 베타세포의 특정 유전자를 억제하면 T세포의 공격을 피할 수 있고, 인슐린 분비도 원활히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유전자가 제거된 베타세포는 탈분화(dedifferentiation)와 재분화(redifferentiation) 과정을 거쳐 T세포의 공격 대상에서 벗어났다. 유전자 제거가 T세포의 눈을 속이는 위장술이 되는
우리 몸의 세포가 제 기능을 하려면 쉬지 않고 단백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쓸모가 없어진 단백질에는 분자 '폐기 스티커'가 붙는다. 그러면 단백질 분해 효소 복합체인 프로테아좀(proteasome)이 딱지 붙은 단백질을 파괴해 재활용 사이클로 넘긴다. 프로테아좀의 이런 단백질 분해 메커니즘을 이용해 암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독일 과학자들이 개발했다. 쉽게 말하면 암세포의 성장에 꼭 필요한 단백질에 분자 '폐기 스티커'를 붙여, 프로테아좀이 파괴 목표로 오인하게 하는 것이다. 독일 본 대학 약물학 연구소의 미하엘 귀초브 교수팀은 관련 논문을 저널 '케미컬 사이언스(Chemical Science)에 발표했다. 26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여기에는 PROTACs(proteolysis targeting chimeras)라는 '분자 잡종(molecular hybrids)'이 쓰인다. 연구팀은 시험관에서 PROTACs를 테스트해 프로테아좀의 폐기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걸 확인했다. 우리 말로 '단백질 분해 표적 키메라' 정도로 옮겨지는 PROTACs는, 암세포의 표적 단백질에 달라붙는 분자 파트와 스티
효과가 전혀 없는 약을 효과가 있다면서 주면 환자에 따라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수가 있다. 이를 플래시보 효과(placebo effect.위약 효과)라고 한다. 비아그라, 시알리스 같은 널리 알려진 발기부전 치료제도 이러한 플래시보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의 알렉산데르 스트리드 임상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이 남성 총 1만2천5백명이 대상이 된 관련 총 63건의 발기부전 치료제 임상시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6일 보도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만성 질환 때문에 발생한 발기부전에는 강력한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 그러나 임상시험에서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 남성도 상당수가 발기 기능이 조금 내지는 어느 정도(small to moderate)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플래시보 효과는 특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고 있는 남성들에게서 강하게 나타났다. PTSD란 전쟁, 자동차 사고, 폭행, 강간, 테러, 지진, 홍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난치성 중추신경계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MS: multiple sclerosis) 치료 신약 오자니모드(ozanimod)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았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6일 보도했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산발적으로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평형, 운동, 시력, 언어, 감각, 성 기능, 배뇨-배변 장애, 인지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현재 완치 방법은 없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제약회사는 이 신약에 제포시아(Zeposia)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할 예정이다. 오자니모드는 매일 한 번 경구 투여하는 면역조절제로 임상시험에서 재발형 다발성 경화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이 신약은 다발성 경화증의 재발 빈도를 감소시키고 뇌 위축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자니모드는 뇌 신경세포의 보호막인 미엘린 수초(myelin sheath)를 공격하는 면역세포 림프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 림프구의 뇌 진입을 차단한다. 따라서 활성화된 림프구의 수가 줄어들면서 면역체계의 공격도 감소한다. 미엘린 수초는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신경섬유를 보호하기 위해 전선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등 성인병 위험이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0)가 권장하는 성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5g 이하다. 이는 대략 티스푼 한 개 분량에 해당한다. 그런데 과도한 소금 섭취가 우리 몸의 면역력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금(염화나트륨)이 세균을 퇴치하는 백혈구 기능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소금이 면역체계를 약하게 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처음이다. 독일 본 대학 연구진은 관련 논문을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25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면역계가 약해지는 건, 신장이 소금을 걸러내는 과정과 맞물려 있었다. 신장에는 염분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걸 활성화하는 센서가 있다. 이 센서가 글루코코티코이드(부신 피질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체내 축적을 유도하면, 과립 백혈구(granulocyte) 기능이 억제된다는 게 이번에 확인됐다. 과립 백혈구는 대식세포처럼 식작용을 하지만 주로 박테리아를 공격한다. 과립 백혈구가 제 기능을 못 하면 심한 염증을 초래한다. 연구팀이 리스테리아
