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 상태의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으면서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말기신부전이 생길 위험이 6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 한림대학교 내분비내과 강준구 교수, 숭실대학교 통계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세 이상 한국인 996만9천848명을 8년간(2009∼2017년) 추적 조사한 결과, 당뇨병 지속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당뇨학회(ADA) 공식 학술지 '당뇨병 케어'(Diabetes Care) 최근호에 발표됐다.
말기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져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그동안 이런 말기신부전에는 비만이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왔지만, 당뇨병 환자에서는 체중의 영향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체중이 오히려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을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당뇨병(2형)으로 진단받은 지 5년이 넘은 저체중 환자의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이 당뇨병이 없는 정상 체중보다 6.4배 높았다고 추산했다. 또 당뇨병 발병이 5년 미만인 저체중 환자는 이런 위험이 4.4배로 평가됐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저체중이 1년만 지속해도 정상 체중을 유지한 사람보다 말기신부전이 생길 위험이 2.1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서구보다 '마른 당뇨병'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의 특징을 고려한다면,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으로 정상체중을 유지해야만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권고했다.
김양현 교수는 "이번 대규모 추적 연구로 저체중이 당뇨병 환자의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새롭게 확인됐다"면서 "만약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서 저체중 상태라면 평소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신체 관리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