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 위험 '자궁경부무력증'…출산 포기 마세요

질식자궁경부복합술 실패 시 복식자궁경부복합술 시행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복식자궁경부봉합술로 쌍둥이 생존율 상승 확인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자궁 입구를 묶는 시술을 받고도 조산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산모들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 쪽에서 자궁 경부를 묶는 '질식자궁경부봉합술'에 실패한 산모에게 개복 후 자궁을 꺼내 경부를 묶는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하면 태아의 생존율을 90% 이상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근영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2007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이 병원에서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받은 165명(단태아 146사례·쌍태아 19사례)의 자궁경부무력증 임신부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이전에 질식자궁경부봉합술을 받았으나 조산의 아픔을 겪은 임신부다.

 연구 결과 질식자궁경부봉합술에 실패한 후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받았을 때 태아의 생존율은 22.8%에서 91.1%로 올라갔다. 쌍둥이 생존율은 15.4%에서 94.0%로 크게 상승했다.

 연구팀은 복식자궁경부봉합술에 성공만 하면 태아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봤다. 또 쌍둥이를 임신한 자궁경부무력증 여성에게도 이 수술법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질식자궁경부봉합술 실패 후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받은 자궁경부무력증 환자의 단태아와 쌍태아 생존율을 비교한 세계 최초의 연구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궁경부무력증은 말 그대로 자궁의 입구인 자궁 경부에 힘이 없어 태아가 자궁 밖으로 밀려 나오는 것을 칭한다. 임신 16주 차에서 23주 차에 많이 발생하며, 뚜렷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진단되면 조산을 방지하고자 약물치료를 하거나 질 쪽으로 접근해 자궁경부를 묶는 질식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한다. 자궁경부무력증이 발생하는 임신 16주∼23주 차에 조산할 경우 태아가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질식자궁경부봉합술을 받고도 조산을 경험한 임신부에게는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복식자궁경부복합술은 임신부의 배를 절개하고 태아가 들어있는 자궁을 꺼낸 뒤 자궁 경부를 묶는 수술이다. 출혈 위험이 크고 수술 시 자칫하면 태아를 감싸고 있는 양막이 터질 가능성이 있어 초고난도 수술로 꼽힌다.

 현재 미국 산부인과 임상지침에서는 한명의 태아를 임신했을 때만 권유하고, 쌍둥이 임신 시에는 별다른 지침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받은 임신부가 쌍둥이를 무사히 출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련 지침이 만들어질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쌍둥이의 임신·출산에서 질식자궁경부봉합술에 실패한 자궁경부무력증 임신부에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산부인과 임상지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속한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자궁경부봉합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한 단일기관이다. 500사례 이상의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포함해 4천사례 이상의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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