포화지방은 불포화지방보다 녹는 온도가 대체로 높아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그렇다고 불포화지방이 모두 좋은 건 아니다. 과자, 도넛, 빵, 치킨 등 가공식품에 많이 든 트랜스 지방도 불포화지방이다. 그런데 트랜스 지방은 녹는 데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구조를 가져 높은 온도에서 녹는다. 이렇게 녹는 점이 높은 지방은 그만큼 잘 분해되지 않아 각종 심혈관계 질환과 신경 퇴행 질환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트랜스 지방 섭취 권장량은, 전체 음식물 열량의 1% 미만이다. 이 트랜스 지방이 미토콘드리아의 내부 신호 경로를 자극해 세포 예정사(programmed cell death)를 가속화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 발견은 장차 트랜스 지방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여러 질병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이 연구를 수행한 일본 도호쿠대(동북대) 과학자들은 관련 논문을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25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인체의 세포는 복구하기 어려울 만큼 DNA가 손상됐을 때 세포 예정사에 들어간다. 흔히 '세포 자멸사
저용량 아스피린이 어떤 형태의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심장만이 아니라 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일부 연구 결과들이 있다. 아스피린은 염증을 억제하기 때문에 뇌혈관에 작은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 치매 위험을 낮추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호주 모나쉬(Monash) 대학 보건대학원 생물신경정신의학·치매 실장 조앤 라이언 박사 연구팀이 노인 1만9천114명을 대상으로 평균 4.7년에 걸쳐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이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25일 보도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대부분 70세 이상이었고 처음엔 치매 증세나 심장병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저용량(100mg) 아스피린을, 다른 그룹엔 위약(placebo)을 매일 먹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임상시험 시작 때와 그 후 여러 차례 인지기능 테스트를 시행했다.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575명이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를 포함, 여러 형태의 치매 진단을 받았다. 5년 후 결과는 경도인지장애(MCI: mil
코를 골고 자면서 자주 호흡이 끊기는 수면무호흡증(sleep apnea)을 방치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캉(Caen) 대학 시세롱센터(Cyceron Center)의 가엘 세텔라 신경심리학 교수 연구팀이 치매 증세가 없는 노인 127명(평균 69세)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휴대용 수면 추적 장치를 착용하게 해 잠잘 때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이들 중 약 4분의 3이 수면무호흡증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뇌 신경영상 검사를 통해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뇌 신경세포의 변형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나타나는지와 치매와 관련된 뇌 부위들의 활동과 구조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를 지켜봤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노인은 치매 관련 뇌 부위들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증가하는 등 치매를 촉진할 수 있는 변화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결과는 코골이가 심한 노인은 치매 신호나 증세가 없더라도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
바이오잉크를 이용해 손상된 심장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바이오잉크는 3D 프린터에 넣으면 인공 장기를 만들 수 있는 잉크로 세포를 의도한 대로 배양하는 물질을 가리킨다. 포항공대(포스텍)는 서울성모병원, 홍콩시립대와 함께 구성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줄기세포 기능을 향상해 혈관을 재생하고 심근경색 부위를 개선하는 '바이오잉크 심장패치'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심장혈관이 막히거나 심장근육이 손상돼 심장이 괴사하는 경우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 줄기세포 임상사용이 확대됐지만 이식해도 곧 사멸한다는 것이 문제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에스엘바이젠에서 개발한 유전자 조작 줄기세포를 배합해 패치 형태 바이오잉크를 만들어 손상된 심장근육에 이식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를 '인 비보 프라이밍(in vivo priming, 체내에서 진행되는 기폭제)'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먼저 줄기세포 치료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 줄기세포에 간세포 성장 인자를 지속 생산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했다. 이 유전자 조작 줄기세포를 줄기세포와 혼합해 바이오잉크 패치를 심근경색이 진행된 심장근육에 이식했다.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